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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최애의사원 드라마 <최애의 사원> 김혜준 & 강훈 & 차우민(얼루어 화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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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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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최애’는 있다. 강훈, 김혜준, 차우민이 만드는 최애를 둘러싼 새로운 로맨스 <최애의 사원>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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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훈

<최애의 사원>은 강훈에게 여러모로 ‘처음’인 작품이죠. 첫 로맨틱 코미디이자, 첫 주연입니다. 

정말 떨리는 마음으로 첫 방송을 기다리고 있어요. 로맨틱 코미디는 늘 마음속에 품고 있던 장르거든요. 그러던 와중에 <최애의 사원> 대본을 만났는데, 1부부터 4부까지 제가 원하는 클리셰가 잔뜩 들어 있는 거예요. 작품도 재미있지만 ‘강하기’라는 캐릭터를 정말 잘 표현하고 싶다는 열망이 컸어요. 

 

‘강하기’는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로코 남주예요. 익숙한 캐릭터를 지금의 방식으로 만들기 위해 어떤 고민을 했나요? 

제가 봐오던 로코 장르에도 대표나 실장님이 자주 나왔죠.(웃음) 그때의 캐릭터는 좀 딱딱하고 무심한 느낌이었다면, 하기는 일 처리가 확실하면서도 성과를 낸 직원에 대해서는 축하를 건넬 줄 아는 인물이에요. 그렇다고 너무 시크하지도 않고요.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패션 회사 대표의 스타일을 좀 찾아봤는데, 같은 패션 카테고리에서도 패션 브랜드의 대표와 패션 플랫폼 대표는 또 좀 다르더라고요. 첫 로코라서 제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은 한번 해보고 싶다고 했고, 스타일링부터 차별점을 두려고 스타일리스트 분들과 의견을 많이 나눴어요. 

 

칼 같고 차가운 대표님의 로맨스는 어떻게 다를까요? 

직장에서는 선을 명확히 긋던 인물이 혜준이가 연기하는 ‘다름’을 만나면서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작가님께 어떤 지점에서 다름에게 빠져드는지 미리 여쭤봤죠. 의도를 알아야 저 나름의 전략을 세울 수 있으니까요. 이번에는 천천히, 완전히 작전을 짜서 연기에 임했어요. 

 

‘작전을 짰다’는 표현이 재미있네요. 로맨스뿐 아니라 코미디 역시 큰 미션이었죠? 

아직 공개되지 않은 작품인데, 제가 개그맨 캐릭터를 연기한 드라마가 있어요.(웃음) 거기서 어떻게 하면 웃길 수 있는지를 배웠어요. 그 작품을 하고, <최애의 사원>을 찍다 보니까 오히려 과하게 하지 않게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코미디는 과하게 하면 재미없거든요. 딱딱하고 빈틈없는 사람이 탁 풀렸을 때의 재미 같은 부분을 많이 생각했어요. 그래서 감독님께 “한번 해볼게요. 보시고 결정해주세요”라는 요청을 유독 자주 했어요. 

 

코미디는 힘을 빼는 게 가장 어렵잖아요.

진짜 어려워요. 웃겨야 하는데 우스워질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건 아니다’ 싶은 건 빨리 포기했어요. 

 

코미디에 그렇게 욕심을 낸 이유가 있어요? 

저는 재밌다는 칭찬을 들으면 그날 잠을 푹 자요. “너 진짜 엄청 웃기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깔깔거리고 헤어져 침대에 누웠을 때 너무 행복해요.(웃음) 웃겨야 하는데 못 웃기면 잠을 못 자고요. 연기력 칭찬보다 그런 칭찬이 저를 더 행복하게 하는 것 같아요! 

 

의외네요. 겉으로는 꽤 조용해 보이거든요. 

나서지는 않아요. 뒤에서 ‘스근히’ 웃기는 사람이죠. 남이 웃긴다고 들었을 때는 속으로 ‘쟤보다 내가 더 웃기는데?’ 하고요.

 

예능에서의 활약이 이제야 이해되네요. 

예능은, 아, 정말 어려워요. 저는 제가 정말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뜻을 못 펼치고 있는 것 같아서.(웃음) 진짜 치열하게 열심히 올라왔는데 말실수 하나로 무너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항상 하니까 조심하게 돼요.

