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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은 혼자가 아니라 21세기에서 날아온 미지의 존재 단심과 함께합니다. 차세계가 서리라는 도무지 알 수 없는 여자를 받아들이고 있는 그대로 사랑했듯이, 현도 단심을 서리가 아닌 단심으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종국에는 사랑할 거라고 봅니다. 대군 현과 궁녀 서리는 애초에 신분의 차이가 있었기에 서로 마주 서지 못했고, 현은 서리에게 좋은 모습만 보이려 합니다. 이것조차 서투른 첫사랑답습니다. 하지만 진짜 일생을 함께할 사랑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은 도망자 신세가 됨과 동시에 왕족이라는 허울을 벗었고, 가면조차 깨어졌고, 단심과 동등한 입장에서 나란히 걸으며 손에 가진 것 하나 없이 새 인생을 시작합니다. 서로 치부도 보이고 못 볼 꼴도 겪으며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것이 현을 비로소 살아 있다고 느끼게 할 거라고 믿습니다.
현은 절대 단심을 서리와 같은 얼굴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랑하게 될 것 같지는 않고요. 물론 처음 화살을 맞고 바다에 몸을 던졌다가 구사일생했을땐, 미래에서 온 단심을 정인이라 여기며 지극정성으로 간호했을 겁니다. "기억에서 지우라"는 말을 해서인가 하고, 기억이 온전치 못해 헛소리(?)를 해대는 단심에게 죄책감을 갖기도 할 거고요. (현의 입장에서 미래에서 왔다는 단심의 말은 사고 후유증이라고 여겨질 테니까요. 마치 차세계가 조선에서 왔다는 서리 말을 못 믿듯이.) 그리고 분명 정인이 있다고 말했는데 그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단심을 보고 내심 좋아하는 자신을 혐오하기도 할 겁니다. 그런 일종의 삽질(?)을 거친 후 차세계가 서리를 이해했듯, 현도 결국 단심의 존재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그사이 이미 '단며들어' 있을 거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