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부산고법 301호 법정에서 열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소년범 5명의 항소심이다.
이날 선고를 맡은 부산고법 형사2부 박운삼 재판장이 읽은 판결 이유에 법정은 이내 침묵이 가득했다.
이들은 같은 학교 여학생을 여러 차례 성폭행하거나 성 착취물을 촬영·소지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는 가해자 3명에게 실형이, 2명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1심에서 함께 재판받은 소년범 1명이 더 있었지만, 그는 항소하지 않아 원심이 확정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A군과 B군이 제기한 사실오인과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A군과 B군에 대한 1심 형량이 부당하다는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형을 높였다.
박 재판장은 “피해자와 피해자 지인 사이의 통화 내용과 문자 메시지,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녹취록, 사건 당시 녹음된 내용에다가 피해자의 진술 등 제반 사정을 보면 유죄를 인정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A군은 1심에서 징역 장기 4년, 단기 3년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는 징역 장기 5년, 단기 4년을 선고받았다.
B군도 1심에서 징역 장기 2년, 단기 1년 6개월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더 무거운 징역 장기 3년, 단기 2년을 선고받았다. 나머지 소년범 3명에 대해서는 원심이 유지됐다.
박 재판장은 피해자가 처한 상황을 언급하며 소년범들을 강하게 꾸짖었다.
박 재판장은 “피해자가 사건 이후 전학을 갔지만 소문이 퍼져 결국 자퇴했고, 현재까지도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정상적인 생활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며 “피고인들은 피해자에게 회복하기 힘든 고통을 줬고, 그에 대한 책임은 비록 피고인들이 어린 소년이라 할지라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장안에 ‘참교육’이라는 드라마가 유행이라고 한다”며 “이 사건을 보면서 그런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잘못한 것이 없고 피해자가 학교폭력을 당했다면 피해자를 전반시킬 게 아니라 가해자를 전반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며 “왜 피해자는 그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가해자들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해야 했느냐”고 크게 한탄했다.
박 재판장은 또 “법원이 선고하는 형을 마친다 하더라도 A군과 B군은 다시 사회에 복귀할 가능성이 피해자보다 훨씬 많다”라고도 지적했다.
박 재판장은 피고인들이 소년이라는 점 때문에 형량을 크게 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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