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배우 구교환의 기운이 좋다. 올초 영화 ‘만약에 우리’로 200만명을 넘으며 멜로영화의 힘을 입증했고, JTBC 주말극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로 박해영 작가의 세계관에 성공적으로 들어왔다. 또한 신작 ‘군체’(감독 연상호)로는 개봉 5일째 200만명을 넘기며 흥행 배우로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올해가 ‘구교환의 해’라고요? 그런 생각을 해보진 않았어요. 다만 ‘나한테도 이런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객이 극장을 찾아준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좋아요. 저도 힘이 나고, 그만큼 관객들도 힘이 나길 바라고요.”
28일 오후 스포츠경향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구교환은 들떠보였다. 흥행 청신호를 켠 ‘군체’ 덕분에 연신 웃음을 터뜨렸다. ‘반도’ ‘기생수: 더 그레이’에 이어 ‘군체’에서 세번째 호흡한 연상호 감독에겐 더욱 큰 믿음이 생겼을 터다.
“연상호 감독은 한국 영화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고 생각해요. 자신의 유니버스를 조금씩 확장해나가고 있으니까요. 감독의 전작들만 봐도 지명이 조금씩 겹친다던가, 사건 소스들을 연결하고 있는 게 보이는데요. 연상호 감독 자체가 이 작업을 즐기고 있다고 느껴져요. 그리고 창작자로선 스위치가 잘 바뀌는 유연한 사람인 것 같아요. 다음 작품에 대해 서로 얘기할 땐 작가주의적인 느낌이 나서, ‘어떻게 사람이 버튼 있는 듯 잘 바뀌지?’라는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저도 거기서 좋은 영향을 받고 있고요.”
언젠가는 자신이 연출하는 작품에 배우로 연상호 감독을 출연시키고 싶은 소망이 있다고 농담도 던졌다.
“요즘 크리에이터로서 협업해보고 싶다고 연상호 감독과 농담처럼 얘기하기도 해요. 또 시나리오를 건네보기도 했고요. 나중엔 제 연출작에 연상호 감독을 배우로 출연시키고 싶어요. 연기를 정말 잘하거든요. 그런데 티켓 파워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하하. 농담이고요. 연상호 감독이 쓴 시나리오를 제가 연출하거나, 혹은 제가 쓴 시나리오를 연상호 감독이 연출하면 좋겠다는 꿈은 있어요.”
함께 출연한 전지현과는 ‘베스트 프렌드’가 됐다. 일각에서는 ‘전지현 애착인형’이라고 불린다는 얘기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제가 애착인형이라고요? 하하. 근데 그런 말도 좋네요. 제겐 전지현 선배는 촬영 현장의 베스트 프렌드이자, 같은 반 친구, 응원단장 같은 존재니까요. 아이디어도 많이 주고 받았고, 성격도 잘 맞아 친해졌어요. 취향이 닮아있으니 대립각을 세우는 연기를 할 때도 재밌더라고요.”
‘꿈의 제인’(2017)으로 54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신인연기상을 타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10여년 만에 충무로 코어로 자리잡았다.
“그래도 예전과 마음은 똑같아요. 캐릭터를 대하는 마음이요. 그런데 절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그건 좀 신기합니다.”
‘모자무싸’ 속 호불호 논란이 일었던 가디건 포옹신에 대해서도 답했다.
“그런 반응은 다 시청자의 것이지, 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군체’에서도 서영철(구교환)을 패고 싶다는 반응이 요즘 많던데, 그 반응도 다 관객의 것인 것처럼, 가디건 신이나 황동만에 대한 모든 감상은 제 것이 아니라 시청자의 몫이거든요. 저는 그런 감상을 관객에게 선물하고 싶은 마음으로 연기하고 있고요. 그래서 어떻게 느끼든 각자의 감상이 다 맞다고 봐요.”
한편, 구교환이 출연한 ‘군체’는 정체불명의 감염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 고립된 생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에 맞서는 영화로, 개봉 5일째 누적관객수 200만명을 넘기며 흥행 청신호를 켰다. 극장서 절찬리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