 

‘열심히 올라왔다’는 말은 지난 12년의 시간이 증명하죠. 배우 강훈을 알린 웹드라마<오피스워치> 이전에는 소속사도 없이 직접 프로필을 돌렸다고요? 

그때는 회사가 없었어요. 작품을 너무 하고 싶은데, 프로필을 돌려도 연락이 안 오니까 되게 간절했죠. 아침에 일어나면 영화 카페 ‘필름메이커스’와 같은 곳에 다 들어가서 새로 올라온 공고가 있으면 뛰어가서 내고 그랬는데, 아무 데서도 연락이 안 왔어요. 졸업하고 나니까 막막했고요.

 

어떻게 기회를 만들어갔나요? 

어느 날 한 작품의 오디션 공고가 올라온 회사가 웹드라마도 하는 곳이었어요. 프로필을 내러 가서 “정말 죄송하지만 저는 웹드라마 팀에 프로필을 드리고 싶다. 혹시 전달해줄 수 있느냐”고 했어요. 그걸 좋게 봐주셔서 바로 웹드라마 오디션을 봤고 친구 역할로 들어간 게 시작이에요. 그때부터 쭈르륵 이어졌죠. 친구 역할을 하고, 거기서 좋게 봐주셔서 다른 작품을 하고, 그걸 보고 <오피스워치>에서 연락 오고, <오피스워치>를 보고 <이런 꽃 같은 엔딩>에서 연락 오고. 되게 간절한 마음이 지금까지 연결된 거죠.

 

그 시간을 돌아볼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어요? 

첫 프로필을 냈을 때요. 제가 낯가림이 심하고 창피하니까 2시간 동안 상암동 거리를 계속 돌면서 고민만 했어요. 사무실 문을 열고 그냥 놓고 가면 되는 건데 그게 너무 어려웠어요. 이분들이 일하는 데 내가 방해하는 건 아닐까, 그게 또 안 좋은 이미지가 될까 봐 망설였어요. 

 

12년의 시간을 버틴 원동력은 어디서 왔나요?

모든 동력과 힘은 지금까지 믿어주신 부모님 덕분이에요. 부모님께 서른 살까지만 믿어달라, 월세만 지원해달라고 했어요. 서른부터는 알아서 해보겠다고 했는데, 딱 그 나이에 약속을 지켰어요. 부모님도 굉장히 자랑스러워하세요. 항상 인터넷으로 검색하시고, 아버지께서는 “이건 네 역사에 남을 작품이다. 최선을 다하라”며 항상 연기 영상을 보내주시고요. 요즘 사극을 찍고 있다니까 <태조 왕건> 영상을 보내주시면서 “이 발성을 따라 해라.”(웃음) 귀찮을 때도 있는데 동시에 또 너무 감사하죠. 

 

이제는 <최애의 사원>에서 처음으로 극을 이끄는 주인공이 됐어요. 

이전 작품들은 제가 따라가는 역할이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주인공을 하면서 ‘내가 이끌어갈 부분을 확실히 할 수 있는지’ ‘내가 주인공으로서 극을 이끌어갈 사람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한 작품이에요.

 

주연의 부담이 컸나요?

연기 자체에 대한 부담보다는 깊은 고민이 많았습니다. 저는 현장에서 자신감이 없으면 다 보인다고 생각해요. 내가 부담을 가지고 가면 그 부담도 화면에 나온다고 생각해서 계속 ‘없애자, 없애자’ 하면서 촬영했어요. 그런데 결국 주인공은 부담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촬영이 끝난 지금은 잘될지 안 될지에 대한 부담은 있거든요.

 

이번 작품의 홍보에 열정적으로 임하는 이유가 있었군요! 

정말 열심히 하고 있어요. 제작사와 소속사에 어디든 다 나가겠다고 했어요. 너무 소중한 작품이거든요. 처음 대중에게 보여드리는 주인공 작품이잖아요. 오랫동안 주인공이라는 걸 꿈꿔왔고. 그래서 감회가 새롭기도 하고, 홍보를 함으로써 한 명의 시청자라도 늘 수 있다면 되게 감사할 것 같아요.

