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벡델초이스 한국영화 10편이 공개됐다.
한국 영화·시리즈를 통해 양성평등과 문화다양성의 가치를 경험하는 콘텐츠 페스티벌 '벡델데이 2026' 측이 5일 영화 부문 '벡델초이스 10'을 공개했다.
선정 작품은 △'교생실습'(감독 김민하) △'다른 것으로 알려질 뿐이지'(감독 조희영) △'만남의 집'(감독 차정윤) △'만약에 우리'(감독 김도영) △'매드 댄스 오피스'(감독 조현진) △'세계의 주인'(감독 윤가은) △'우리 둘 사이에'(감독 성지혜) △'하얀 차를 탄 여자'(감독 고혜진) △'한란'(감독 하영미) △'홍이'(감독 황슬기) 10편이다.
벡델데이 2026 프로그래머인 윤단비 감독은 "벡델초이스는 '착한 영화'를 고르는 목록이 아니라 서로 다른 욕망과 결함을 가진 여성들을 한자리에 담아내는 목록"이라며 "한 가지 모범적인 여성상을 제시하기보다 다양한 여성들을 한 목록 안에 담는 것, 그것이 이번 심사에서 생각한 더 벡델다운 목록에 가까웠다"고 말했다.
먼저 '교생실습'과 '다른 것으로 알려질 뿐이지'는 기존 여성 서사의 틀을 확장한 작품들이다. '교생실습'은 여성 인물을 관객이 즐겁게 만나고 응원하고 싶은 캐릭터로 그려내 "장르적 재미와 대중성을 갖춘 동시에 여성의 시선으로 역사를 새롭게 바라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른 것으로 알려질 뿐이지'는 남성에 관한 이야기를 여성들의 기억으로 새롭게 구성하며 벡델의 기준을 한층 확장한 작품으로 "남자에 관해 말하던 여자들이 실은 자기 자신의 불투명함에 도달한다"는 평가를 얻었다.
여성들의 관계와 삶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들도 주목받았다. 여성 교도관과 수용자의 관계를 그린 '만남의 집'은 "타인에게 다가가기 어려운 시대에도 서로를 향한 시도가 관계를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만약에 우리'는 자신의 삶과 꿈, 선택을 스스로 이끌어가는 여성 캐릭터를 통해 "멜로 장르 안에서 여성 캐릭터의 현재성을 확장했다"는 평을 받았다. '우리 둘 사이에' 역시 장애 여성의 임신과 출산을 세심하게 담아내며 "우리에게 필요했던 이야기를 정성스럽게 전달한 작품"으로 평가됐다.
장르적 시도를 통해 여성 캐릭터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도 주목받았다. '매드 댄스 오피스'는 승진에서 밀려난 중년 여성의 노동과 좌절을 플라멩코의 활기와 연결하며 "'생존'의 열쇠를 '성공'이 아닌 '함께 추는 춤'에서 찾고, 염혜란·최성은·우미화 등 배우들의 앙상블이 빛난다"고, '하얀 차를 탄 여자'는 여성 인물을 범죄 스릴러의 중심에 세우며 "처음부터 끝까지, 그다음이 궁금한 스릴러"라는 평가가 오갔다.
역사와 공동체, 가족을 여성의 시선으로 다시 바라본 작품들도 선정됐다. '세계의 주인'은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열여덟 살 여성의 복잡한 내면을 끝까지 밀고 나가며 "'피해자다움'이라는 규범적 폭력을 해체하고, 소녀의 현재를 온전히 지켜냈다"는 평가, '한란'은 제주 4·3을 견딘 여성들의 구술과 기억을 기록하며 "여성의 시선으로 역사를 다시 쓰는 일이 곧 영화의 지평을 넓히는 일임을 보여준 작품"이라는 평가, '홍이'는 좋은 딸과 나쁜 딸이라는 이분법을 넘어 "모녀 관계를 낙관적으로 신화화하지 않고 단순한 가족극을 넘어 사랑을 이야기한다"는 평가를 얻었다.
한편 벡델데이는 미국 만화가 앨리슨 벡델의 '벡델 테스트'를 국내 콘텐츠 환경에 맞게 확장한 7가지 기준을 토대로 매년 성평등을 실현한 작품과 창작자를 선정하고 있다. 올해 영화 부문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개봉한 작품 128편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했다. 심사는 김소미 씨네21 기자, 손희정 영화평론가, 이미랑 감독, 이안나 안나푸르나필름 대표가 참여했다.
벡델데이 2026은 오는 29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연남장에서 열린다.
https://x.com/bechdelday/status/2084912298930618533?s=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