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던 극장은 정말 사라질까? 메가박스중앙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는 산업 종사자뿐 아니라 대중에게까지 이러한 걱정을 안겼다. 메가박스중앙 사태는 비단 한 기업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한국 영화산업의 구조적 현황을 점검하게 하는 기점이기도 했다. 대기업발 수직계열화로 조성된 멀티플렉스 중심의 산업생태계가 어떤 어려움을 마주하고 있는지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기회인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 메가박스 위탁상영관들이 예매 대금을 받지 못해 운영이 어려워진다거나, 일부 극장이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오디세이>를 틀지 못한다는 등의 표면적인 우려가 불길처럼 퍼졌다. 하지만 막상 이러한 일이 어떤 구조적 문제로부터 일어나는지는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이에 한국 영화산업의 배급망이 어떻게 펼쳐져 있는지 일목요연하게 살필 수 있도록 정리했다. 한편 영화산업이라는 이름과 대규모 상업영화들 사이에서 각자의 자구책을 펼쳐야 하는 작은 영화의 배급자들이 어떠한 상황인지도 간략히 청취했다. 메가박스중앙 사태와 국내 영화산업의 위기론이 여전한 지금, 이 중간 점검은 앞으로 도래할 한국영화계의 여러 이슈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난 6월30일 기업회생절차 개시가 결정된 메가박스중앙의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언론매체와 SNS를 통해 대작 외화가 메가박스에서 상영되지 않는다든지, 극장 업계의 구조가 무너졌다든지 하는 이야기가 돌아다녔다. 이러한 문제가 왜 일어났는지, 들려오는 소식이 정말인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 영화산업의 배급·상영 체제가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부터 살피는 선행 단계가 필요하다. 메가박스중앙 사태는 영화 배급의 기초 구조, 부금 정산의 방식, 제작사와 투자사의 수익 분배 방식 등 여러 산업 주체의 이해관계가 면밀히 얽혀 있는 일이다. 이에 국내 배급망에 대한 몇 가지 키워드를 정리했다. 기사 내용에는 지난해 12월 배급사연대를 꾸려 활동 중인 이화배 이화배컴퍼니 대표를 비롯한 여러 배급 실무자가 자문을 맡아줬다.
Keyword 1 - 배급의 기본 구조
어떤 산업 체계가 형성되어 있길래 영화관에서 특정 영화를 틀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일까. 영화 배급 및 상영의 기본적인 틀부터 알아보자(62쪽 인포그래픽 참조). 먼저 배급사가 제작사(창작자)로부터 영화를 수급해 극장에 보여준다(①배급 시사). 극장은 영화를 본 뒤에 예상되는 흥행 규모, 필요한 상영관 수 등을 가늠해 상영 규모를 조정, 배급사에 제안한다(②상영 규모 조정). 이때 배급사와 극장 사이에 진행되는 개봉계약에서 상영관 수, 최소 상영일수, 부율 등 상세한 조정이 이뤄진다.
계약이 끝나면 배급사는 극장에 콘텐츠(영화)를 제공한다(③ 콘텐츠 제공). 필름 시대에는 직접 필름을 물리적으로 ‘배달’했지만, 요즘은 디지털영화 패키지(DCP) 파일과 이에 대한 배급용 암호키(KDM: Key Delivery Message)로 상영을 통제한다. 계약 사항에 따라 영화 상영이 끝나면 종영일자 기준 통상 45일 후에 극장이 배급사에 부금을 정산한다(④ 상영/부금 정산). 그런데 현재와 같이 극장(메가박스)이 경영난에 시달려 배급사에 부금을 제대로 정산할 수 없을 상황이라면, 배급사가 영화 콘텐츠를 극장에 제공하지 않을 수도 있다. 부율과 부금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다음 Keyword 2에서 살피자.
위와 같은 기본 구조에서 몇 가지 추가 정보와 예외 사항도 있다. 서울을 제외한 지역 군소도시에는 서울의 중앙 배급사 외에 지역 영화 배급사라고 하는 중간 단계의 사업자가 추가된다. 이에 대해선 Keyword 4의 배급사 관련 정보에서 알 수 있다.
Keyword 2 - 부율? 부금?