 

주연으로 함께한 이 작품이 대중에게 어떻게 닿기를 바라나요?

‘강하기’를 연기하는 내내 사랑이라는 감정이 사실 피한다고 피해지는 게 아니라서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피하기보다는 한번 맞닥뜨려 봐라’라는 생각을 하면서 표현하려고 한 것 같아요. 마음속에서는 계속 ‘아니야, 아니야’라고 할지라도 계속 보이고 신경 쓰이는 거거든요. 한 번은 내 마음을 표현해야 하고, 차이더라도 후회는 없으니까.

 

요즘 촬영이 없을 때는 어떻게 휴식을 취해요?

웬만하면 집에 있거나 주변을 산책하거나. 그런데 쉬는 날에는 해외여행을 다녀요. 저는 비행기를 타고 어디를 갔다 오면 좀 좋은 일이 생기더라고요. 모르겠어요, 사주적으로 그런 게 있나 봐요.(웃음) 회사에서도 제가 여행 간다고 하면 갔다 오라고 해요. 좋은 일이 생기니까. 지금까지 그랬어요.

 

<최애의 사원> 촬영이 끝난 뒤에도 다녀왔어요?

일본 교토에서 좀 쉬다 왔어요.

 

이번에도 좋은 일이 생기겠네요.

그럼요. 벌써 오늘 <얼루어> 화보를 찍고 있잖아요.

 

차우민

로맨틱 코미디 속 차우민은 처음입니다. 어떤 점에 마음이 움직였나요?

이제껏 제가 했던 작품이랑 결이 완전히 달라 흥미로웠어요. 안 해본 장르이니 도전 욕구가 끓었고, 코미디 요소가 적절히 섞여 있어서 더 해보고 싶었어요. 

 

누군가를 12년 동안 좋아하고, ‘최애’를 위해 꿈을 찾고 그가 일하는 회사에 입사하는데, 그 ‘최애’가 우민 씨죠.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나요?

누군가를 그렇게 좋아하는 마음이 10년 이상 가능한 일인가 싶기는 해요. 근데 주변을 돌아보면 꽤 많더라고요. ‘어떻게 이럴 수 있지?’였는데 실제로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에 어깨가 더 무거워졌어요. ‘남다름’이 12년간 좋아한 ‘이찬’은 도대체 어떤 모습일까? 도대체 왜 좋아했을까? 계속 고민했어요.  

 

‘이찬’은 그동안 차우민을 각인시킨 인물들과는 에너지부터 달라요. <약한영웅> <밤이 되었습니다> <스터디그룹> 속 인물들보다 훨씬 밝고 밖으로 에너지를 쏟는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정말 쉽지 않았어요. 밝은 캐릭터가 늘 어렵거든요. <멜로무비>의 정후 때 더 크게 느꼈어요. 제 본모습이 가미되어 있지만 더 뛰어놀아야 하니까요. 연기를 한 번 하고 나면 진이 쫙 빠지고 ‘이렇게까지 해도 괜찮을까?’ 싶을 때도 많았어요. 한창 이런 고민을 할 무렵, 연기하는 또래 친구들과 이야기하다 ‘억텐도 내 텐션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맞는 말인 거예요. 그래서 그다음부터는 일부러 ‘억텐’도 부려보고 노력도 많이 했어요. 그렇다고 마냥 밝은 사람은 아니에요.

 

어떤 아픔과 밝음이 공존하는 인물인가요?

어린 시절 나름의 그늘이 있어요. 그런데 그걸 극복한 게 아니라 감추기 위해 애쓰는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왜 자신의 결핍과 어둠을 숨기기 위해 밖으로 에너지를 쏟고 더 크게 웃는 사람이 있잖아요. 개인적으로는 그 지점이 찬이의 매력이라고 느꼈어요. 결국 모든 사랑스러운 캐릭터는 결핍에서 탄생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사랑한 모든 캐릭터가 그랬고요. 

 

그 간극을 표현하기 위해 고민한 장치가 있나요?

