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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원더풀스 E03 운정채니 화면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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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0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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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03

 

https://img.theqoo.net/CFeTaz
https://img.theqoo.net/qVvxxc

 

폐온실 앞에 채니가 나타난다

폐차장 뒤에 숨은 경훈이 놀라 입을 틀어막는다

두 손을 모아 빌던 자세로 굳은 채니는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듯 멍하니 주변을 둘러본다

공터 저편 언덕에서 팔호가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갑자기 숨이 막힌 듯 배를 움켜잡던 채니가 몸 여기저기를 더듬는다

그러다 점퍼 주머니를 뚫고 간 총알 자국을 발견한다

채니는 구멍에 엄지를 넣고는 총알이 빗발치던 어선을 떠올린다

펄럭이던 점퍼 주머니를 총알이 뚫고 지나간다

 

현재

정신을 차린 채니가 무너진 폐온실 자리에 서 있는 운정을 발견하고 다가간다

채니를 부르려던 경훈이 주저한다

미궁에 빠진 얼굴을 갸웃하는 운정의 뒤에서 채니가 어깨를 툭 짚는다

반사적으로 손을 뻗은 운정의 염력에 채니가 붕 떠오르며 날아간다

뒤늦게 채니를 알아본 운정과 사람 키만 한 풀밭 위로 날아가는 채니의 모습이 느린 화면으로 나온다

폐차량 뒤에서 고개를 내밀고 보는 경훈의 입은 떡 벌어져 있다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갈색 풀밭 위를 채니가 편안히 누운 자세로 날아간다

푹신한 구름 위를 나는 듯한 채니는 미소 띤 얼굴로 눈을 감는다

 

 

 

 

 

https://img.theqoo.net/pNwlDl

 

시청 민원실

 

차를 마시던 석우가 창밖을 내다본다

 

석우 : 갑자기 시커먼 구름이 몰려오네? 영화에서 보면 꼭 이럴 때 숭악한 일이 일어나잖아, 그렇지?

 

창밖을 바라보던 운정이 고개를 바로하는데, 창구 앞에 채니가 서 있다

운정의 옆에 있던 석우는 자리를 뜨고 운정은 덤덤한 얼굴로 채니를 본다

 

운정 : 번호표 뽑으시고 순서대로...

 

채니가 서늘한 얼굴로 번호표를 내려놓는다

 

운정 :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채니 : 얘기해도 되나? 무슨 일로 왔는지

운정 : 말씀하세요

채니 : 어제 그 폐온실에서 그쪽이 나한테 한 짓

 

석우와 나영을 비롯한 직원들이 두 사람을 본다

 

채니 : 경찰을 부를까도 했다가 그래도 당사자한테 얘기 듣는 게 먼저라

운정 :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는데요

채니 : 알아듣게 다시 얘기해줘요? 어제 나한테 날린 거 그거

 

채니는 손바닥을 들어 보인다

 

채니 : 초

 

운정이 긴장한다

 

채니 : 능

 

운정 : 죄송하지만 그건 시청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다음 분

 

채니가 번호표를 내놓는다

 

운정 : 다음 분

 

다음 번호도 내놓는다

운정은 입을 꽉 다물고서 호출 버튼을 계속 누른다

운정을 쏘아보던 채니는 대기 의자를 훌쩍 뛰어넘어 번호표 뽑는 기계 앞으로 간다

채니가 번호표를 마구 뽑는다

소매를 걷어붙인 운정도 지지 않고 누른다

모두 두 사람을 번갈아 보는 가운데 석우 옆에 앉은 나영이 걱정한다

 

나영 : 저거 좀 도와줘야 되는 거 아니에요? 신입한테 벅차죠 저 개차반은

석우 : 강하게 키우자 이번 위기만 이겨내면 우리 운정 씨는 초민원 해결사가 될 수 있어

운정 : 양 주사님 대강당에 파티션 놓기로 했었죠? 지금 할까요?

석우 : 아닌데, 우리 오후에 할 건데

운정 : 공원에 강아지 배설물 치우기로 하신 건요?