영화산업 내 대부분의 문제는 부금과 연관된다. 영화산업 특유의 수익 정산 방식이자, 여타 산업의 가장 큰 차이점이므로 이해가 필수다. 예컨대 일반적인 제조업이 소비자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즉시 대금을 받는다면, 영화산업은 상품을 소비자에게 선지급한 후에 판매량(매출액)에 따라 대금을 수령하는 특이한 방식으로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구조에서 영화 배급사는 영화 제작사(최초 공급자)로부터 상품을 수급하여 극장에 제공(도매)한다. 이후 극장은 최종 소비자인 관객에게 상품을 판매(소매)하고 영화푯값 결제액을 수익으로 가진다. 극장이 영화라는 상품을 공급받은 대가로, 배급사에 수익을 사후 정산하는 것이다.
이제 부금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부금은 극장이 영화표를 판매한 뒤 남은 ‘순입장료’를 배급사에 지불하는 금액이다. 배급사가 극장에 영화를 상영하도록 허락한 대가이므로 ‘상영권료’라고도 표현한다. 순입장료란 영화푯값에서 부가가치세(10%), 영화관 입장권 부과금(3%) 등 법률 징수액을 제외한 세후 금액이다. 표1은 영화푯값이 단순히 1만5천원이라고 가정했을 때의 순입장료 산출식이다. 마찬가지로 단순히 영화푯값의 결제액이 100만원이라고 가정했을 때의 산출 내역은 표2와 같다. 실제로는 이 체계에 이동통신사 할인 등 다양한 변수가 개입하면서, 표준화된 공식과 다른 결과도 발생하게 된다.
배급사와 극장이 최종으로 정산된 순입장료를 나누기로 협의한 비율이 부율(부금비율)이다. 국내 영화산업에서 부율은 통상 정해진 관습을 따른다. 법적으로 명문화된 것은 아니지만, 시장의 조율에 따라 산업 내에서 결정된 사항이다. 기본은 5:5이며, 서울 지역의 한국영화는 5.5(배급사):4.5(극장)가 통상적이다. 물론 예외는 있다. 장기상영 시 계약을 갱신하며 비율이 바뀔 수도 있고, 멀티플렉스가 아닌 군소 극장은 5:5 안팎에서 자체적인 부율을 따르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부율은 배급사와 상영관 사이의 비밀 조항이다. 하지만 산업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통상 부율을 따르자는 것이 업계의 약속이다. 예를 들어 흥행이 어려울 것이라 예상된다고 하여 극장측이 60%의 부율을 요구한다면 이는 시장 내 불공정행위에 속하게 된다. 배급사연대 등 배급업계 관계자들이 되도록 각자의 계약 정보를 공유하고 부율의 안정화를 도모하는 것도 이러한 불공정행위를 막기 위해서다.
Keyword 3 - 배급사, 투자사, 제작사의 수익 분배
메가박스라는 한 극장 브랜드의 문제가 영화산업 전반에 연관된 이유는 극장 매출이 다른 산업 주체의 수익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사전 계약한 부율에 따라 부금 정산이 끝나면, 배급사는 이후의 수익 분배를 진행한다. 우선 배급사는 배급 업무에 대한 비용으로 수익의 배급수수료 10%를 취한다. 10% 역시 시장에서 통용되는 기준이다. 개별 계약에 따른 마케팅 비용 등에서 최종적으로 차이가 생기기도 한다. 이후 남은 수익은 영화의 투자사에 지급된 후 제작사에 분배된다. 한국 영화산업에서 그 비율은 6(투자사):4(제작사)다.
영화가 손익분기점(영화의 총제작비를 100% 회수하는 기점의 극장 매출액)을 넘기지 못했다면 수익 전체는 투자사로 들어가 원금을 메우는 데 쓰인다. 손익분기점을 넘겼다면 제작사가 인센티브 개념으로 40%의 순이익을 챙기는 것이다. 표3에는 총결제액을 100만원으로 가정했을 때 어떻게 수익금이 정산되는지 볼 수 있다. 업계 표준에 따른 것이므로, 실무 단계에서는 일부 퍼센티지의 변동이 생기기도 한다.
최근 <호프>의 해외 선판매 뉴스가 화제로 올랐듯이, 최근 영화 콘텐츠는 극장 매출액뿐 아니라 해외 선판매나 OTT 부가판권 계약 등을 통해 수익을 보완하는 편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여전히 극장 매출액이 영화 총매출액의 70% 가까이, 중소 영화의 경우엔 90%까지 차지하는 것으로 설명하며 극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해외와 비교하면 투자사의 수익 비율이 낮은 편이다. 이는 한국의 영화산업이 본격적으로 발전했던 1990년대, 소수의 제작자가 지금과 비교해 시장의 우위를 지녔을 때 정착된 비율이다. 이화배 대표에 따르면 “당시 대우, 삼성 같은 기업이 영화에 투자하던 시절에 영화제작은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었고, 그러다 보니 제작자들의 창작 독려 차원에서 6:4라는 비율이 정해진 것”이다. “이제 시스템이 바뀌었고, 투자 자본의 힘이 강해졌는데도 여전히 비율이 유지되는 이유는 투자사가 동시에 제작까지 진행하는 전략적 투자자 형태가 아직 시장에 많기 때문”(이화배)인 것으로 본다.
