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쿨 이후 정요를 찾으러 다닐 때는
이미 엄마에 대한 의심이 한켠에 자리 잡고 있었으니까
그때도 사실 깊은 곳에 있던 본심은 결국
그 애가 어떤 앤데였던 것 같은데
죄책감이 너무 커서 자기 마음을 제대로 자각하지 못했던 것 같음
그런데 27살에는 결국 엄마가 범인이 맞았고
정요는 이제 피아노도 칠 수 없다는 걸 알게 되면서
그 죄책감에 거의 짓눌려서
질식하기 직전까지 가버렸는데
정요가 그걸 알아채고
비오가 더 이상 그 죄책감에 짓눌려 있지 않도록
자기희생으로 엄청난 사랑을 보여주고 떠나버리니까
정요가 없는 그 시간 동안 비오가 처음으로
그동안 죄책감에 파묻어두고 외면했던
그 애가 어떤 앤데라는 마음을 제대로 마주하고
결국 그 답을 스스로 찾아낸 것 같음
그래서 연서와 다름없는 네메시스를 연주하고
마침내 정요가 있는 곳을 찾아냈을 때
정요를 찾으러 가는 길에 비오가 보여준 표정이
진짜 너무 사랑에 빠진 사람 같았음
그리고 마지막에 정요를 보고 웃어줄 때는
늘 조금 불안해 보이고 어딘가 아이 같은 면이 있던 비오가
그 어느 때보다 중심을 단단하게 잡은
성숙한 어른처럼 보여서 더 좋았음
예전처럼 죄책감에 짓눌려 정요를 찾는 게 아니라
이제는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누구를 사랑하는지 알고
그 선택에 자기 발로 걸어가는 사람처럼 보였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