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장면에는 아주 낯선 하지원의 얼굴이 등장한다. 하지원에게 이런 얼굴이 있나 싶어 놀랍기도 하지만 썩 어울리는 얼굴은 아니다. 대중이 하지원에게 바라는 변신에서 두세 발짝은 더 나아간 듯한 모습은 어쩐지 마음이 아프다.
이어 등장하는 류승룡의 과거 장면. 20대의 모습을 한 류승룡의 모습은 영화적 설정으로 참아줄 만하지만, 영화 전체의 톤이 굉장히 촌스럽다. 영화 속 배경이 뚜렷하게 언제인지 나오지는 않지만, 보고 있으면 70년대나 80년대 시대극을 보는 듯하다. 영화 속 세계뿐 아니라 연출과 스타일 자체가 올드하다.
김해숙, 김선영, 김영민, 유재명 등 좋은 배우들이 많이 등장하지만, 감독의 의도인지 이들의 대사는 분명히 들리지 않는다. 서로의 오디오가 겹쳐 그 누구의 말도 제대로 들리지 않고 그저 요란하기만 한 가족으로 보여지는데, 끝내 가족애라는 걸 그려내기는 한다.
주먹을 꽉 쥐게 만드는 오그라드는 대사, '아, 제발 그것만은 하지 말지'를 외치게 만드는 장면, 등장인물들의 지나치게 현란한 의상을 보고 있으면 마치 냄새나는 뒷골목 어딘가에 쭈그리고 앉아 이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영화의 제목인 '비광'을 살리기 위해 억지로 만들어 낸, 비 오는 날 우산을 쓰고 걸어가는 주인공의 뒷모습은 지루하기까지 하다.
그와중에 김시아의 연기는 좋다. 큰 트라우마와 상처를 가진 인물을 연기해 낸 김시아가 대견하게 느껴질 정도.
영화의 개연성을 찾고자 한다면 끝까지 관람하기 힘들 것이다.
https://v.daum.net/v/202608241645271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