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꼭 쓰고 싶다고 했던 곡이 Radiohead의 'Creep'이었어요. 90년대 명곡이기도 하고, 가사가 작품 정서와 잘 맞았거든요. 저작권료가 만만치 않지만, 감독님도 이 곡이 가진 아우라는 스코어로 대체하기 어렵다고 공감해주셨어요. 오프닝에서 채니가 양파를 탕탕 썰 때 제가 꼭 부탁했던 건 'Creep' 기타 리프 박자에 맞추는 부분이었죠
감독님인터뷰 보다가 다른 거 찾아봤는데
‘원더풀스’의 첫 장면에 흐르는 음악은 라디오헤드(Radiohead)의 명곡 ‘크립’(Creep)입니다. 통상 드라마 첫 장면에 맞춰 삽입되는 음악은 작품의 시대적 배경과 분위기, 그리고 극중 인물의 이미지를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유인식 감독의 인터뷰 내용에 의하면, ‘크립’은 90년대를 휩쓴 곡으로 1999년 세기말 배경을 즉시 체감시키는 노래이며, ‘I’m a creep / I’m a weirdo / I don’t belong here’의 가사로 대표되는 소외감·아웃사이더 정서는 은채니(박은빈)를 포함한 ‘원더풀스’ 인물들의 정서와도 긴밀히 맞닿아 있습니다.
‘원더풀스’의 음악 저작권 클리어런스 업무는 필자가 운영하는 (주)메이저세븐이엔엠이 진행하였는데, 그 중에서도 ‘크립’을 작품에 삽입하는 과정은 오랜 시간 협의를 거쳐야 했을 만큼 쉽지 않은 작업이었습니다.
사실 이 곡은 2019년 JTBC ‘슈퍼밴드’의 커버 음원 발매 당시에도 클리어런스를 진행해 본 경험이 있어, 저작자 정보나 협의 루트 자체는 비교적 익숙한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경연을 통해 아일(I'll), 홍진호, 김형우, 하현상이 원곡의 멜로디와 화성, 가사를 바탕으로 새롭게 연주하고 노래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즉 원곡의 저작권만 해결하면 되었을 뿐, 라디오헤드의 원반 음원(마스터권)을 사용하는 문제는 아니었던 것입니다.
이번 ‘원더풀스’에서는 은채니(박은빈)가 재생한 CD플레이어를 통해 전 세계인들이 기억하는 바로 그 라디오헤드의 연주와 목소리가 흘러나와야 했습니다. 따라서 곡 자체에 대한 저작권과 함께 해당 녹음물에 대한 권리, ‘저작인접권(마스터권)’까지 권리 협의 및 사용 승인을 취득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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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스’에서 ‘크립’을 사용하기 위해서도 이처럼 마스터권을 보유한 실제 권리자를 수소문해야 했습니다. 권리 소유주를 확인한 뒤에는 작품의 성격과 장면의 맥락을 설명하고, 어떤 순간에 어떤 방식으로 곡이 노출되는지, 왜 반드시 이 음악이어야만 하는지를 정리해 전달하며 설득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여러 차례의 논의와 수개월에 걸친 검토, 그리고 최종 계약 체결로 이어지는 천신만고 끝에 비로소 ‘크립’은 ‘원더풀스’의 첫 장면을 장식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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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 찰떡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