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잡담 맨끝줄소년 문학이 아름다울수록 현실의 윤리는 더욱 처참하게 무너진다. 미학적 성취는 도덕적 타락과 공존할 수 있는가. 오래된 이 질문은 이 드라마에서 가장 오늘의 얼굴로 되살아난다.
175 4
2026.07.01 00:32
175 4



허문오는 이강의 글을 교정하며 자신이 서사의 제어권을 쥔 창조주라고 믿는다. 그러나 실상은 소년이 구축한 허구의 세계에 종속된 유령이다. 창작자가 피조물에게 지배당하고, 비평가가 텍스트의 노예로 전락하는 이 전도는 문학적 작가성(Authorship)을 정면으로 묻는다. 진정 이야기를 지배하는 자는 누구인가. 펜을 쥔 소년인가. 아니면 그 문장을 욕망하다 삶을 잠식당하는 늙은 독자인가.


허문오가 이강의 글에 집착한 이유는 문학에 대한 순수한 열정도, 제자를 향한 시기나 질투도 아니었다. 타인의 가장 내밀한 삶을 합법적으로 훔쳐보고 싶은 병리적 욕망이었다. 예술 비평과 문학 지도라는 방패 뒤에 숨어 그는 소년의 눈을 빌려 담장 너머의 삶을 유린한다. 


이강의 문장은 플로베르가 말한 일물일어설(一物一語說)처럼 치밀하고 냉정하다. 그러나 그 문장에는 치명적인 독이 스며 있다. 대상의 삶을 미적으로 승화하는 대신 살아 있는 인간을 한 조각씩 해체하고 박제하는 폭력의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문학이 아름다울수록 현실의 윤리는 더욱 처참하게 무너진다. 미학적 성취는 도덕적 타락과 공존할 수 있는가. 오래된 이 질문은 이 드라마에서 가장 오늘의 얼굴로 되살아난다.


허문오는 이강을 안다고 믿었다. 이강의 서사 속 인물들을 오래 알고 지낸 이웃처럼 받아들였다. 그러나 그가 붙잡은 것은 소년이 파놓은 허구의 덫이었다. 그 안에서 그는 자신의 도덕성과 가정을 송두리째 잠식당한 가련한 독자가 된다. 소년은 스승의 결핍과 열등감을 정확히 읽어냈다. 그리고 그가 보고 싶어 하는 타인의 붕괴를 맞춤형 서사로 써 내려갔다.


허문오가 이강의 글에서 발견했다고 믿은 것은 문학이 아니었다. 평생 갈망했지만 끝내 갖지 못한 것들의 환영이었다. "가본 적 없는 곳에 대한 향수, 만난 적 없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 그 문장은 결국 허문오 자신의 갈망을 비추는 거울이었다. 맨 끝줄은 모두를 볼 수 있지만 누구도 자신을 보지 않는 자리다. 동시에 누구와도 관계 맺지 않는 자리다. 관계의 출발은 상대를 인식하는 일이며, 상대 역시 나를 인식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관음은 그 상호성을 거부한다. 그래서 애초부터 관계가 아니다.




스퀘어에 올라온 비평 몇 부분 발췌함 좀 복잡하지만 읽어보니 흥미롭다

https://theqoo.net/dyb/4263596521





댓글 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tvN <오싹한 연애>의 레이나 호텔 체크인🔑 초대권 이벤트 👻🏨 126 06.29 33,944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620,474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3,053,504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528,391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6,287,565
공지 잡담 발가락으로 앓든 사소한 뭘로 앓든ㅋㅋ 앓으라고 있는 방인데 좀 놔둬 6 25.09.11 556,751
공지 잡담 카테 달고 눈치 보지말고 달려 그걸로 눈치주거나 마플 생겨도 화제성 챙겨주는구나 하고 달려 8 25.05.17 1,151,678
공지 잡담 카테 달고 나 오늘 뭐 먹었다 뭐했다 이런 글도 난 쓰는뎅... 13 25.05.17 1,224,524
공지 스퀘어 차기작 2개 이상인 배우들 정리 (5/22 ver.) 163 25.02.04 1,822,435
공지 알림/결과 ─────── ⋆⋅ 2026 드라마 라인업 ⋅⋆ ─────── 123 24.02.08 4,653,069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라마 시청 가능 플랫폼 현황 (1971~2014년 / 2023.03.25 update) 16 22.12.07 5,579,530
공지 알림/결과 ︎︎🪄◝✨ (੭ ᐕ)੭*⁾⁾ 뎡 배 카 테 진 입 문 (~˘▾˘)ノ =͟͟͞🎟 175 22.03.12 7,146,272
공지 알림/결과 블루레이&디비디 Q&A 총정리 (21.04.26.) 11 21.04.26 5,732,809
공지 알림/결과 OTT 플랫폼 한드 목록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티빙) -2022.05.09 238 20.10.01 5,822,918
공지 알림/결과 만능 남여주 나이별 정리 310 19.02.22 5,959,609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영배방(국내 드라마 / 영화/ 배우 및 연예계 토크방 : 드영배) 62 15.04.06 6,130,340
모든 공지 확인하기()
15954984 잡담 와 이희준 후보에도 없는건 ㄹㅇ 의외네.. 09:16 11
15954983 잡담 맨끝줄소년 비하인드 스틸 더 줘요 09:16 1
15954982 잡담 헐 미친 취사병 청룡 후보듬? 3 09:16 22
15954981 잡담 김유정 또 없어? 1 09:16 33
15954980 잡담 스김부장 스틸기사 뜸 아빠들3명 뭉친다 09:15 30
15954979 잡담 포핸즈 둘다 고딩으로는 안보인다 09:15 17
15954978 잡담 은중상연이 진짜 업계픽인거 같음 4 09:15 85
15954977 잡담 사랑통역 주차 청룡시리즈 노미 ㅊㅊㅊ 2 09:15 20
15954976 잡담 솔직히 노미복,상복있는게 보이는 연예인들도 3 09:15 104
15954975 잡담 취사병 터진거 회사 아저씨들 한테 느낌 1 09:15 37
15954974 잡담 레이디두아 박보경 배우 드라마로 관심 이렇게까지 처음 받아본댔는데 노미 마음 좋아ㅠㅠㅠㅠㅠ 1 09:15 13
15954973 잡담 신인여자는 전소영 받겠다 09:14 37
15954972 잡담 맨끝줄소년 감독님 생각보다 젊어보이셔 09:14 8
15954971 잡담 사랑통역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후보 2 09:14 26
15954970 잡담 맨끝줄소년 하 스틸 좀만 풀어줘도 좋네 2 09:14 9
15954969 잡담 허수아비 이희준이 노미에 없다니... 2 09:14 65
15954968 잡담 청룡시리즈 작품상이나 연기상 후보 그냥 노미기준 궁금하긴함 09:14 42
15954967 잡담 ▶ 최우수작품상 : 메이드 인 코리아, 유미의 세포들 시즌3, 은중과 상연, 취사병 전설이 되다, 허수아비 7 09:14 94
15954966 잡담 김무열 왜없지했는데 6.1까지ㄴ네 2 09:14 86
15954965 스퀘어 킬쇼 이동욱 돌아온다,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 22일 공개 확정 09:14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