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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리뷰) 왕사남 쿠플 풀린 기념 감상문(ㅅㅍ 없음, 첫눈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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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2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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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사남 쿠플 풀린 기념으로 한번 더 보고 하고 싶었던 얘기 정리해서 써보는 리뷰

1. 전반적인 연출 템포가 아쉬움

우선 형식적인 연출 부분만 얘기하면 아쉬운 부분이 없는 영화는 절대 아님. 호랑이cg 이런 건 진짜 순수 기술 파트라 (ㅋㅋㅋ) 오히려 덜 거슬렸고... ott 버전은 영화버전보다 많이 다듬어져나와서 괜찮았음. 다만 나는 시퀀스별로 속도감 완급 조절이 조금 아쉽다고 느꼈음. 특히 오프닝 시퀀스가 궁 내부에서 시작하고 그 이후 시퀀스가 광천골로 이어지는데 이 두 시퀀스의 속도감이 비슷하더라고. 나는 궁 내부 시퀀스 속도감을 좀 늦추고 묵직하게 가고(완전 루즈하게는 아니지만) 그 이후로 살짝 가볍고 빠르게 광천골 시퀀스가 붙었으면 오히려 대비감이 더 살았을 것 같음. 이 부분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연출 호흡들이 살짝 아쉽더라고... 좀 더 길게길게 보고 싶은 컷들이 있었는데 조금 빠르게 넘어가는 것들이 많다는 느낌. 

 

2. 전개가 촘촘하지 못함

이건 대부분 사람들이 지적했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완전 백지 역사에다 살을 붙이는 거기 때문에 한계가 있었을 것 같긴 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위가 식음전폐하다 마음을 바꾸게 된 계기라던가 혹은 광천골 사람들이 홍위에 대해 인식 전환이 이루어진 과정이라던가 광천골 사람들과 친해지는 부분이라던가 이런 것들을 너무 후루룩 넘긴 느낌? 물론 나도 너무 질질 끌면 뒷부분이 덜 강조되는 부분이 있어서 어느정도 이해는 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섬세하게 살을 조금 더 붙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음. 

 

3. 인물 볼륨이 좀 아쉬움

이건 그냥 개인 취향일 수도 있는데... 영화 중간중간 좀 볼륨이 빈다는 느낌을 많이 받음. 힘주는 장면에서는 볼륨감을 더 채웠으면 좋았을 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음. 특히 인물 볼륨, 엑스트라가 조금 부족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은 장면이 좀 있었는데 많이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지만 두 번 정도 보고 나니 좀 아쉬운 부분으로 기억에 남더라고.

 

4. 볼륨이 아쉬운 대신 디테일은 좋았음

전체적인 화면 볼륨은 아쉬웠지만 인물 하나하나에 신경 쓴 디테일은 많이 느껴졌음. 그래서 3번 단점이 어느정도 완화된 것 같음. 의상이랑 소품 전부 제작이라고 알고 있는데 확실히 신경 쓴 티가 많이 났음. 조연들 의상도 대충 만든 것들이 없더라고. 이런 부분 생각하면 그냥 양보다 질을 선택한 것 같긴 해서 나도 둘 중 하나 선택하라고 하면 질을 선택했을 것 같긴 함ㅋㅋㅋ

 

5. 이 모든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좋았던 이유는 두 가지 포인트인데 연기랑 메시지였음.

 

5.1 연기

일단 연기는 진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칭찬해서 내가 더 입 뗄 것도 없다고 생각하긴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기력을 칭찬하지 않고 넘어가는 건 영화덕후로서 참을 수가 없어서ㅋㅋㅋ 솔직히 연기 얘기로만 한 페이지 가득 채울 수 있을 것 같지만 좀 줄여서 얘기하자면 이 영화를 큰 줄기로 끌고 가는 인물이 두 명인데, 이 둘의 시너지가 진짜 대단했음. 근데 이 시너지가 진짜 쉽지 않은 게 사실 캐릭터로만 보면 한쪽에 잡아먹히기 쉬운 관계거든. 일단 엄흥도라는 인물 자체가 액션도 크고, 대사량도 압도적으로 많은 데다 무려 배우가 >유해진<임... 이런 연기를 같이 받아내면 정말 너무너무 좋은 연기 시너지가 나지만, 아니라면 그냥 진짜 유해진'만' 보이게 될 수도 있는데 상대 배우인 박지훈이 그걸 다 받아내더라고. 솔직히 좀 놀람. 단종은 일단 절대적으로 대사 분량도 적고 활동 분량 자체도 적기 때문에 표정과 자세만으로 굉장히 많은 것들을 이야기해야 하는 인물인데 스크린에 비치는 표정 하나 하나 허투루 쓰지 않는 느낌이었음. 그냥 둘다 미친 사람 같았어요 진짜로...(pppp) 솔직히 보기 전에 내 편견으로는 유해진이 너무 거대한 파도같고 박지훈은 너무 작은 돛단배 같아서 그 돛단배가 파도에 덮쳐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막상 영화 시작하니까 작은 돛단배가 그 파도를 같이 타고 있는 걸 지켜보는 것 같았음. 내 편견이 부서진 순간이지만 오히려 그게 너무 짜릿했다... 그리고 이 두 사람에게 내리치는 게 번개가 한명회, 유지태. 와 진짜 개ㅐㅐㅐㅐㅐ무서워... 진짜 많이 등장하지 않는데 계속 그 존재감이 스크린 내내 부유하고 있는 것 같았음. 그가 없는 광천골에서도 한명회 그림자가 계속 존재하는 느낌. 등장 대비 존재감이 진짜 압도적이었는데 정말 타고난 영화배우라고 늘 생각함. 근데 그냥 이 영화에서 연기 못하는 사람? 이 존재하지를 않았음. 어떻게 캐스팅했는지 신기한 수준. 

