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업영화 속 여성 경영자는 참 일관적이다. 커리어를 고민하는 시간보다 남자 때문에 눈물 흘리고, 남자에게 위로받는 시간이 더 길다. 성공한 여성이라는 이유로 남성에게 '당연하게' 버려지고, '당연하게' 배신당한다. 그리고 '당연하게' 여성과 거리를 둔다. 2026년 한국 리메이크로 돌아온 '인턴'은 기존 상업영화가 반복해 온 좁고 납작한 남성 중심 여성 서사를 그대로 답습한다. 11년 전 할리우드 원작보다 더 늙고, 더욱 낡은 방식이다.
'인턴'은 여성 주인공을 내세우고 여성복을 다루는 형식으로 2030 여성 관객을 노린 영화다. 추석 연휴를 겨냥해 개봉하면서 '가족 영화'라는 홍보 문구를 내걸기도 했지만, 영화 구성 자체는 여성 타깃 영화임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여성 주인공을 여성 집단에서 고립시킬 것이 아니라, 마음 편히 기댈 수 있는 여성들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릴 수는 없었을까? 원작 구조를 뜯어고칠 것이라면, 여성 주인공이 여성 동료에게 위안받고 스스로가 본받을 만한 여성 선배가 되는 모습을 통해 여성 관객의 상상력을 키우는 영화를 만들 수는 없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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