드라마 내에서도 찬이가 혼자 집에 있을 때는 무표정으로 아무것도 안 해요. 에너지가 없고 무기력하고요. 가장 크게 활용한 장치는 ‘술’이고요. 혼자 있을 때는 곁에 술 한잔을 두거든요. 혼자 있을 때 가장 자주 가는 장소도 바였고요. 감독님과 함께 고민해서 찾아낸 장치였어요. 

 

작품 속 역할도 커졌어요. 그 점도 도전 욕구를 자극하나요?

그럼요. 제가 또 스스로를 낯선 환경, 상황에 던져놓는 걸 잘해요. 생각하기 전에 그냥 움직여버리면 시간이 해결해주거든요. 끝나고 났을 때는 ‘됐네.’ 그럼 이제 또 다음을 위해 나아가는 식이죠. 

 

계속 자신을 던지는 사람에게는 반대로 자신을 붙들어줄 용기도 필요하잖아요. 어떤 것에서 용기를 채워요?

영화, 음악, 운동 같은 취미요. 연기 외에 제 삶을 풍요롭게 하는 여러 방법을 늘 고민하려고 해요. 

 

취미 부자로도 알려져 있죠. 그 취미가 일과 삶을 받쳐줄 든든한 기둥을 세우는 거네요? 

맞아요. 그래서 다양한 취미를 즐기려고 해요. 아무리 좋아서 시작했더라도 일이 되면 버거울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는 확실한 행복을 주는 일상적인 뭔가가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제게는 그게 운동인데, 하나가 아니라 두세 개쯤 되니 더 좋더라고요. 채울 수 있는 곳에서 행복을 채우고, 또 꺼내 쓰는, 그 반복인 것 같아요. 

 

지난번 만났을 때는 러닝에 빠져 있었는데, 새로 만든 기둥이 있나요?

로드 자전거에 푹 빠졌어요. 오랜 시간 만나는 친구들이 있는데, 친구들과 작은 밴드도 하고요. 각자 역할을 맡아서 소소하게 ‘뚱가뚱가’ 해보고 있어요.

 

배우 차우민과 인간 차우민을 구분하고 싶은 행동일까요?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라는 고민과 비슷한 것 같아요. 뭐가 됐든 이 일을 하면 주변에서 바라는 내 모습이 있는데, 그 모습이 내가 원하는 모습과 다를 때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온전한 내 모습,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괜찮은 것들을 자꾸 만들려고 해요. 보여주기보다는 내 것으로 남겨도 괜찮은 것들을 남겨두려는 거죠. 건강하게 오래 일하기 위해 요즘 그런 것들에 대한 고민이 많아요. 그래서 계속 제 삶을 지탱할 기둥을 많이 세우고,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지, 어떻게 균형을 맞춰갈지 계속 찾고 있어요.  

 

그 이야기는 ‘이찬’과도 묘하게 닿아 있네요. 찬이 역시 사람들이 바라보는 이미지와 혼자 있을 때의 모습 사이에 간극이 있는 사람이니까요.

찬이도 연예계에서 일하는 캐릭터다 보니 실제 제 삶이 투영되는 요소가 많았어요. 그래서 오히려 깊이 빠져들지 않으려고 했어요. 실제로 제가 찬이와 비슷한 고민을 할 때 하는 행동은 너무 진지할 때가 있거든요.(웃음) 그래서 로코라는 걸 늘 상기하면서 균형을 잡으려고 했죠. 너무 무겁게 가라앉지 않되 어떤 문제들을 가볍게 다루지는 않기 위해서요. 어릴 적 TV로 보던 로코처럼, 쉬고 싶을 때 가볍게 웃으며 쉬어 갈 수 있는 작품이 되면 좋을 것 같거든요.

 

또래 배우들과 함께한 현장은 어땠어요? 

혜준 누나는 정말, 와, ‘프로답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배우예요. 연기적으로는 물론 사람 자체가 굉장히 견고해요. 늘 저를 배려해주는 모습에서도 감동했고요. 같이 찍을 때면 처음에 한 번 리허설하고, ‘풀’로 찍고 모든 테이크마다 “불편한 건 없었어?”라고 물어봐요. 그래서 그 이후로 저도 다른 현장에서 그렇게 다른 사람들을 챙기려고 해요. 훈이 형도 정말 프로페셔널한 데다 에너지가 너무 좋아요. 같이 있으면 저도 같이 동화되고, 그런 신이 아닌데 ‘컷!’ 하면 자꾸 장난치고 있고요.(웃음) 형 덕분에 현장에서 제 텐션이 많이 올라갔고, 캐릭터도 더 잘 표현할 수 있었어요. 