 

그리고 연기랑 일맥상통하긴 하는데 다들 발성과 발음이 너~~~~~~~~~무 좋음. 영화관 가면 보통 한영은 자막을 안 달아주잖아. 그럼 어떤 영화는 진짜 제발 자막 좀 주세요 할 정도로 사운드가 안 들리거나 발성 약한 배우들 한둘씩은 있기 마련인데 여긴 진짜 사운드가 좋은 건지 배우들 발성 발음이 좋은 건지 대사 처리가 너무 깔끔하고 좋았음. 왁자지껄 떠드는 장면에서도 귀 하나도 안 산만하고 고막이 너무 깨끗-. 그리고 유해진 씨 진짜 매번 신기한 게 어떻게 그 많은 대사량에도 발음이 단 한번도 꼬이지 않으시나요 진짜 볼때마다 귀정화하는 기분. 박지훈도 그렇고 유지태도 그렇고 다들 사극 발성 기본기가 너무 좋아서 아주 듣기에 편안했다~

 

5.2 메시지

그리고 난 이 영화가 연기만큼 좋았던 게 메시지였는데, 나는 연출에서 기술적인 부분만큼 중요한 게 영화가 전달하려고 하는 메시지라고 생각하거든. 이 영화를 왜 만들어야하는가? 왜 봐야하는가? 영화가 관객들을 어떤 부분에서 설득할 수 있고 어떤 부분에서 예술적 정당성을 지닐 수 있는지. 특히 이런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하는 사극은 이런 목표에서 쉽게 벗어나기 힘든 장르기도 하고... 그런 점에서 나는 역사가 다루지 않았지만 꼭 한번쯤은 다뤘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 메시지를 준 게 좋았음. 단종의 이야기는 사실 너무 많은 사극에서 다뤄져 왔지만 그 이야기의 대부분은 상류층들의 권력 싸움, 정치적 싸움 속에서 희생당한 왕으로만 비춰졌고 성리학적 신념에 의해서 충절을 지키다 죽은 충신들에 대한 이야기가 훨씬 많았는데, 이 영화에서는 그런 부분보다는 민중들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이 신선했음. 당시 사료에서도 많이 나오지만 단종의 폐위 이후에 전국 각지의 지방의 민중들이 단종 유배지로 향했던 것도 사실이고, 수양에 대한 민중의 이미지도 안 좋았던 것도 사실이고, 단종을 향해서 쌀과 먹을거리를 던져줬다는 것도 다 사실이잖아. 근데 난 사실 양반들이 자신의 충절을 위해 목숨을 내놓은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자기 먹고 살기에 급급한 민중들이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왕을 향한 충심을 보여줬다는 게 너무 큰 마음 같거든. 그런 면에서 단종을 향한 민중들의 충심을 다뤘다는 메시지가 너무 좋았음. 기록되지 않았다고 그 마음들이 절대 가벼운 건 아니니까 그런 부분을 무겁게 다뤄줬다는 게 이 영화의 큰 의의라고 생각함.

 

-

장면별로 디테일하게 앓고 싶은 부분도 많지만 혹시 안 본 사람도 있을 수 있으니까ㅋㅋㅋㅋ 아무튼 아쉬움이 아예 없는 영화는 아니지만! 영화가 주는 메시지와 연기만으로도 볼만한 가치가 충분한 영화라는 것이 나의 결론...이고 사실 영화관에서 봤으면 더더 좋았을 드라마지만 혹시라도 안 본 사람 있으면 쿠플에서라도 한번쯤 챙겨보기를!


(얘기하다 보니 길어짐 이렇게 길게 쓸 생각은 아니었는데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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