석우 : 그거 이상민 씨랑 민원실 A팀이 할 거예요

운정 : 시청 앞 거리 정화 캠페인 한다고 들은 거 같은데요

석우 : 그거 이번 주 금요일이잖아 일단 팀원들부터 꾸리라니까 워낙 구역이 넓어서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채니 : 이보슈, 민원실 직원 어디 가셨나? 응?

 

채니는 수십 장의 번호표를 운정의 자리에 흩뿌린다

 

나영 : 해들리요, 양 주사님 악취 사건 신고 건

석우 : 오늘 그거 차량 지원 안 돼서 거기 너무 멀어 버스도 잘 안 다니잖아

운정 : 괜찮습니다 제가 갈게요

채니 : 여기 장사 안 해, 응? 손님 응대를 뭐 이따위로 해!

석우 : 그래, 그럼. 그거 악취 원인부터 찾아야 대책부터 세우니까 가 빨리 가 빨리 가버려

 

운정이 자리로 와서 외근 중 팻말을 올린다

굳은 얼굴로 채니를 보던 운정은 가방을 들고 나간다

채니 얼굴에 의미심장한 미소가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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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정이 안경을 벗고 쪼그려 앉으며 넥타이를 느슨하게 푼다

 

채니 : 우리가 구한 거야?

 

채니는 운정의 옆에 철퍼덕 주저앉는다

 

채니 : 우리 진짜 굉장한데? 그렇지?

 

운정은 해맑게 웃는 채니를 생소한 것을 보듯 쳐다본다

운정은 채니에 이어 한쪽에 쓰러져 있는 경찰들과 경훈, 로빈을 차례차례 돌아본다

로빈과 경훈은 눈을 감고 미소 짓고 있다

운정은 다시 채니를 본다

채니는 운정을 보며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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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꽃배달차에 경훈이 운전석, 운정이 조수석, 로빈과 채니가 뒷좌석에 지친 듯 앉아 있다

 

로빈 : 근데 아까 그 경찰 아저씨는 뭘까? 이렇게 막 만득이 괴물처럼 되는 것도 그것도 초능력인가?

경훈 : 우리만 고장 난 게 아니라는 거지 비둘기에 잉어에 저 경찰들까지 우리 마을 전체가 병들어 가고 있다는 증거 아니겠냐

 

채니가 운정의 어깨를 잡는다

 

채니 : 우리 이제 뭐 하면 돼요?

 

운정은 어깨를 뺀다

 

운정 : 그걸 왜 나한테 물어요?

채니 : 아니, 서로 초능력까지 텄으면 우리 한 팀 된 거 아닌가? 우리가 경찰 둘을 구했잖아 그것도 다 같이 힘을 합해서

경훈 : 돈도 안 되는 일을 죽자 사자 하기는 했지 야, 우리 그걸로 포상금은 좀 챙길 수 있으려나?

채니 : 일단 넷이서 그것부터 나누면 되겠네 어때요 시청 형씨?

운정 : 아니요 난 여기까지입니다

 

세 사람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진다

운정은 뿔테 안경을 벗어 안경알을 닦는다

 

운정 : 세 분한테 일어난 일은 세 분이 알아서 헤쳐 나가세요 나한테 뭘 바라는지 모르겠지만 안다고 해도 해 줄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별로 상관하고 싶지도 않고요

 

안경을 다시 쓰는 운정을 채니가 서운한 듯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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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대강당 벽에 1999년 무료 법률 상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운정은 파티션으로 디귿자 공간을 여러 개 만드는 중이다

 

운정 : 됐어, 그만 생각해 나랑 상관없는 일이야 나랑 상관없는 일이야

 

문소리에 출입구를 보던 운정은 채니가 들어오는 걸 보고 파티션 세워 둔 곳으로 가서 한 개를 옮긴다

채니는 운정에게 성큼성큼 다가온다

 

채니 : 나 지금 해성병원에서 오는 길인데 그 경찰들 사라졌대 우리가 기껏 구해 냈는데 없어졌어
기록도 없고 기억도 없대 뭐예요? 그쪽은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 있잖아

운정 : 일 하는데 방해가 돼서요 그만 나가 줄래요?

채니 : 우리도 그렇게 되는 거예요?