영화산업에서 투자자는 크게 두 종류다. 전략적 투자자와 재무적 투자자다. 전략적 투자자는 제작업을 겸하는 대규모 투자배급사 등을 일컫는다. 투자배급사들은 영화 투자 단계에서 전략적 투자자(SI)가 되어 배급권을 확보하고 자사 극장 브랜드의 상영 라인업을 채운다. 그외에도 제작에 참여하는 후반작업 업체, 저작권 보유 업체 등도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다.
재무적 투자자는 흔히 ‘여의도 자본’이라고도 하는 창업투자회사(보통 벤처캐피털, VC라고도 통칭)들이 대부분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기가 얼어붙자 투자계에서는 6:4 비율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투자에 따른 손실 위험을 투자자가 책임지는 구조인 데다 제작사는 배우 인센티브 등의 여타 수익까지 가져가는 방식이기에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이 메가박스중앙과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한, 한국 영화산업 전반의 침체를 초래하는 원인 중 하나다(영화진흥위원회 <영화 산업의 가치사슬과 구조 변화>(2023) 참고).
Keyword 4 - 배급사의 종류는?
메가박스중앙이 운영하는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배급사의 종류는 다양하다. 우선 국내 5대 투자배급사로 불리는 CJ ENM, 롯데엔터테인먼트, NEW, 쇼박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가 있다. 최근에는 바이포엠 스튜디오도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는 배급사로 활동 중이다. 대기업 기반의 CJ ENM(CGV), 롯데엔터테인먼트(롯데시네마),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메가박스)는 제작·상영·배급업의 수직계열화를 조성하고 있다. 메가박스중앙이 현재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유도 이와 맞닿는다. 메가박스중앙은 중앙그룹이라는 대기업 계열사로서 극장 브랜드 메가박스, 투자배급사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를 동시에 운영한다. 이를 통해 자사 영화 콘텐츠의 투자, 제작, 배급, 상영 효율을 높일 순 있지만, 이번처럼 한축이 무너질 경우 전반에 걸쳐 피해를 입게 된다.
한국의 수입·배급사를 거치지 않고 해외(할리우드) 작품을 극장에 바로 배급하는 해외 직배사들도 주요한 산업 구성체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유니버설 픽쳐스 인터내셔널 코리아(UPI), 소니픽쳐스코리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등이 있다. 이러한 주요 투자배급사, 해외 직배사의 2025년 극장 매출액 비율은 표4와 같다. 다소간의 순위 변동은 있겠지만, 지금 보이는 이름들이 매년 상위 목록을 차지한다. 그외 영화사 찬란, 그린나래미디어, 영화사 진진, 엣나인필름, 미디어캐슬, 판씨네마 등 외화, 다양성영화 수입 중심의 중소 배급사들이 시장을 꾸린다.
지역 중간 영화 배급사(이하 지역 영배사)도 있다. 서울의 중앙 배급사가 각 지역의 많은 극장에 영화를 공급하는 데 차질을 겪을 수 있기에, 그 중간에서 콘텐츠 공급과 부금 정산을 중개하는 업체다. 20세기에 물리적으로 영화 필름을 전달하는 일에 한계가 있었으므로 생긴 형태다. 과거에는 지역 상영권이나 지역 극장 매출의 정산 정보를 독점하고, 중간 수수료를 독식하는 등의 체제를 만드는 등의 부작용을 보이곤 했다. 하지만 2000년대 무렵 해외 직배사가 국내에 도입되고 금융실명제, 대기업 자본의 출현 등 제도적 변화가 생김에 따라 규모가 줄었지만, 지금도 운영되고 있다.
