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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군체 ARTIST VS. ARTIST / 연상호 & 김신록 (얼루어 화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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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2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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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연상호와 배우 김신록. 누구의 페르소나가 아닌 동료와 동료. 예술가 대 예술가로서 존재하는 두 사람이 다시 <군체>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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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록 

마지막으로 만난 게 <프리마 파시> 공연이었죠. 작년 연극이 끝나고 대기실에서 잠시 만났을 때 체중이 준 게 눈에 보였어요. 그만큼 모든 걸 쏟아부은 작품인데,  지난 주말 그 작품으로 연극부문 연기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때 정말 명이 주는 것 같았어요.(웃음) 이 사회에서, 이 업계에서 혹은 그 작품에서 살아남은 ‛테사’들이 떠올랐어요. ‘어쩌면 이 작품으로 상을 받으려고 운이 나를 기다렸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 번 더 호명되고 언급될 만한 작품이에요.


지금까지 많은 무대 중 이 작품으로 수상한 건 어떤 의미였나요? 
<지옥>으로 처음 상을 받았을 때는 어리둥절한 마음도 있고 초연한 마음도 있었던 것 같아요. 연극으로 상을 받으니 진짜 ‘찐텐’으로 눈물이 나는 거예요. 제 뿌리가 연극이다 보니, 오래 고생해서 받은 것 같고, 아주 오랜 시간을 인정받은 것도 같고. 시상식에서 그렇게 긴장하는 편이 아닌데도, 자리에서 일어나면서부터 ‘히잉!’ 이런 마음이라. 저도 되게 놀랐어요. 내가 이렇게 울 줄이야. 다음 날 공연을 볼 게 많았고 카톡이 거의 수백 개가 와 있는데 후회가 되더라고요. 일생에 몇 번 오기 힘든 여운의 시간을 좀 더 즐겨야 하는 게 아닐까.(웃음) 잘못 설계된 시간표였어요.


연극만 할 것 같던 김신록이, <방법>에서 무당 역할을 하면서 매체 연기를 시작했어요. 연상호 감독이 대본을 쓴 작품이니 인연이 남다릅니다.
<방법>을 보고 ‘저 배우라면 ‘박정자’를 할 수 있겠다’ 생각하셨대요. 덕분에 <지옥>을 하고, 그 작품으로 드라마도 영화도 더 본격적으로 하게 되고, 지금 <군체>도 있죠. 감독님은 제 인생의 귀인 중 한 분이세요. 헤드라인, ‘내 인생의 귀인!’(웃음) 


하하, <방법>이 2020년 작품이니 <군체>로 칸 영화제에 가기까지 6년 걸렸네요. 새 분야에 도전하는 게 쉽지 않잖아요. 돌아보면 어떤가요?
명동예술극장 분장실에서 <방법> 김용완 감독님의 전화를 받았는데, 정말로 ‘연극배우를 불러다 왜 무당 역할만 시키나’ 하는 억하심정이 좀 있었어요. “큰 역할은 아니지만 중요한 역할이다. 신록 배우가 하겠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싶으니 확실하게 이야기해달라”고 했어요. 한창 연극 연기하는 데 재미를 느낄 때라 조금 고민했어요. 새로운 기회가 적극적으로 저한테 손짓하는 느낌이라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하겠다고 했죠. 그렇게 매체 커리어가 시작된 거죠.


그 선택이 많은 걸 바꿔놓았어요. 그 손짓을 따라서 잘 온 것 같은데요?
열린 문을 따라, 빛을 따라 한번 가봤더니 이곳에.(웃음)


그 궤적이 마음에 드나요?
2019년에 처음 백상 연극부문 젊은연극상 후보에 올랐어요. 그다음 해에는 연극부문 연기상 후보로 갔고요, 그 레드카펫에서 저를 본 SLL 본부장님이 <방법>을 기억하고 <재벌집 막내아들>의 막내딸 역할을 정대윤 감독님한테 제안하셨대요. 그다음 해에 연상호 감독님 작품인 <지옥>으로 상을 받았어요. 자연스럽게 어떤 흐름이 이어진 것 같은데, 저도 신기한 기분이 들어요. 