 

운정은 파티션을 가지러 간다

 

채니 : 그 경찰들처럼 쥐도 새도 모르게 우리도 그렇게 사라질 수 있는 거냐고

 

채니가 운정을 막아선다

 

채니 : 어디로 잡혀가는 건데? 개진상씨 말대로 진짜 뭐, 국가기관 같은 데인가? 뭐 고문을 당하거나 아니면 정말로 해부라도 당해요 우리?

운정 : 그러니까 조용히 살아요 들키기 싫으면 쥐 죽은 듯이 입 다물고 살라고요 그렇게 셋이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티 내지 말고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서 있는 채니를 뒤로 하고 운정은 파티션을 가지러 간다

출입구를 향하던 채니가 운정에게 다시 온다

 

채니 : 하나만 물읍시다 이거 유통기한은 있어요? 나요, 죽지는 않았지만 거의 죽다 살아난 건 맞아 그러고 나서는 몸이 이상하리만치 건강해졌어요

 

채니는 제자리뛰기를 한다

 

채니 : 숨도 안 차고 멍도 안 들고, 아프지도 않고

운정 : 네, 축하드립니다 안녕히 가시고요

 

팔을 보여주던 채니는 운정을 섭섭하게 본다

 

채니 : 그래서 알고 싶어요, 이게 뭔지 이게 도대체 어쩌다 생긴 건지 어떻게 쓰는 건지 근데 이걸 어디 가서 물어볼 수가 없네

안 그래도 미쳤는데 더 미쳤다 그럴까 봐 혹시 이 능력이 사라지면 나 다시 죽어요?

 

디귿자 형태의 공간 하나를 만든 운정이 일하던 손을 멈춘다

운정은 진지한 얼굴로 채니를 바라본다

 

운정 : 정말 분더킨더 몰라요?

채니 : 분당큰닭은 왜 또? 뭔데요? 유전자 변형에 성공한 닭인가? 살았다고 좋아했더니 나 설마 닭 된 거야?

운정 : 아니요. 성공이 아니라 실패작이죠 부작용이고

 

나영 : 이운정씨

출입구와 멀리 떨어진 파티션 공간에 운정과 채니가 서 있다

나영 : 저 복지과 김나영이에요 어디 계세요?

 

운정 : 저, 이제 그만 가시죠

채니 : 아니지 분당큰닭이 도대체 뭔데? 그래서 난 닭이야, 아니야?

운정 : 네 아닙니다 됐죠? 더 이상 이제 할 얘기 없으니까 그만 딴 데 가서 알아보세요

채니 : 오케이 그럼 저 사람한테 가서 물어보면 되나? 분당큰닭이 뭔지? 여기 있는 초능력자는 아는 게 없다니까 알면 대답 좀 해 달라고 나 진짜 가서 물어봐요? 

 

운정이 채니의 입을 막으며 파티션 벽에 밀친다

나영은 출입구에서부터 파티션 공간을 살피며 안쪽으로 온다

 

운정 : 아니, 이렇게 나오면 나만 곤란해지는 거 아니잖아요 진짜 바보야 뭐야?

채니 : 바보?

 

나영은 실망한 얼굴로 돌아서고 채니와 운정은 몸싸움하듯 버둥거린다

뺨을 맞은 운정의 얼굴에서 안경이 벗겨져 떨어진다

그 소리에 나영이 돌아본다

 

나영 : 이운정씨?

 

당황한 채니는 제 손과 운정을 번갈아 보고 나영은 안쪽 파티션으로 온다

채니의 심장 박동이 빨라진다

고개를 빼고 살피던 나영이 운정을 발견하고 웃으며 다가온다

 

나영 : 여기 계셨구나

 

채니는 없다

 

나영 : 양 주사님이 운정씨 좀 도와주라고 해서요

운정 : 아, 거의 다 끝나서 안 도와주셔도 괜찮습니다

 

뺨에 벌겋게 손자국이 난 운정이 안경을 집어 든다

 

나영 : 얼굴 왜 그래요? 어쩌다가

운정 : 안면홍조

나영 : 아, 안면홍조 실은 제가 도와드리고 싶어서 온 거예요 회식이나 모임 같은 데도 잘 안 나오시기도 하고

단둘이 얘기해 볼 기회도 없기도 해서 지난주 회식 때도 많이 기다렸는데

 

운정은 채니를 찾는 듯 두리번댄다

 

나영 : 이렇게 각만 잘 맞추면 되는 거죠?

