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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스캔들 나나 보그 화보 인터뷰 <스캔들>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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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2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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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존재하는 색은 몇 가지일까? 인간의 눈은 수백만의 색을 구별하는데, 그중 이름이 붙은 건 얼마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색은 어떤 관용적 표현이나 이름 없이, 무엇과 무엇 사이 어딘가에 머문다. 한 사람의 내면도 그렇다. 헤아릴 수도, 규정할 수도 없는 감정과 서사로 채워진 무수히 많은 얼굴이 감춰져 있다. 나나 역시 아직 꺼내지 않은 것이 많다.


9월 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이 공개된다. 조선을 배경으로 사랑과 유혹의 내기를 그리는 시리즈에서 나나는 희연을 연기한다. 사극은 처음이다. “사극이라는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닿지 않았어요. 도시적이고 강한 캐릭터의 작품 제안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스캔들〉 대본을 받았을 때 무척 반갑고 감사했죠. 대본을 읽는 순간 알았어요. 희연과 제가 닮은 구석이 있다는 걸요.” 극 중에서 희연은 남편을 잃고 정절을 지키며 살아가던 중 사랑에 빠지는 인물이다. 이러한 희연은 내성적이고 겁 많던 어린 시절이 떠오르게 했다. 짐짓 정숙하고 어진 여성으로 짐작하기 쉽지만, 그의 해석은 더 깊은 곳을 향했다. “아이 같은 인물이에요. 정해진 운명과 환경에 얽매여 바깥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왔죠. 아이들을 보면 호기심도, 궁금한 것도 많은데 두려움도 크잖아요. 그 복합된 감정을 늘 느끼면서도, 끝내 궁금한 걸 알아야만 하는 갈망을 따르죠. 세상도 사람도 모두 처음이라, 순수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다고 느꼈어요.” 이제는 ‘처음’이라는 단어가 낯설 만큼 많은 시간과 경험이 나나에게 쌓인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에 나나는 희연을 연기하며 부모님의 그늘에 숨어 세상과 소통하던 유년의 자신을 떠올렸다. 극 중에서 희연을 세상과 연결하는 존재는 여종 은실이다. 어릴 적 엄마를 따르듯 은실을 따르며 연기했다.


시리즈는 1782년 피에르 쇼데를로 드 라클로(Pierre Choderlos de Laclos)가 쓴 소설 〈위험한 관계〉를 밑그림으로 삼는다. 세기를 잇는 유명한 작품이지만, 나나는 원작을 읽는 대신 대본 속 희연을 이해하는 데 집중했다. 캐릭터를 향한 자신의 상상력이나 감정이 희석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영화 〈자백〉이나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 때도 그랬다. 배우로서 해석과 창작을 오롯이 끝마친 뒤에야, 관객의 자리로 옮겨 앉아 원작과 작품을 비교하는 재미를 찾기도 한다.


〈스캔들〉은 조씨 부인과 조원, 희연 세 캐릭터의 미묘한 감정이 서사를 이끌어간다. 그만큼 손예진, 지창욱, 나나 세 배우의 호흡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나나는 감정과 몸짓을 치밀하게 계산하기보다 자신을 비우는 데 집중했다. 두 선배 배우와 합을 주고받으며 느끼는 대로 표현하고자 했다. “생각지 못한 감정이 올라오고, 거기에 새로운 감정이 덧입혀졌어요. 그 안에서 제가 의도하지 못한 것들이 더 충만하게 채워지기도 했고요.” 끝없이 상상하되 하나의 방식으로 단정 짓지 않으려는 노력이다. 고립된 처지의 희연을 연기하느라 고독이 밀려올 때도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정지우 감독이 큰 힘이 되었다. 그간 감독은 영화 〈해피 엔드〉 〈은교〉 〈유열의 음악앨범〉 등 미묘한 감정선을 파고드는 작품을 선보여왔다. “감독님은 온화하면서 섬세한 분이에요. 촬영장에서 정말 많이 의지했죠.” 그런 그와 세 배우가 완성해갈 〈스캔들〉이 기대되는 이유다.


