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잡담 허수아비 재심 당사자들이 보상금으로 설립한 장학 재단 ‘등대’ [사람IN]
603 1
2026.05.27 02:37
603 1

“식사는요?” “휴게소에서 간단히.” 차에서 내리자마자 얼굴만 슬쩍 보고 대충 인사하더니, 공구통부터 꺼내 들었다. 이른 새벽 부산에서 출발해 이제 막 도착한 그였다. 뒤도 보지 않고 올라간 곳은 2층 사무실. 삐죽삐죽 나온 전선들을 모아 긴 플라스틱 막대(몰드) 안에 넣고 전동 드릴로 고정하기 시작했다. 도와드릴게요, 하니 그와 함께 온 남자가 그냥 두라고 말린다. “이거 하려고 수원 간다 하더라고.”


공구통을 든 남자는 최인철씨(61), 함께 온 남자는 장동익씨(64)다. 1991년 경찰의 고문과 폭행에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1년여간 옥살이를 했다가, 2021년 2월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은 ‘낙동강변 2인조’다. 지난해 경기도 수원시에 사무실을 얻었다. 텅 비어 있던 공간을 조금씩 채워왔다. 책상도 탁자도, 그 위에 올려둔 컴퓨터와 복사기도, 이제 곧 찾아올 방문객들을 위한 커피믹스도 모두 두 남자가 직접 골라 옮겨와서 배치했다. 올해 사무실 벽 한가운데 큼지막하게 이 공간의 이름이 적힌 간판을 걸면서 ‘작업’을 마무리했다. ‘공익 재단법인 등대 장학회’ 사무실이 이렇게 만들어졌다.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했다가 재심을 통해 무죄를 받은 당사자들이 보상금을 모아 장학 재단을 설립했다. 등대 장학회 초대 이사장 장동익씨(왼쪽)와 이사 최인철씨. ⓒ김흥구

등대 장학회는 비영리 법인이다. 학교에서, 학교 밖에서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공익 재단이다. 최인철·장동익씨, 그리고 ‘이춘재 8차 사건’의 윤성여씨, ‘삼례 나라슈퍼’ 사건 피해자 최성자씨 등 재심으로 새 삶을 살게 된 재심 당사자들이 모여 만들었다. 재단 설립을 위해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출연금(5억원 이상)은 이들이 국가로부터 받은 형사보상금, 손해배상금으로 채웠다. 지난해까지 아이들을 위해 기부해오다가 더 많이, 더 오래, 더 체계적으로 돕기 위해 마음을 모았다.



‘등대’라는 이름은 최인철씨가 지었다. 과거 바닷일을 했던 그가 가장 먼저 떠올린 단어다. 최인철씨는 “우리 아이들이 아빠 없이 21년을 보냈다. 다행히도 건강하게 잘 자라줬다. 나중에 들어보니 이웃 사람들에게 기댈 곳이 되어줬다고 했다. 장학회가 어두운 밤바다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등대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 빛이 되는 단체가 됐으면 한다. 우리 사회 곳곳에 인정 넘치는 사람들이 있고, 더 확장될 수 있다는 희망을 나누고 싶다”라고 말했다.


재단 초대 이사장에는 맏형인 장동익씨가, 이사에는 다른 재심 당사자들이 이름을 올려 직접 재단을 운영한다. 사건을 대리한 박준영 변호사 등 변호인단과 취재기자, 방송사 PD, 작가, 시민 활동가 등이 이사, 감사직을 함께 맡아 이들을 돕기로 했다. 재단 사무를 겸임하는 이사 한 명을 제외하고 전원이 무보수다. 장동익씨는 “우선 재단 관리감독 기관인 경기도 교육청, 전국 청소년센터 등으로부터 아이들을 소개받아 지원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문상현 기자 다른기사 보기

moon@sisain.co.kr


궁금해서 검색해보니까 기사 나와있더라구..