운정 : 네

 

나영의 뒤에 채니가 훅 나타나자 운정은 당황한다.

 

나영 : 맞다! 이번 주 금요일에 거리 정화 캠페인 같이 나가시죠 어떻게 팀은 꾸리셨어요? 그런 거 아니면 저..

 

운정의 시선에 나영이 뒤돌아본다

아무것도 없자 나영은 의아해한다

 

운정 : 여기 제가 마저 정리할 테니까 거리 정화 캠페인 때 뵙죠, 우리

나영 : 우리..

 

나영은 상기된 얼굴로 다가선다

 

나영 : 그날은 끝나고 회식도 참석하시는 건가요?

운정 : 그럼요, 가야죠

나영 : 그럼 그때 뵙는 걸로

 

손을 흔들며 돌아서는 나영을 보고 운정이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채니의 폴더폰이 나영의 머리에 떨어지려는 순간 운정이 염력으로 끌어당긴다

뒤돌아본 나영은 운정이 손을 흔드는 것으로 착각하고 웃으며 손을 흔든다

나영은 수줍은 듯 얼굴을 감싸며 가고 어색하게 손을 흔들던 운정은 구슬 장식 달린 채니의 폴더폰을 쥐고 쭈그려 앉는다

나영은 출입구를 나간다

 

채니 : 나 좀 내려 주지?

 

몸을 바로 한 운정은 천장을 올려다본다

천장에 채니가 달라붙어 있다

채니는 손이 움직이자 뺨도 천장에서 떼려 하지만 잘 안 된다

운정의 손가락 움직임에 채니가 추락한다

채니의 움직임이 멈춘다

채니는 운정의 머리 위에 떠 있다

놀란 얼굴로 운정을 내려다보던 채니는 팔다리를 조금씩 움직인다

채니는 하늘을 나는 새처럼 공중에 떠 있다

채니가 활짝 웃는다

 

채니 : 이런 걸 왜 숨겼어? 쌰부!

 

채니는 손을 내밀지만 운정은 안경을 고쳐 쓰고 그냥 돌아선다

 

바닥에 떨어진 소리를 듣고 운정은 걸음을 멈춘다

아파하며 일어난 채니는 웃으며 쌍엄지를 든다

 

운정 : 딱히 유효기간 같은 건 없어요 나도 처음에는 거의 죽다 살았거든요

 

채니의 표정이 진지해진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채니의 폴더폰을 꺼낸 운정은 염력으로 떠오르게 한 뒤 손가락으로 튕긴다

 

운정 : 이렇게 돼 버렸고

 

날아오던 폴더폰을 보던 채니는 운정에게 시선을 돌린다

 

운정이 채니를 돌아본다

채니는 폴더폰을 천천히 두 손으로 잡는다

 

운정 : 죽지는 않을 거예요

 

채니는 동그래진 눈으로 운정을 쳐다본다

돌아서는 운정을 채니는 멍하게 바라보며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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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니는 양팔을 반듯이 돌리는 도르래 춤을 추며 폴짝폴짝 뛰어간다

옥상에서 담배를 피우려던 운정이 그런 채니를 내려다본다

운정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당황한 운정은 미소를 거두고 두 눈을 꿈벅인다

운정은 담배를 입에 물고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이려 하지만 잘 안 된다

멈칫하던 운정이 다시 아래를 본다

팔호가 채니를 따라가고 있다

표정이 굳어진 운정은 담배를 도로 빼들고 시선으로 두 사람을 쫓는다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던 운정은 눈을 질끈 감으며 고개를 가로저은 뒤 발길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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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골목길에서 채니가 춤을 추며 걸어간다

팔호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채니를 미행한다

살기 띤 팔호의 입술이 일그러진다

철골조만 남은 폐건물 앞에서 팔호가 멈춰 선다

채니는 좌우로 몸을 흔들며 춤을 추고 있다

팔호가 장갑 낀 두 손을 포갰다가 벌린다

그 사이로 춤추는 채니의 모습이 보인다

채니를 향해 장갑 낀 손을 맞부딪치려던 팔호의 몸이 날아간다

벽과 폐자재 더미에 연달아 부딪치며 떨어진 팔호가 괴로워한다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피던 팔호의 눈에 폐건물 안에서 걸어 나오는 운정이 들어온다

와이셔츠 차림의 운정이 바지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으며 팔호 앞에 다가와 선다

팔호는 어이없는 얼굴로 점퍼의 후드를 벗는다

운정은 팔호 앞에서 폴더폰으로 전화를 건다

신난 얼굴로 골목길을 걸어오던 채니가 전화를 받는다

 

채니 : 여보슈

운정 : 나예요

채니 : 사부? 왜요?