 

차우민 역시 점점 견고해지고 있음을 느끼나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까 미숙함으로 인한 불안감이 많았거든요. 지금은 좀 내려놓는 여유가 생겼어요. 이제는 구태여 안 되는 것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상황적으로 불편하거나 좀 그렇게 흘러가도 그냥 “그럴 수 있지” 하고 넘겨버릴 수 있게 됐어요. 그런 면에서 가뿐해졌고, 동시에 단단해진 것 같아요.

 

요즘은 어떤 목표를 꿈꾸나요?

사실 어떤 목표가 명확하게 존재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조금씩 발전하고 싶을 뿐인데, 요즘은 불필요한 것들을 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잘 모르겠어요. 목표가 계속 변해요. 

 

그런 와중에도 오래 변하지 않는 취향이 있나요? 영화 <기쿠지로의 여름>처럼요.

크으~ 거짓말 아니라 저 진짜 3일 전에도 봤어요. 이제까지 100번은 넘게 본 것 같아요. 너무 좋아요, 저에게는 정말 최고의 영화예요. 

 

그렇게까지 반복해서 보는 이유는 뭘까요?

요즘 드는 생각인데, 내가 어떤 작품을 좋아하는 건 그 작품이 주는 작품성과 여러 메시지가 좋아서이기도 하지만, 결국 그 작품을 처음 봤을 때 그 순간의 기억과 감정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본 작품을 또 본다는 건 순간의 기억을 되살리는 일인 거죠. 영화 <기쿠지로의 여름>도 지금 보면 사실상 그렇게 웃기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초등학교 다니던 어느 여름날, 엄마와 노트북 앞에 앉아 깔깔거리면서 보던 그때의 좋은 기분이 여전히 밀려와요. 그때는 막 배를 잡고 웃었는데, ‘내가 이걸 왜 이렇게 웃었지?’ 하면서도 여전히 제가 웃고 있어요, 저희 작품도 누군가에게는 그런 작품으로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1년 정도의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났는데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어요.

오랜 시간 저를 지켜본 사람들은 다 그 얘기를 하거든요.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요. 나중에 다시 보면 또 분위기가 바뀌어 있고요. 캐릭터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그런 것 같아요.

 

그때는 또 어떤 모습일까요?

그 당시에 하고 있을 캐릭터로 인해 제가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저도 너무 궁금해요. 

 

김혜준

올해 <얼루어>와의 두 번째 만남!

이 작품을 한창 찍고 있던 한겨울에 뵀는데요!

 

<최애의 사원> 배우들이 모인 오늘은 <킬러들의 쇼핑몰>(이하 <킬쇼>) 시즌2가 공개되는 날이죠. 소문으로는 시즌1보다 더 재밌다던데요? 

그러면 좋겠어요. 그래서 요즘 약간 혼란스러워요.(웃음) 작품 홍보를 두 개 동시에 하는데, 장르가 너무 다르니까 ‘나 오늘 무슨 콘셉트로 가야 하지?’ 맨날 이래요.

 

오늘 콘셉트는 뭔가요?

오늘은 ‘로코’죠! <최애의 사원> 속 다름이를 장착하고 왔습니다.(웃음)

 

‘햇살처럼 해맑고 에너지 가득한 열정 만렙’ 상태로?

아, 제 캐릭터 설명이죠? 크크크. 그렇게 보이려고 열심히 했어요. 파이팅 넘치게요. 

 

이 단어 중에서 실제 혜준 씨와는 뭐가 제일 맞는 것 같아요?

음 ‘에너지 가득한’? 항상 에너지를 끌어올리려고 애쓰는 편이에요.

 

이번 작품은 ‘최애’가 전면에 등장해요. 회사에서 최애를 만나죠. 강훈 씨의 최애가 혜준 씨. 혜준 씨의 최애가 차우민. 맞죠?

