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qoo

[시네마 산책] 이야기를 탐한 사람의 얼굴, ‘맨 끝줄 소년’

무명의 더쿠 | 06-29 | 조회 수 251



https://m.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629010010008



[시네마 산책] 이야기를 탐한 사람의 얼굴, ‘맨 끝줄 소년’

이다혜 기자


최민식·최현욱, 창작을 둘러싼 욕망과 심리전

한 학생의 문장이 흔든 한 교수의 욕망


좋은 이야기를 알아보는 일은 때로 위험하다. 오래전 잃어버린 재능과 자존심을 건드릴 때는 더 그렇다. 넷플릭스 시리즈 '맨 끝줄 소년'은 한 학생의 글에 마음을 빼앗긴 교수가 결국 그 이야기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심리 서스펜스다.

'맨 끝줄 소년'은 20년 전 소설 한 권을 낸 뒤 더 이상 쓰지 못하는 국문학과 교수 허문오(최민식)에게서 시작된다. 강의실 맨 끝줄에 앉은 공대생 이강(최현욱)의 글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하면서다. 동명의 스페인 희곡을 원작으로 한 작품은 창작과 욕망, 현실과 허구가 뒤섞이는 과정을 좇는다.


허문오는 오래된 패배감에 붙들린 인물이다. 스타 작가가 된 대학 동기 김수훈(허준호)을 향한 열패감, 자신의 문장을 부정당했던 상처는 여전히 그를 따라다닌다. 그런 허문오 앞에 이강이 나타난다. 무심한 얼굴로 강의 오류를 짚고, 작문 과제에서는 교수조차 다음 문장을 기다리게 할 만큼 선명한 글을 내놓는다. 허문오는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둘만의 수업을 제안한다.


하지만 이강의 글은 순수한 상상력에서만 나오지 않는다. 그는 친구 김세윤(이진우)의 집을 드나들며 가족들의 일상과 감정을 지켜보고, 그것을 자기 이야기로 옮긴다. 현실은 소설이 되고, 사람들은 누군가의 문장 속 인물이 된다. 학생의 재능을 키우려던 교수는 어느 순간 이강의 글을 기다리는 독자가 된다.


작품은 천재적인 학생보다 그 재능을 탐하는 욕망을 더 오래 바라본다. 김규태 감독은 사건보다 인물의 마음과 관계의 흔들림을 먼저 들여다본다. 현실과 이강이 써 내려간 이야기의 세계를 교차시키는 구조도 몰입을 돕는다. 시청자는 허문오의 시선을 따라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다가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함께 의심하게 된다.

초반부는 사건을 몰아치기보다 허문오와 이강 사이의 힘의 균형과 욕망을 드러낸다. 이강의 창작이 타인의 삶을 관찰하고 침범하는 과정에서 나온다는 점은 불편한 긴장을 남긴다. 다만 작품은 그 불편함을 자극으로만 쓰지 않고, 창작의 윤리와 욕망의 경계를 끝까지 붙든다. 배우들의 연기는 이 심리를 받친다. 허준호, 김윤진, 진경, 이진우, 한지은 등 주변 배우들도 이야기의 밀도를 더한다. 최민식은 허문오 안에 뒤엉킨 자존심과 열등감, 질투와 동경을 밀도 있게 풀어낸다. 최현욱 역시 천재성과 위험함을 함께 품은 이강의 양면성을 안정적으로 보여준다.

'맨 끝줄 소년'은 창작을 낭만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좋은 이야기를 향한 욕망이 한 사람을 어디까지 몰아갈 수 있는지를 따라간다. 오래 남는 것은 반전이 아니다. 이야기를 쓰는 사람보다 먼저, 그 이야기에 사로잡힌 사람의 얼굴이다.



[주의] 이 글을 신고합니다.