이유는 분명하다. 아무리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었다지만, 극장업은 기본적으로 오프라인 사업이기 때문이다. 한 배급사가 수백개의 지역 극장과 일일이 협의하거나 각 극장의 운영 방침을 알기는 어렵다. 콘텐츠 관리와 부금 정산의 효율성을 위해선 중개자가 필요한 것이다. 예를 들어 멀티플렉스 직영점이 아닌 위탁상영관이 부금 정산을 하지 못하게 된다면(혹은 그러지 못할 것이 예상된다면) 해당 극장에 콘텐츠 공급을 중단하는 등의 일을 지역 영배사가 관리한다. 이번 메가박스중앙 사태 당시 지역 극장 일부에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등 대작이 상영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 퍼진 배경이 바로 이 지점이다. 다만 위탁상영관 입장에선 멀티플렉스 본사에 더해 지역 영배사에까지 수수료를 이중으로 내야 하는 등의 부담이 생기고 있다.
Keyword 5 - 기준 밖의 예외들
지금까지 한국 영화산업 배급망의 기초 구조를 살폈다. 하지만 기준 밖의 예외와 변수들도 다양하다. 예를 들어 영화푯값의 결제액과 실제 극장이 거두는 금액 사이에 차액이 있다는, 이른바 ‘객단가 논란’이 몇년째 화두다. 객단가란 관객 1인이 극장을 한번 이용할 때 실제 지출한 금액의 평균값을 뜻한다. 이동통신사 할인 등으로 발생한 금액을 극장이 배급사와 제대로 공유하지 않고 분배하지 않아, 객단가가 비정상화되고, 업계 통상 부율에 문제가 생겼다는 주장이 있는 것이다.
이는 메가박스중앙 사태에서 메가박스의 위탁상영관들이 직접적인 위협을 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메가박스 위탁상영관들은 지난 몇달간의 정산금을 본사로부터 받지 못할 위기에 처해 있지만, 그 정확한 액수도 공유받지 못하고 있다. 영화표 결제액의 90% 상당을 차지하는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페이 결제 종류의 수익은 위탁상영관이 아닌 본사로 결제되고, 이후 위탁상영관에 지급되는 시스템이다. 여전히 본사에 묶인 돈이 있지만, 그 금액의 정확한 할인가와 객단가를 알 수 없기에 수익 보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앞서 배급사에 대한 극장의 부금 정산이 상영 종료 후 45일이라 설명했지만, 현장에선 또 다양한 변수가 있다. 45일은 말 그대로 평시의 기준일 뿐 극장의 재무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3대 멀티플렉스의 관습에 따라서도 일부 달라지고, 각 극장의 재무 상황에 따라 60일 이상 지연되는 사례도 있다. 하여 매출액 규모가 큰 만큼 부금 정산이 늦어진다면 타격이 큰 대작 영화의 경우 배급사가 극장과 주 단위 정산을 계약할 때도 있다. 이번 메가박스중앙 사태로 인해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소니픽쳐스코리아, UPI 등이 메가박스측에 주 단위 정산을 대대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객단가 논란, 홀드백 이슈, 불확실한 정산 주기 등으로 인한 영화산업과 배급 구조의 불투명성, 불확정성은 곧 재무적 투자자들의 투자 위축으로도 이어진다. 예측할 수 없는 요소가 많은 산업일수록 투자의 안정성이 떨어지고, 시장 불공정의 여지가 있을수록 투자의 변수가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메가박스중앙 사태의 현황은?
7월20일 전국 메가박스 위탁상영관 일동은 메가박스중앙의 회생절차를 담당 중인 서울회생법원 제2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위탁상영관의 온라인 영화티켓 예매대금은 메가박스중앙의 일반 영업수익이 아니라 위탁상영관에 귀속되어야 할 거래대금이며, 메가박스중앙은 이를 일시적으로 정산·중개하는 역할을 수행”한 것이므로, 위탁상영관의 채권을 보존해달라는 내용이다. 메가박스중앙로부터 예매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면, 메가박스 브랜드 극장의 60% 이상인 위탁상영관 대부분이 존속하기 어려워진다. 극장뿐 아니라 위탁상영관으로부터 부금을 정산받아야 할 여러 배급사, 배급 단계에 연관된 홍보사 등 영화산업 전반에 연쇄적 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가 위탁상영관 및 영화 업계 관계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애쓰고 있다. 메가박스중앙에 대한 예매 대금 지급 확정 촉구, 각종 피해 접수와 법률 자문 등을 진행하는 중이다. 오는 7월29일에는 정부 주최로 ‘메가박스중앙 회생절차 관련 영화계 피해업체 설명회’를 연다. 메가박스 위탁상영관과 기타 채권단, 관계자들이 모여 회생 전문 법조인의 자문을 받을 수 있는 자리다.
