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이미지 보기SBS ‘멋진 신세계’
[뉴스엔 하지원 기자] '멋진 신세계' 작가가 첫 작품에서 임지연, 허남준과 호흡한 것을 두고 '오뉴월의 서리와 같은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6월 20일 종영한 SBS '멋진 신세계'(연출 한태섭, 김현우/ 극본 강현주)는 희대의 조선 악녀 영혼이 씌어 ‘악질’해진 무명배우 신서리와 자본주의의 괴물이라 불리는 악질재벌 차세계의 일촉즉발 전쟁 같은 로맨스 드라마다.
'멋진 신세계'는 최종회 시청률 11.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은 '멋진 신세계'는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TV쇼 비영어 부문 1위에 오르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강현주 작가는 30일 뉴스엔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집필하며 임했던 태도를 솔직하게 토로하면, 스스로 보고 싶은 서사와 인물을 마음껏 썼다는 것"이라며 "감사하게도 이 이야기를 사랑해 주셔서 뭉클할 따름이다. 신인 작가로서 계속 이렇게 이야기를 꾸려 나가도 되겠다는 신호를 받은 기분이다. 마치 어두운 밤바다 위를 홀로 표류하다가 등대의 한 점 불빛을 만난 것처럼 안도가 된다. 이 빛을 따라가면 뭍으로 향할 수 있겠다는 작은 확신을 시청자분들께서 주셔서 감사하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강 작가는 '멋진 신세계'를 집필하며 주안점을 둔 부분에 대해 "드라마는 시대의 공기를 마시고 함께 숨 쉬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시대성과 현실성에 주안점을 두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강 작가는 판타지라는 장치를 통해 과거 인물을 현대로 소환하는 서사가 개연성 있게 그려지길 바랐다며 "이미 많은 선례가 있는 타임슬립물의 익숙한 통과의례들은 과감하게 건너뛰고 추진력을 살리는 데 집중했다. 오프닝 시퀀스를 인물의 전생사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사약 씬으로 시작하거나, 현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코미디를 최대한 지양한 점이 그렇다. 서리라는 인물이 과거에서 왔으나 명민하고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로 서사 위에 서는 것이 지금 시청자의 정서와 맞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 작가는 "동시에 이 인물이 시청자분들께 진짜 살아있는 사람처럼 다가가길 바랐다. 어떤 설정의 집합체라기보다 살아있는 인물로 스며들기 위해선 입체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남자 중의 상남자, 누구보다 MZ한 조선여자, 불꽃처럼 타오르지만 내면엔 얼음조각을 숨긴 연약함. 이런 대치되는 지점이 인물을 사람답게 보이게 한다고 봤다. 사람이란 마주하는 사람에 따라 그리고 상황에 따라 부박하기도 하고 따뜻하기도 하다. 문도가 타인에게 비정하지만 아들에겐 애틋하듯, 이해타산만 따지는 것 같은 홍 대표가 서리의 아픔은 감춰줬듯이 이런 다면적인 모습을 녹여 인물들이 정말 어딘가 살아 숨 쉬고 있을 거라고 시청자분들이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강 작가는 시청자들이 ‘그래 그래도 삶은 살아볼 만 하다’라고 생각해 주길 바랐다고 고백했다. 강 작가는 "사실 이는 시작부터 끝까지 인물과 서사로 끊임없이 이야기해왔다. 메시지나 주제라고 정의 내리고 싶진 않지만, 결국 그렇게 느껴 주십사 했다. 고통과 슬픔이 있기에 기쁨도 행복도 느낄 수 있는 생이란 값진 것이라고, ‘그러니 소중한 사람의 손을 잡고 이 삶을 살아가 보자’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특히 강 작가는 주연 배우 임지연에 대해 "한겨울 강행군의 촬영이 진행되는 중에도 메신저로 장면 하나, 대사 한끝을 고민하며 작가의 생각을 물었다. 이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 중 한 사람인데 이렇게 치열하고 진심이구나, 깊게 파고드는 모습에 작가로서 행복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허남준은 이 작품의 성패 그 자체였다며 "차세계라는 캐릭터도 서리만큼 난도가 높은 인물인데, 그 복합적이고 변화무쌍한 매력을 정확히 조준하고 명중시켰다. 집에서 본방을 시청할 때 느낀 건 저 사람이 차세계란 배역에 빙의했다는 것이었다. 저런 눈빛과 표정은 연기로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것이어서, 허남준이 아닌 차세계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차세계를 아예 허남준의 것으로 만들었다고 본다"고 극찬했다.
강 작가는 "첫 작품에서 이렇게 실력과 인품까지 완벽한 배우 두 분을 만난 것은 작가인 저에게 '오뉴월의 서리'와 같은 기적이었다. 신서리와 차세계를 가슴 깊이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