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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맨 끝줄 소년', 편협한 욕망은 어떻게 사람을 망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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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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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끝줄 소년', 편협한 욕망은 어떻게 사람을 망치는가 [여의도스트리밍]





모든 창작은 욕망에서 비롯된다. 스스로도 매혹되지 못한 이야기가 타인을 사로잡을 리 없다. 다만 그 욕망이 창작을 넘어 창작자를 집어삼키기 시작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좋음과 옳음 사이, 상상과 현실 사이의 경계가 무너질 때 인간은 어디까지 추락할 수 있을까. '맨 끝줄 소년'은 그 위험한 욕망의 민낯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작품이다.


지난달 26일 전 회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맨 끝줄 소년'(연출 김규태/제작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지티스트)은 실패한 작가이자 국문학과 교수인 허문오(최민식)가 강의실 맨 끝줄 소년 이강(최현욱)의 천재성을 발견하고 그의 글에 집착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드라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압도적인 몰입감이다. 극의 중심에는 허문오의 문학 수업에서 공개되는 이강의 소설이 있다. '맨 끝줄 소년'이라는 드라마 안에 또 하나의 소설이 들어가는 액자식 구성을 취하는데, 회차가 거듭될수록 현실과 소설의 경계는 점점 흐려진다. 어느 순간 시청자는 드라마를 보는 건지, 이강의 소설을 읽는 건지조차 헷갈릴 만큼 이야기 속으로 깊이 빨려 들어간다.


허문오가 이강의 글을 읽으며 빠져드는 감정은 그대로 시청자의 감정이 된다. 매번 절묘한 순간 "다음에 계속"으로 끝나는 소설은 웬만한 스릴러보다 강한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처음에는 교수와 학생의 관계였던 두 사람은 어느새 독자와 작가로 뒤바뀌고, 시청자 역시 이강의 다음 이야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또 다른 독자가 된다.



이 과정에서 더욱 흥미로운 건 이강의 글보다 그것을 읽는 허문오의 변화다. 번듯한 작품 하나 남기지 못했다는 열등감과 좌절을 품고 살아온 허문오에게 이강의 재능은 선망이자 질투이고, 구원이자 파멸이다. 그는 자신의 욕망을 합리화하며 이강이 계속 글을 쓰도록 부추기고, 그럴수록 둘의 관계는 점점 위험한 방향으로 치닫는다. 반면 이강은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다. 감정을 읽을 수 없는 그의 표정과 시선은 극 전체를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불안 요소다.


겉으로는 아름다운 소설을 함께 만들어가는 스승과 제자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서로의 속내를 감춘 채 끊임없이 주도권을 빼앗으려는 심리전이 펼쳐진다. 회를 거듭할수록 이어지는 반전과 클리프행어는 좀처럼 숨 돌릴 틈을 주지 않는다. 매회 엔딩은 충격과 공포를 남기고, 모든 것을 이해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다시 방향을 틀어버린다. 이야기에 휘둘리는 허문오의 혼란은 어느새 시청자의 혼란이 된다.


작품이 던지는 질문은 사건의 진실보다 인간의 욕망에 가깝다. 진실을 알고 싶다는 욕망,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 뛰어난 재능을 소유하고 싶다는 욕망, 누군가를 통제하고 싶다는 욕망. 인간을 움직이는 가장 원초적인 감정들이 어떻게 명분을 얻고, 어떻게 폭주하며, 끝내 한 사람을 무너뜨리는지를 차근차근 보여준다.



배우들의 연기는 더할 나위 없다. 최민식은 허문오라는 인물의 욕망과 초조함, 오만과 비참함을 눈빛과 호흡만으로 설득해낸다. 권위적인 교수였다가도 재능 앞에서는 초라한 인간으로 굴복하고, 의욕과 절망을 오가는 과정이 놀라울 만큼 자연스럽다.


라이징 스타 최현욱 역시 존재감을 잃지 않는다. 상대가 대선배 최민식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흔들림 없는 연기를 보여준다. 끝까지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이강이라는 인물을 절제된 표정과 말투으로 완성했다. 무표정한 얼굴 뒤에 선의와 악의, 진심과 계산이 모두 공존하는 듯한 미묘한 연기는 마지막 순간까지 시청자를 의심하게 만든다. 최민식이 감정을 폭발시키며 극을 끌고 간다면, 최현욱은 침묵과 여백으로 긴장감을 빚어낸다.


화려한 반전만으로 승부하는 작품이 아니다. 이야기의 껍데기는 서스펜스지만, 그 안에는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쉽게 이성을 잠식하고 관계를 파괴하는지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 담겨 있다. 총 6부작, 15세 이상 관람가.



이해정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https://news.mtn.co.kr/news-detail/2026070109513912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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