메가박스중앙 사태가 더욱더 화제로 올랐던 이유는 마침 이 시기에 <호프> <오디세이>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등의 국내외 대작 상업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규모 상업영화에 관심이 쏠릴수록, 작은 독립·예술영화의 배급은 더욱더 어려워지기 마련이다. 독립·예술영화의 배급과 정산 구조도 앞서 살핀 국내 배급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개봉 주차에 스크린 수천개를 두고 싸우는 대규모 상업영화와 달리, 독립·예술영화는 10~20개 안팎의 멀티플렉스 스크린을 확보하려 애써야 한다. 또한 시장 논리보다는 정부 제도에 연관된 논점이 더 많다. 최근 한국의 작은 독립·예술영화를 꾸준히 배급하는 배급사들의 이야기를 청취하여, 독립·예술영화의 배급 현황과 문제점이 무엇인지 살폈다.
독립·예술영화가 상영될 수 있는 숫자는?
지금처럼 <호프> <오디세이>가 걸려 있는 시기에는 독립·예술영화의 배급이 더욱 어려워진다. 7월8일 개봉한 독립영화 <미명>의 배급사 시네마토그래프의 이윤영 대표는 “멀티플렉스의 성수기, 비성수기에 따라 독립영화가 들어갈 수 있는 상영관 수도 정해지는 편이다. 지난해 개봉한 <에스퍼의 빛>은 비수기(11월)에 CGV에서 12~13관을 받았지만, 최근 개봉한 <미명>은 CGV에서 5~6관을 확보했고, 롯데시네마엔 전혀 들어가지 못했다.”
이윤영 대표의 설명처럼 독립·예술영화는 한국영화 스크린쿼터제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통상적으로 여름과 연말 성수기에는 대작이 극장을 차지한다. 연간 최소상영일수가 73일로 정해진 한국영화 스크린쿼터는 봄과 가을 비수기에 채워지는 편이다. 이에 독립·예술영화의 배급 시기가 9~11월 등 비수기에 몰리면서 상영관 확보는 더욱 어려워진다.
한국영화 스크린쿼터제가 있더라도 한국 독립영화 배급은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 백다빈 필름다빈 대표는 7월22일 개봉한 독립다큐멘터리 “<소영의 노력>은 35개 정도의 스크린(멀티플렉스, 독립·예술영화전용관 포함)을 잡을 수 있었는데, 그나마 한국영화 쿼터가 적용되는 시기라 이 정도였고 성수기에는 20개를 채우기 어려울 때도 많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같은 마케팅 비용을 쓰는 비슷한 규모의 영화여도, 한국 독립영화에 비해 외화가 1.5배 정도의 상영관을 잡는다”(백다빈).
쿼터제를 강화해야 한다?
독립·예술영화 배급과 상영엔 또 다른 일종의 쿼터제가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독립·예술영화전용관 운영지원 사업 조건을 통해서다. 독립영화전용관은 연간 실제 상영일수의 60%(219일) 이상을 독립영화 상영으로 채워야 한다. 예술영화전용관은 독립·예술영화를 연간 219일 이상, 한국 독립·예술영화를 73일 이상 틀어야 한다. 또한 한국 독립·예술영화 중 70%(51일) 이상은 한국 독립영화로 채워야 한다. 하지만 제도의 허점은 있다. 배급사 대표 A씨는 “예전의 독립·예술영화를 재개봉하는 식으로 쿼터를 채우고 모객하는 독립·예술영화전용관도 있기에, 상영 회차 면에서 명확한 보장을 받진 못하는 편”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독립·예술영화로 묶이지만 팬덤을 갖추고 큰 자본으로 배급되는 영화들에 다른 독립·예술영화가 밀려나는 느낌을 받는다”라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국 독립·예술영화에 대한 멀티플렉스 쿼터 제도를 강화하고. 실질 개봉작에 지원을 더 해야 한다는 의견도 등장한다. 하지만 백다빈 대표는 “쿼터와 지원금 제도엔 한계가 있다. 현재 한국 독립영화 배급의 주요 문제는 예술영화 관객층에도 한국 독립영화만 투명인간으로 취급받는 현실”이라고 짚었다. 배급의 문제를 떠나서, 모객에 대한 근본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동안 적극적인 티켓 프로모션 등을 통해 한국 독립·예술영화의 관객을 모으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독립영화계는 기존 프로모션 전략의 한계를 느낀 상태다. 이에 자체 배급과 1인 배급 형태로 최대한 지출을 줄이는 방향을 택하는 중이다. 즉 한국 독립·예술영화의 배급은 상업영화의 구조적 문제와 또 달리, 모객이라는 현실적 문제에서 고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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