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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리뷰) 포핸즈 결말 보고 앞부분 다시 본 후 쓰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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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0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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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호글이니까 동의하지 않아도 좋지만 비난하진 말아줘.... 이 드라마 부족한 부분은 나도 다 알고 있음. 그냥 결말까지 보고 다시 앞부분을 보면서 내가 새롭게 읽힌 걸 써보는 거임

 

중간에 비오 대사들에 너무 화가 나서 탈주했다가 결말이 난 걸 보면서 어? 하고 다시 와서 쭉 봤는데 강비오에 대해 내가 정신병+열등감만 생각하고 놓친 게 있었더라고

 

얘는 기본이 자기혐오가 심했던 거임

 

사생아란 설정은 그냥 얘의 존재 부정과 자기혐오를 위해 중요했던 거 같아

 

엄마도 나 때문에 인생을 망쳤고, 나 때문에 매일 울고 내가 피아노로 1등해야만 좋아하는데 그게 안되려고 할 때 크게 흔들렸던 것도 그래서.

 

정요를 처음 만나서 음악을 즐기는 법을 알게 되고 자유롭게 살아야지 했지만 자유로워질 수 없었던 거고 어릴 때는, 그러다 정요가 그렇게 되고...

 

27살이 되어서 더 감정 표현도 메마르고 이상해진 건 진실을 알게 된 후 자기 혐오에 질식해서 주위를 아예 돌아보지 못한 거 같음

 

얘는 처음부터 자수하려 했지만 나 때문에 인생을 망친 엄마가 나 때문에(라고 인식했겠지) 죽는다니 그러지 못했는데

 

자살해야지 는 그 드러누워서 나 자살할거야! 이런 쇼가 아니라 진심이었던 거 같아 그래서 정요한테 "내가 죽어주면 끝나냐?" 이거 사실 진짜 죽어주고 싶었던 거 같음 (나 이 대사 처음 보고 화나서 드라마 첫번째로 탈주함) 

 

그래서 좀 강비오 감정선을 섬세하게 연출하는 게 중요했고 그래서 이 드라마가 그렇게 구구절절하게 강비오 배경, 감정에 신경을 썼지만 27살 이후에는 좀 디테일이 부족했던거 같음. 정요 손에 신경쓰는 거, 미안해하는거 이런 묘사가 좀더 들어갔어야 했는데.... 휴 아쉬운건 이야기 많이 했으니 지나갈게

 

하지만 진짜 죽어주는 것도 정요가 원하는 게 아니라서 원하는 대로 해주자 했는데... 그럼에도 마음 한켠에 억울함이 있었겠지 싶음 일단 자기가 한 게 아니니까. 본인은 정요가 살아있길 바랬으니까. 그리고 해묵은 열등감도 있었을 것이고, 본인이 해도 잘 안된다는 좌절도 있었을 것이고... 하 그래도 자기 손 망가뜨리려고 그러는 거냐고 화내는건 좀 안넣었음 참 좋았겠다 싶은데 이것도....(이때 한번 또 탈주할까 생각함)

 

자수를 할지언정 피아노를 안친다까진 처음에는 생각 안했던거 같은데 사실, (그러니까 손 어쩌고 대사도 있었겠지? 근데 이 대사는 진심 미스라고 생각해서 모르겠어. 처음부터 자멸할 생각이었다가 맞아 보여) 오히려 네메시스를 치면서 정요를 이해하게 되면서(이 묘사도 부족했음...) 자수도 피아노를 그만두는 것도 결심한 거 같음. 그리고 정요도 마음이 변해서 네메시스를 완성한 후에는 비오에게 복수하려는 마음이 좀 사라졌던거 같아 그걸 보고 더 결심한 거 같음 그리고 본인이 자수하지 않으면 엄마가 정요에게 무슨 짓을 또 하리란 불안도 있었겠지(이건 이미 정황이 나왔고, 엄마에게 정요 다신 건들지 말라고도 했고)

 

얘는 오랫동안 시달린 자기 혐오가 27살에 극대화되서 정말로 사회적 자살을 선택한 거임 진짜로 죽는거로는 아무 해결이 안되기 때문에. 하지만 자기가 음악의 세계에서 자살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니까. 그래서 정요에게 이제 나에 대한 복수에 집착하지 말고 자유롭게 살아라도 진심이고 이것이 2인자의 설움이다도 진심임. 내가 못난 2인자라 나 때문에 이 모든 일이 벌어졌으니 난 피아노를 쳐선 안된다. 란 생각에 매몰되어서 다른 이야기가 나올 수가 없는 거야(기본적으로 콩쿠르 기권한다, 피아노 짝사랑 그만둔다에서 하나도 크지 않았음)

 

원래 자낮과 자기본위는 같이 가기 때문에 얘는 주위를 볼 줄 모르고 남의 감정을 헤아릴줄 모르는 사람이라서 정요를 위해 자기가 사라져야 한다 까지는 생각해도 정요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하나도 모름.... 그래서 대사가 다... 그렇게 됐다...

 

그럼 정요가 낙원상가에서 피아노를 다시 치면서 해 주는 "넌 나에게 빛이었고 희망이었어." 로 나오는 모든 대화들이 비오에게 어떤 의미였냐가 더 커짐

 

비오가 살면서 처음으로 듣는 자기 존재 증명인거야  

 

이걸 나중에 정요가 어떤 마음으로 무얼 희생하며 해준 말인지를 알게 되니까 그때는 이제 망설일 게 하나도 없게 된 거

 

그니까 정요에게 비오는 빛이고 희망이었는데(난 이거 묘사는 잘했다고 봐. 그래서 1~6화까지가 예쁘게 나왔고 5화 자각씬이 감동적이었던 거) 비오에게 정요는 자기 존재를 긍정해 주는+자유를 주는 유일한 존재였던 거임. 결국 둘이 서로에게 준 게 완전히 다른 것 같으면서도 같은 거였던 거지.

 

비오는 자기가 없어져야 정요가 자유로워진다고 생각했고, 정요는 비오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일어나서 자기 음악을 하는 게 진짜 자유라고 생각했던 거고. 그래서 정요가 비오를 절망에서 꺼내주고, 비오가 마지막에는 자기 의지로 다시 정요를 찾아가는 데까지 가는 거고. 이렇게 쌍방으로 이야기는 짠 거 같음

 

후반부에서 이 감정선을 조금만 더 섬세하게 보여줬으면 내가 중간에 그렇게 빡치고 탈주할 일도 없었을 텐데 ㅋㅋㅋㅋ 아쉬운 건 아쉬운 거고, 그래도 결말까지 보고 다시 앞부분을 보니까 이 드라마가 하려고 했던 이야기 자체는 마음에 들더라고....

 

처음에는 그냥 비오가 왜 저러는지 이해가 안 됐는데, 이제 와서 보니까 얘는 계속 자기 존재를 지우려고 했고 정요는 계속 그걸 살려내려고 했던 거더라.

 

결국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빛과 희망이 되어주고, 그 사람이 다시 돌아와서 그 존재를 살려주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그래서 이제는 부족했던 대본이나 연출보다 걍 하려던 이야기만 곱씹게 됨. 하…… 이걸 이렇게 만들었어야지 싶어서 아쉬우면서도, 그래도 나는 이 이야기가 좋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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