맞습니다. 제가 평생 좋아하던 아이돌이 차우민. 그리고 새롭게 엮이는 사람이 강훈 오빠. 최애와 대표님 사이에서 갈등하는 다름이의 오피스 성장물입니다. 

 

지난번에 폭설이 내리는 날 만났고, 지금 폭염에 폭우까지 옵니다. 둘 다 가혹한 날씨지만 회사원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출근하죠. 다름이처럼요.

극 중의 다름이는 기분 좋게 출근할 것 같아요. 룰루랄라 노래 부르면서 너~무 기분 좋게. 왜냐하면 우리 최애 오빠가 다니는 회사고 바로 앞에서 볼 수 있으니까요. 오빠가 매일 출근하는 게 아니니까 ‘오늘은 볼 수 있을까?’ 하면서. 

 

혜준 씨는 오늘 어떤 마음으로 <얼루어>에 출근했어요?

저도 설레는 마음! 로코로 커플 화보를 처음 찍거든요. 이동욱 선배님과 찍기는 했는데, 그건 로코 재질이 아니고 삼촌과 조카니까. 가족사진인 거죠.  

 

데뷔 후 장르물을 주로 촬영해왔는데, 이번 작품은 새롭네요. 해보니 상상하던 것과 같았나요? 

제가 <킬쇼>를 찍고 바로 다음 날 촬영을 시작했는데 상상한 것 이상으로 힘들었어요.(웃음) 안 해본 장르여서 자신감도 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럴 때마다 감독님과 모두가 제 텐션을 올려주려고 하셨어요. 

 

모두의 응원 속에 점점 자신감을 찾아갔나요?

맞아요. 또 워낙 재미있는 장면이 많아서 현장에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어요. 다름이 자체는 저랑 좀 비슷한 캐릭터예요. 저도 항상 웃으려고 노력하고 일상의 사소한 걸 소중하게 생각하는데 다름이가 그래요. 다름이를 통해서 밝아진 것도 있고, 저를 투영해서 다름이를 밝게 한 것도 있고. 서로 닮은 캐릭터라 생각했어요.

 

참, 동료 배우 중에 ‘남다름’ 씨가 실존하잖아요.

저 다름이랑 <싱크홀>이라는 작품을 함께 했거든요. “다름아, 나 이번 역할 이름이 남다름인데 네 이름에 누 끼치지 않게 열심히 할게!” 연락을 했었어요. 누나 파이팅하라고 하더라고요. 정말 좋은 친구예요.  

 

혜준 씨에게도 ‘최애’와 ‘덕질’의 역사가 있나요? 

늘 아이돌을 좋아한 것 같아요. 여중, 여고를 나와서 점심시간마다 친구들이랑 아이돌 얘기하고. 그 당시에 진짜 활동 많이 했잖아요. 저는SM 가수들을 거의 다 좋아했어요. 동방신기에 샤이니, 소녀시대, 에프엑스. 그 계보로 쫙 좋아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딱히 없는데, 요즘에는 한로로 씨 노래를 진짜 자주 들어요.

 

최애한테 어디까지 해줄 수 있어요?

전 약간 현실적인 사람.(웃음) 저는 다름이만큼은 못해요. 저는 너무 좋아해도 방구석 1열에서 보는 게 제일 잘 보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전문 용어로 ‘안방수니’라고 하는데. 라이트 덕질!

네. 딱 현실에 타협하는 스타일. 제가 해본 최대치는 ‘콘서트 가기’였던 것 같아요. 그거랑 그냥 멤버십 같은 거 가입하기. 유료 팬 카페 가입하기 정도. 

 

두 남자 캐릭터 사이에 존재하는 역할인데, 혜준 씨가 보기에 두 사람은 어떤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두 분 다 정말 다정해요. 강훈 오빠랑 촬영할 때는 마음이 편하고 안정감이 들었어요. 엄청 ‘안정형’인 사람이거든요. 반면 우민이는 의외로 애교가 많은 동생이에요. 두 사람에게 배려를 진짜 많이 받았어요. “누나 하고 싶은 대로 해.” 오빠도 “다름아, 너 불편하지 않게만 하면 돼.” 이렇게 얘기해주고 항상 우선권을 저한테 줬어요. 현장에서 강훈 오빠가 진짜 웃겨요. 그것 때문에 자꾸 웃었죠.

