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지현도 예외는 없었다. 모든 걸 다 갖췄다고들 생각하지만, 그 역시 자신의 가치를 위해 싸우고 있었다. ‘전지현’ 석자의 브랜드 값어치를 20년 넘게 유지하는 비결이었다.
“매일매일 열심히 살아요.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늘어지고 편하게 살아도 되지 않나 싶겠지만, 나이가 들면서 너무 늘어지게 자거나 사고 싶은 걸 다 사는 것들이 별로라고 생각들더라고요. 잠 좀 덜 자고, 좀 덜 먹고, 좀 덜 사는 대신 꾸준히 운동하고 매일매일 작은 것 하나라도 열심히 하면서 살면 그게 쌓여서 배우로서 내게도 아주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제가 잘 살아야, 나머지 것들도 지켜질 수 있거든요.”
“연상호 감독의 전작들을 보면 여성 캐릭터들이 주체적이고 매력적이잖아요. 저도 그 영화들을 보면서 ‘내가 연기해도 잘할텐데’라고 생각하던 차였어요. 연상호 감독이 ‘군체’ 대본을 준다길래, 읽지도 않고 출연해야겠다고 마음 속으로 결정했죠. 그동안 함께 작업해온 배우들과 다시 작업하는 걸 보면서 연상호 감독에게 사람으로서 인간미가 있겠구나 싶었고, 배우로서 작업이 욕심도 났거든요. 대본 읽어보니 역시나 재밌었고요.”
그가 연상호 감독 작품들에 매력을 느낀 건 ‘불편함을 주저없이 건드린다’는 점이었다.
“작품들엔 감독만의 색깔이 뚜렷해요. 굳이 꺼내고 싶지 않은 인간의 불편한 감정들을 그만의 스타일대로 꺼내고 메시지를 던지죠. 그래서 작품만 봤을 땐 감독님을 실제로 대할 땐 쉽지 않겠다 싶었는데, 현장은 예상보다 더 편안했고 즐겁더라고요. 의외였어요. 이래서 배우들이 연상호 감독과 연달아 작품을 하는구나 싶었고요. 그래서 ‘군체’ 촬영 끝나고 연 감독 차기작은 어떻게 되는지 물어보기도 했어요. 하하.”
그렇게 땀과 노력을 더한 결과 개봉 5일째 200만 고지를 돌파했고, 손익분기점인 약 300만명까지도 무난히 넘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아이처럼 손뼉치며 즐거워했다.
“벌써 200만명을 넘었다니 기분이 진짜 좋아요. 사실 제가 천만영화가 2편이나 가지고 있지만, 그때와 지금은 극장 시장도 달라졌고, 손익만 넘어도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시기잖아요? 그래서 체감상 천만영화처럼 들뜨고 기쁩니다.
■“여동생 같은 구교환, 너무 잘 통했죠”
그는 ‘좀비들의 숙주’ 서영철 박사 역의 구교환과 극을 이끌기 위해 많은 부분 소통해야만 했다.
“그 친구 워낙 센스가 좋아요. ‘군체’ 현장에선 한명씩 다 죽어나가고 가장 오래 살아남는 게 나와 구교환이라서 둘이 붙어있는 시간도 많았는데요. 성격이 잘 맞아서 더 친해진 것 같아요. 그 친구 보면 여동생 느낌이 강하게 드는데요. 남동생 경우엔 대화하다가 ‘너 뭐 알아듣냐? 그냥 내 말 따라와’라고 하고 말텐데, 구교환은 여동생 같아서 대화도 잘 통하고 같이 있으면 재밌더라고요.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는 이유를 알겠던데요.”
오랜만에 관객들과 소통하는 무대인사 이벤트에도 누구보다 적극적이라는 그다. 한번은 그의 앞을 지나가던 팬이 넘어지자 그가 손수 일으켜준 영상 때문에 그의 무대인사 태도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무대인사를 오랜만에 해서 그런지 많이 놀랐어요. 예전엔 그저 관객들에게 얌전히 인사하는 정도였다면, 요즘엔 팬미팅처럼 하더라고요. 그러면서도 관객들이 굉장히 질서정연하고 매너있게 저희를 대해주는데 감동 받았어요. 더 열심히 하고 싶던데요. 관객들이 ‘지현 언니, 하트해주세요’라고 쓴 스케치북을 들어도 요청에 응하지 않을 이유도 없고요. 팬이 넘어진 경우는 저도 너무 큰 소리가 나서 놀랐는데요. 걱정스러운 마음에 그렇게 한 거죠. 일본 팬이었는데 괜찮냐고 물었더니 ‘그냥 좀 창피하다’고 해서 진짜 다행이라고 생각했고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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