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같은거나 최초 이 작품 구상을 보면
작가는 처음부터 엘리트 예술가의 열등감, 인정욕구, 내적 고뇌 같은 문제에 큰 흥미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음
그래서 비오의 무의식 어두운 그림자를 확대시켜서 전면에 보여준 캐릭터가 비오엄마고 작가가 당연히 술술 잘 쓸수 밖에 없지 작가가 처음부터 쓰고싶었던건데
애초부터 비오의 예술가로서의 결핍과 성장을 작품의 메인 테마로 정해놓고 그의 친구 정요에게는 비오의 그 내적 갈등을 세게 만들기 위해 점점 더 큰 비극을 얹었음
사실 내적갈등이라는 문제를 다루기가 그래서 어려움
대중드라마에서 내적인 갈등을 눈에 보이는 드라마틱한 갈등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건 아무리 이름있는 작가들도 어려움
그러니까 제일 쉬운 방법이 정요라는 캐릭터를 이용해서 비오의 내적 갈등을 외적 갈등으로 치환 해준거야 결국 정요라는 캐릭터 자체가 주인공의 성장을 위한 하나의 플롯화가 됨
그러다 보니 설정의 무게는 정요가 훨씬 커졌는데도, 작가의 관심과 감정적 시선은 당연히 계속 비오에게만 남아 있게 된거지
비오의 예술적 고통은 갈수록 아주 세밀하게 의미화되고 해석되지만 정요가 겪은 납치와 신체 훼손, 기억상실 같은 훨씬 구체적인 고통은 거의 게임속 배경처럼 다뤄짐
아이러니한 건 정요 역시 피아노를 누구보다 사랑했고 손을 다쳐서 그것을 영영 잃었다는 점이고
솔직히 이 상실을 제대로 파고들기 시작하면 이 드라마 세계관 안의 예술가로서의 비극조차 정요가 훨씬 더 압도적인 인물이 됨
그런데 그 순간 작품이 애초에 작가가 중심에 두고 싶었던 비오의 예술에 대한 사랑과 열등감 내적고뇌는 상대적으로 작아 보일 수밖에 없고 그래서 서사는 정요의 상실을 이해하고 따라가기보다 정요의 분노와 공격성만 전면에 내세워 위협적인 인물처럼 처리한걸로 보임
정요가 왜 저렇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면 시청자는 정요를 악역으로 보기 어려워지고 오히려 가장 깊이 연민하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결국 정요의 내면을 들여다보지 않는 것이 비오를 계속 감정적 중심에 남겨두는 제일 쉬운 방법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