운정 : 그게..

 

팔호는 어이없다는 듯 몸에서 힘을 뺀다

 

운정 : 혹시 이번 주 금요일 시간 됩니까?

 

골목

채니 : 왜냐고 묻지도 않겠어요 나의 금요일은 사부에게 바치리

 

폐건물

운정 : 아, 바칠 것까지는 없고, 예.. 거리 정화 캠페인 같이 가시죠 팀이 필요한데

채니 : 정말? 사부 지금 어디예요? 거기 딱 그대로 있어요 당장 갈게요!

 

채니는 뒤돌아 달려간다

폐건물에서 전화를 끊은 운정은 무겁게 가라앉은 얼굴로 팔호를 응시한다

헛웃음을 웃던 팔호가 상체를 바로한다

 

팔호 : 너 설마 불량품을 구한 거냐 지금?

운정은 폐건물 밖을 슬쩍 돌아본다

 

채니가 달려가는 것을 확인한 운정은 팔호를 응시한다

 

운정 : 어

 

팔호의 얼굴이 굳어진다

 

운정은 그대로 뒤돌아 폐건물을 나간다

헛웃음을 짓던 팔호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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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밤 해성시청

 

채니 : 이것이 나의 유니폼인가요?

 

해성시청이 적힌 조끼

 

채니 : 근데 생각보다 까리뽕삼하지는 않네

 

채니가 조끼를 입는다

 

채니 : 어때요 사부? 나 노란색 잘 어울려요? 어울리면 눈 한번 깜빡

 

깜빡인 운정이 당황한다

 

채니 : 오케이

 

채니가 사무용품을 만진다

 

채니 : 오~

운정 : 만지시면 안 돼..

채니 : 신기하네 신기하네 맞다 점심. 점심 중요하지 어? 여기 공짜죠? 이야 내가 드디어 시청 밥을 먹어 보다니 근데 되게 맛없다는데 어?

사부는 무슨 음식 좋아해요? 싹 다 나한테 얘기해요 내가 아니라 우리 할머니가 해줄 거니까 나 큰손식당 손녀 은채니야!

 

채니가 의자에 앉은 채 바퀴를 굴려 움직이고 운정은 고개를 숙이며 한숨을 내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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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12월 31일 종말 현수막이 내걸린 시장 거리 정류장에 버스가 멈춰 선다

전복이 버스에서 내린다

겉옷을 여미던 전복이 주머니에서 울리는 폴더폰을 꺼내 받는다

 

전복 : 은가! 너 시방 워디여? 종일 할미 전화를 씹어? 해 보자는 겨?

 

시청

채니 : 좀 바빴어 미안, 미안 별거는 아니고 시청에 취직 좀 하느라 그랬네

 

시장

전복 : 뭔 새소리여?

 

채니 : 잠깐만 있어 봐 사부, 사부!

전복 : 사부는 누구보고 사부라는 겨?

채니 : 우리 할머니한테 나 취직했다고 취직했다고 빨리 빨리, 취직 취직

 

운정은 얼떨결에 수화기를 받아 든다

 

운정 : 네, 안녕하십니까 저 해성시청 민원실에서 근무하는 이운정 주사보라고 합니다

전복 : 그려그려 얼마든지 내 손녀를 데려가게

운정 : 예? 아.. 그런 게 아니라 은채니씨가 어쨌든 계약직이긴 하지만 취직하신 건 맞습니다 그거 확인차...

전복 : 어떻게... 참말로 우리 채니가 시청에 취직을 한 겨?

운정 : 무슨 말을 더 해요? 직접 받아요

채니 : 할머니, 나 지금 공무 수행 중이라 무지 바빠 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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