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봉길 의사가 순국했을 때 그는 겨우 스무네 살이었다.
고향집엔 아내와 어린 자녀 넷이 남아있었다.
그와 비슷한 나이가 되어 다시 찾아갔던 그곳에서
찬찬히 설명글을 읽다 그 사실을 알고 나는 한동안 말을 잃었다.
어쩌면 다시 못 볼 얼굴을 두고 떠나는 발걸음은 얼마나 떨어지지 않았을까, 얼마나 돌아보고 싶었을까.
어쩌면 다시는 못 볼 얼굴을 보내는 그 순간을 그의 아내는 얼마나 붙잡고 싶었을까, 얼마나 다시 보고 싶었을까.
지금의 우리는 알고 있다.
이 나라가 결국은 광복을 맞이했다는 것을.
하지만 아직 미래를 몰랐던 1932년의 사람들은
대체 무엇의 힘으로 그 암흑의 시간을 견뎠을까.
그건 어쩌면 소중한 이에게 찬란한 독립을 가져다 주고 싶은 마음, 이를 위해 기꺼이 내 목숨을 바치겠다는 마음이었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기쁨이고 사랑이다.
하지만 어둠 속에서 어떤 사랑은 뒤엉켜 버리고야 만다.
그래서, 그 사랑이 무사히 가닿게 하고 싶다.
그리하여 이 이야기는 어떤 사랑에 대한 기록이고 남기지 못한 유서(遺書)이자 뒤늦게 도착한 연서(戀書)이며 밤새 써 내려간 답신이다.
잘써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