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드라마 중반부턴 아쉬운 점이 종종 있었어. 예를 들면 서리의 초반 화 비혼 선언이 흐물흐물해지는 것 같아 뵀던 거. 좋은 시대에 났으니 부엌데기 않고 1등이 되겠다는 그 대사를 드라마가 부정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거. 혼자 씩씩하게 살겠단 게 사람 가까이 두는 게 두려워 방어기제처럼 품고 있던 어린 맘이었다, 드라마가 점점 그렇게 말하는 것 같은데 그게 현실의 비혼러나 비연애러에게 종종 던져지는 시선이니까. 아직 임자 못 만나 그렇다, 같은. 그게 계속 찜찜했어.
그런데 후반부 보니까, 그런 연애찬가는 아니었구나 싶어졌어. 그냥 사람. 진짜 중요한 건 누구든 나를 알아주고 같이 있음 즐거운 사람. 그 사람과 같이하는 지금. 그런 이야기였구나 싶어졌어. 완전한 혼자는 안락하든 평온하든 화려하든 진짜 원하는 그것일 수는 없다는. 삶에는 살아남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게 있다는. 게중 하나라도 놔버리면 가맣게 마르는 끝밖에 없다는. 문도 감옥 씬 보면서 더 그렇게 느낌. 또 서리가 무의 세계에서 수다한 가능성의 문 앞에서 명예가 빛나거나 오명을 씻거나 하는 시나리오가 아니라 차세계와 같이를 선택했던 장면서도. 서리가 할머니 옥순씨와 버스를 함께 타고 바다까지 함께 갔을 때도. 메시지가 점점 계속 선명해지는데 그 메시지도 좋고 장면도 좋고 대사도 좋고. 좋았다.
물론 아끼면 똥 되고 행복엔 이자 안 붙는대도 내가 그렇게 살긴 어렵겠지. 나는 나를 지켜야 하고 나를 생존만 시키는 데도 허덕허덕하는 날은 너무 많고. 그래도 역시 삶에서 생존 만큼 중요한 걸 찾은 사람들 얘긴 참 좋다.
후기 끝. 차세계 신서리 이헌 단심 다 행복해. 락호들도 오늘내일모레 다 행복하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