  • 댓글 2
목록
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 🩶라네즈X더쿠🩶여름에도 매끈보송한 피부 완성! 네오 쿠션 더 매트 체험단 모집(50인) 472
  • 이미지 서버 작업 관련 안내 (이미지가 보이지 않는 경우)
  • [공지] 언금 공지 해제
  •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 발가락으로 앓든 사소한 뭘로 앓든ㅋㅋ 앓으라고 있는 방인데 좀 놔둬 6
  • 카테 달고 눈치 보지말고 달려 그걸로 눈치주거나 마플 생겨도 화제성 챙겨주는구나 하고 달려 8
  • 카테 달고 나 오늘 뭐 먹었다 뭐했다 이런 글도 난 쓰는뎅... 13
  • 차기작 2개 이상인 배우들 정리 (5/22 ver.) 163
  • ─────── ⋆⋅ 2026 드라마 라인업 ⋅⋆ ─────── 123
  • 한국 드라마 시청 가능 플랫폼 현황 (1971~2014년 / 2023.03.25 update) 16
  • ︎︎🪄◝✨ (੭ ᐕ)੭*⁾⁾ 뎡 배 카 테 진 입 문 (~˘▾˘)ノ =͟͟͞🎟 175
  • 블루레이&디비디 Q&A 총정리 (21.04.26.) 11
  • OTT 플랫폼 한드 목록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티빙) -2022.05.09 238
  • 만능 남여주 나이별 정리 310
  • 한국 드영배방(국내 드라마 / 영화/ 배우 및 연예계 토크방 : 드영배) 62
  • 모든 공지 확인하기()
    • 유아인 대체가능한 배우 안떠오르는데
    • 11:14
    • 조회 17
    • 잡담
    • 작년에 배우 시원하게 캐스팅해놓고 죄다 망하는것만 봤는데 아직도 알탕 우르르 뽑으면 성공할거라 생각하능게 진짜 트렌드 못따라가는듯 할리우드도 그래서 고인믈로 안가려하는건데
    • 11:14
    • 조회 0
    • 잡담
    • 뎡배에서 ㅇㅇㅇ 맞는거같다하면 감독이 절대 아니랬다고 ㅇㅇㅇ사랑단 만들어서
    • 11:13
    • 조회 24
    • 잡담
    • 근데 황동혁꺼도 걍 영화판 고인물배우일듯
    • 11:13
    • 조회 39
    • 잡담
    2
    • 애초에 그때 캐스팅한게 맞는거아님?
    • 11:13
    • 조회 9
    • 잡담
    • 근데 뭐 사실 영화판 여배 주요롤도 보면
    • 11:13
    • 조회 34
    • 잡담
    • 쓰지도 않을거 스케줄 체크 왜 하겠음 재판 받는거 말고는 할일 없는 앤데
    • 11:13
    • 조회 6
    • 잡담
    • 기사에 나오는 특출이라는 공주가 뱀파겠지??
    • 11:13
    • 조회 17
    • 잡담
    1
    •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장재현 인터뷰 읽고 아 약쟁이 안쓰겠네~하는게 정상이지
    • 11:12
    • 조회 52
    • 잡담
    2
    • 니가 아침에 내가 사다놓은 토스트 먹었어?? → 아니??????? 절대 아닌데??????????
    • 11:12
    • 조회 82
    • 잡담
    8
    • 📺2023~2026 드라마 남자 캐릭드컵 158강11조📺
    • 11:12
    • 조회 10
    • onair
    • 소지섭이 존나 존나 잘생긴거구나
    • 11:12
    • 조회 85
    • 잡담
    1
    • 파묘보다 사바하가 더 재밌지 않나 파묘는 너무 다 아는 내용이었음
    • 11:12
    • 조회 22
    • 잡담
    1
    • 그때 감독인터뷰 ㅇㅇㅇ 아니라고 부정한거맞지
    • 11:12
    • 조회 23
    • 잡담
    • 한영판이 아니라 영화한남연대판이 망해야지
    • 11:12
    • 조회 14
    • 잡담
    • 영화를 제작하는 제작사, 감독이나, 수십억으로 데리고 가는 소속사
    • 11:12
    • 조회 14
    • 잡담
    • 뱀파이어 나온대서 기대한건데 누가 감독미감이 좋진않다 해서 생각해보니 파묘 귀신 같은거면 기대안됨ㅋㅋㅋ
    • 11:12
    • 조회 31
    • 잡담
    1
    • 친분도 없는 사이에 갑자기 스케줄 확인을 작품 외에 할게 있음?
    • 11:12
    • 조회 40
    • 잡담
    2
    • 장기적으로 다종다양한 약을 즐겨도 일상생활 무리없고 직업생활 윤택한데
    • 11:12
    • 조회 20
    • 잡담
    • 난 올해 왕사남 살목지 헤일메리 군체 봤는데, 다 안지겨운 조합이라 보러간거임
    • 11:11
    • 조회 48
    • 잡담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