댓글 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디즈니·픽사 영화 <토이 스토리 5> 애착 토이와 함께 보는 시사회 초대 이벤트 416 06.01 79,081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298,502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581,85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200,44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877,664
공지 잡담 발가락으로 앓든 사소한 뭘로 앓든ㅋㅋ 앓으라고 있는 방인데 좀 놔둬 6 25.09.11 528,673
공지 잡담 카테 달고 눈치 보지말고 달려 그걸로 눈치주거나 마플 생겨도 화제성 챙겨주는구나 하고 달려 8 25.05.17 1,134,463
공지 잡담 카테 달고 나 오늘 뭐 먹었다 뭐했다 이런 글도 난 쓰는뎅... 13 25.05.17 1,199,119
공지 스퀘어 차기작 2개 이상인 배우들 정리 (5/22 ver.) 155 25.02.04 1,804,742
공지 알림/결과 ──────── ⋆⋅ 2026 드라마 라인업 ⋅⋆ ──────── 123 24.02.08 4,624,284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라마 시청 가능 플랫폼 현황 (1971~2014년 / 2023.03.25 update) 16 22.12.07 5,558,827
공지 알림/결과 ︎︎🪄◝✨ (੭ ᐕ)੭*⁾⁾ 뎡 배 카 테 진 입 문 (~˘▾˘)ノ =͟͟͞🎟 175 22.03.12 7,093,742
공지 알림/결과 블루레이&디비디 Q&A 총정리 (21.04.26.) 9 21.04.26 5,712,848
공지 알림/결과 OTT 플랫폼 한드 목록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티빙) -2022.05.09 238 20.10.01 5,803,853
공지 알림/결과 만능 남여주 나이별 정리 309 19.02.22 5,939,943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영배방(국내 드라마 / 영화/ 배우 및 연예계 토크방 : 드영배) 62 15.04.06 6,118,578
모든 공지 확인하기()
15855216 잡담 와일드씽 보고 왔는데 난 불호… 스포없음 16:08 8
15855215 잡담 멋진신세계 나 왜 내일 금요일인 줄 알았지 16:08 3
15855214 잡담 취사병 미각보이즈 뭔데 노래 좋냐 16:08 2
15855213 onair 취사병 미각보이즈 멤들 엠카나오면 머리 길어서 이젠 군백기끝난 돌 느낌 나겠는걸ㅋㅋ 16:07 13
15855212 스퀘어 은밀한감사 라인프렌즈 인스타 무로고 스틸 1 16:07 7
15855211 잡담 아 나 티빙 네이버아이디 연동해서 쓰는데 2 16:06 78
15855210 잡담 와일드씽 박지현 엔딩 무대 진짜 예뻐서 홀려서 봄 ㅋㅋ 2 16:06 36
15855209 onair 취사병 나왔다 미각보이즈ㅋㅋㅋ 1 16:06 28
15855208 잡담 멋진신세계 피할이유가 없잖아? 신서리와 다정한 투샷~ 16:05 60
15855207 잡담 이희준 할배 연기도 늘은듯 송촌은 잘해도 약간 티났는데 노년 차시영은 걍 그나이대 할배 집어삼킴 16:05 9
15855206 잡담 멋진신세계 뭐 신서리의 남자? 손실장? 16:05 45
15855205 잡담 와일드씽 봤는데 난 극호 ㄴㅅㅍ 1 16:05 59
15855204 잡담 취사병 아란치니 주먹밥 궁금하다 1 16:05 14
15855203 잡담 은밀한감사 좋아하는 마음의 정의 1 16:05 9
15855202 잡담 와일드씽 손익 넘었으면 좋겠어🙏 16:05 17
15855201 잡담 멋진신세계 난 개인적으로 이견없을 개꽉닫힌 해피엔딩을 소취함ㅋㅋㅋㅋ 13 16:04 103
15855200 잡담 멋진신세계 보고싶은 장면들 뭐 있어? 16:04 19
15855199 잡담 멋진신세계 근데 진짜 신서리의 남자 차세계 < 이거 한번쯤은 나오고 끝날거같긴하닼ㅋㅋ 16:04 31
15855198 잡담 왕사남 찐막하러 가는 중 5 16:04 44
15855197 잡담 멋진신세계 울드 팬덤(?) 이름?? 뭐 정해진거 아직 없지?? 16:03 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