 

참, 이렇게 보면 과묵한 분인데 말이죠.

정말 잔잔하게 웃기는 스타일이에요. 웃음이 안 날 때는 오빠한테 웃겨달라고 하면 바로 웃을 수 있었어요.

 

반면, 최애를 실제로 만났을 때 실망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찬이는 안 그래요. 오히려 더 빠져들어요. 또 다른 매력. 사람으로서의 매력. 연예인으로서의 매력 말고 사람으로서의 면모도 보여주기 때문에. 찬이의 매력은 되게 씩씩해 보이고 밝아 보이는데 챙겨주고 싶은 그런 게 있어요. 모성애를 자극하고, 마음이 막 쓰이고. 괜히 신경 쓰이는 그런 매력이 있죠. 그런데 중간에 둘이 너무 친해져서 “나 빼고 얘기하지 마~” 하면서 질투하기도 했어요.(웃음)

 

하하, 그런 분위기가 오늘도 느껴지네요. 어떤 반응이 나오면 성공일 것 같아요? 

‘둘 사이에서 고민하는 다름이가 너무 부럽다’는 평가를 듣고 싶어요. 와, 대표님을 좋아할지, 최애를 좋아할지 고민한다는 것 자체가 어쨌든 두 배우가 되게 매력적이게 보인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전 두 분이 매력적이게 그려지면 저희 드라마도 성공일 것 같아요. 심쿵 포인트를 더 만들려고 같이 열심히 머리 싸매고 고민했어요.  

 

로코 해보니 어때요. 또 하고 싶은 장르인가요?

한번 해보니까 다음에는 더 잘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요. 어렵더라고요, 이 장르.(웃음)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켜요. 조마조마하기도 하고. 제 부족함이 떠오르면서 ‘아, 이 신에서는 내가 더 이렇게 할걸!’ 싶고요. 하지만 정말 최선을 다해서 찍었기 때문에 그거에 대한 부끄러움은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캐셔로> <킬쇼> 그리고 <최애의 사원>까지 1년 새 세 작품을 공개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습니다. 뿌듯한가요?

작년에 쏟아부은 노력이 올해 좀 결실을 보는 것 같아요. 2년 동안 일군 것들이 한 번에 나와서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되고. 새로운 장르인데 못 보여주던 모습이고 좀 낯선 연기일 테니까 보시는 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조심스러우면서도 설렙니다. 저는 모든 작품이 장르가 완전히 달라서 오히려 좋았어요. 

 

항상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포인트를 찾는다고 했는데, <최애의 사원>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포인트는 뭐였어요?

작품을 선택할 때부터 결과가 어떻든 제 인생에 무조건 플러스가 될 작품이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실제로 하면서 배운 게 정말 많았고요. 사실 현장은 쉽지 않았어요.(웃음) 촬영 기간이 긴 데다 분량이 너무 많아서 체력적으로 <킬쇼>보다 훨씬 더 고됐거든요. 지칠 만큼 힘들었던 게 사실인데, 이상하게도 현장 자체는 재미있었어요. 지금까지 했던 모든 작품을 통틀어 가장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이 너무나 즐거웠어요.

 

하하, 해봐야 아는 것들이 있죠.

로코는 여주의 시선을 따라가더라고요. 지금까지 본 다른 로코의 여자 주인공들을 다 리스펙트하게 됐어요. 다들 이렇게 하신 거구나. 그런 것처럼 제 시야도 넓어진 것 같아요. 보시는 분들도 다름이의 시선을 따라가면 더 재미있을 거예요. 

 

두 작품이 동시에 공개되는데, 1주일을 어떻게 보낼 생각이에요?

그래서 월화수가 다 저예요. 월화는 <최애의 사원>이고, 수요일은 디즈니플러스라서.(웃음) 그래서 1주일 동안 월화수만 있어요. 월화수 김혜준! 쉬지 않고 일할 예정입니다. 쉬지 않고 해보니까 재밌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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