나나의 새로움엔 끝이 없다. 작품을 고를 때도 마찬가지다. 이전 작품과 겹치는 부분이 있더라도 새롭게 해석할 여지가 있다면, 내면의 무언가를 더 풍부하게 보여줄 수 있다면 겁 없이 도전한다. 연기와 음악 활동을 병행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지난해 나나의 첫 솔로 앨범 <Seventh Heaven 16>은 파격적인 비주얼과 강렬한 연출의 타이틀곡 ‘GOD’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선택은 때때로 즉흥적이기도 하다. “그때그때 떠오르는 아이디어는 본래 갖고 있던 욕심이 튀어나온 거라 여겨요. 여건이 된다면 실천하려고 하죠. 거대한 플랜을 세우고 멀리 보기보다 현재에 집중하는 게 좋아요. 전 현실적인 사람이거든요. 또 제 감을 믿죠. ‘나는 이걸 하고 싶고, 잘할 수 있을 거야’라는 믿음이 늘 있어요.” 소심한 아이였다는 앞선 고백과는 다른 태도다. 무엇이 그를 180도 바꿔놓았을까. 계기를 물었으나 대답은 의외였다. “꼬집어 말할 만한 순간은 없어요. 대신 저는 차근차근 올라온 사람이잖아요. 걸 그룹 애프터스쿨로 시작해 아주 상반된 결의 오렌지캬라멜을 거쳤죠. 해외에서 모델로 활동하고, 이전까지 상상하지 못한 연기에 뛰어들며 많은 경험을 했어요. 하나하나 부딪히며 확신이 쌓였죠. 기대에 못 미친 순간도 있었지만 전 그걸 실패라 부르지 않아요. 오히려 잘한 부분을 스스로 높이 평가하죠. ‘최선을 다했으니 충분하다, 더 잘할 수 있다’ 이렇게요.” 깊은 좌절을 경험한 시기도 있었다. 다만 그 시기를 이겨내는 유일한 방법이자 힘은 자신에게 있다는 걸 그때 알았다. “상황이 어려울 때면 나쁜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지만, 아주 작더라도 그 순간을 타개하려는 1%, 실낱같은 희망에 최대한 힘을 실어주는 것”이야말로 나나가 말하는 작은 비법이다. 또 지나고 나면 괴로운 순간도 나쁘지만은 않다. “지나고 보니 무료한 삶보다는 좋든 싫든 많은 감정을 느끼며 사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나쁜 경험조차도 실패로 규정하지만 않으면 돼요.” 나나가 삶을 낙관하는 이유다.


나나에겐 아직 보여주지 않은 얼굴이 숱하다. “하나의 단어로 단정하기 어려운 게 사람이잖아요. 얼마나 다채로워요. 제 안에도 다양한 얼굴, 캐릭터가 있어요. 어떤 문을 먼저 열지는 모르지만 훨씬 많은 모습을 꺼내 보여드리고 싶어요. 시간이 허락한다면 음악 작업도 더 깊이 하고 싶고요. 대충 하는 건 싫어요.” 새로운 작업과 캐릭터가 ‘스스로 몰랐던 얼굴을 마주하는 일일 수도 있느냐’고 되묻자, 나나는 고개를 저었다. “몰랐던 건 아니에요. 무언가를 모를 때는 겁이 나곤 해요. 모두 제 안에 있던 것들이고, 제가 부딪혀 체득한 거니까.” 이미 알고 있는, 다만 아직 꺼내지 않았을 뿐인 것들이었다. 형언하기 어려우나 이름이 붙기를 고대하는 색처럼, 앞으로 나나에겐 또 얼마나 많은 캐릭터와 이름이 붙을까. VK


https://www.vogue.co.kr/2026/08/27/세-가지-색-나나/?utm_source=naver&utm_medium=partner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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