연상호 감독과 <군체>로 다시 만났습니다. 그는 어떤 연출자인가요?
감독님의 현장은 정말 효율적이에요. 예술과 효율이 병행하기가 쉽지 않은데, 그런 부분을 잘 연마해온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함께 일해온 스태프 분들과의 합이 정말 좋고요. 각자의 분야에서 점점 베테랑이 되어가는 분들이 함께하면서 완성도 있는 작품이 나왔다고 생각해요. 저는 시청자로서도 연상호 감독님 팬이에요. 작품의 방식이나 완성도, 빌드업, 변해오는 과정 같은 것들을 관객으로서 시청자로서 쭉 봐왔는데, 이번 작품은 완성도 면에서도, 재미 면에서도, 주제 의식 면에서도 정말 좋은 작품이에요. 그래서 칸에서도 10년 만에 초대해주신 게 아닐까요. 


제가 두 분의 공통점을 찾자면, 쉬지 않는다는 점! 
그래요? 계속 일해와서 당연한 것 같아요. 예술인기도 하지만 직업인이니까요.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이 유난히 좋아 보여요. 다 같이 칸에 가죠?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라 저는 큰 부담이 없어요.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저는 창욱이한테 업혀 간다.(웃음) 경험이 많은 배우들과 함께 갈 수 있다는 게 든든하고, 어떻게 보면 제 인생의 2막을 열어준 감독님과 가는 거죠. 


이번 역할은 실제로 지창욱 씨와 밀접한 관계입니다. 남매 사이고, 또 장애가 있는 누나를 등에 업죠, 연기적으로도 ‘한 몸’을 이루는 과정은 어땠나요? 
원래 작업하면 쉽게 말을 놓지 못하는데, 창욱이한테는 초반부터 좀 편하게 하려고 노력했어요. 제 입장에서는 ‘전지현이라니!’ ‘지창욱이라니!’ ‘고수라니!’ 거기에 ‘<모자무싸>의 황동만’ 구교환까지, 그런 배우들이 다섯이나 주변에 있으니까 처음에는 정말 눈이 휘둥그레졌어요. 그런데 그분들이 정말 소탈하고, 인간적이고, 일을 좋아하고 일할 줄 아는 사람들이었어요. 특히나 저를 업고 다녀야 했던 창욱 씨한테는 심리적으로 물리적으로 정말 제가 덕을 입었다고 말하고 싶어요. 


액션처럼 합을 맞추는 면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도전이고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저는 움직임이나 동선 같은 거나 조금 액티브하게 연기를 설계하는 편인데, 업혀 있어야 하니까 큰 움직임이나 선택은 창욱의 몸에 맡기는 거죠. 그런 제약 안에서 연기하는 경험이 새로웠어요. ‘좀 덜 해도 되는구나?’ 정말 어떤 깨달음이 있었어요. 


<지옥>도 그렇고, 연 감독이 항상 새로운 도전 과제를 주는 게 아닌지?
중요한 역할을 연기할 수 있어서 늘 감사합니다. 연상호 감독님 현장은 정말 재미있고 즐거워요. 밀도가 높으면서도 가볍다는 게 특별한 것 같아요. 연극 예술가 미하일 체호프(Michael Chekhov)가 모든 위대한 예술 작품의 공통점을 말한 적이 있어요. ‘편안함’과 ‘형태’ ‘아름다움’ ‘전체’예요. 지금 이 인터뷰를 하니 감독님 현장이 그렇다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 ‘편안함(Ease)’요.  


어떤 면에서 편안함을 느끼나요? 
여러 번역이 있는데, 필링 오브 이즈(Feeling of Ease). 이완된 느낌. 몸을 가볍게 움직이는 걸 넘어 연기자가 무대 위에서 물리적·심리적 무게감을 벗어던지고 자유롭고 유연한 상태를 유지하는 걸 말하는데, 연상호 감독님이 그런 것 같아요. 자유롭고 유연해요. 지현(전지현) 씨 말대로, 사랑을 많이 받은 둘째 아들이라서 그런가?(웃음) 


그게 어렵죠. 경력도 기대도 커지는데, 힘을 뺀다는 건 쉽지 않죠. 
의미나 명분, 무게 같은 데 짓눌리지 않으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실행에 옮기는 것도 용감하신 것 같고요. 또 협업의 방식이 다양하잖아요. 굉장히 현대적인 예술가죠. 독립과 상업을 오가고 주류 컬처와 서브컬처, 원본과 2차 저작물 같은 것을 두루 만들어내고 포용하고. 심플한 코어를 가지고 그냥 해내는 분이에요.


연 감독과 또 어떤 협업을 하고 싶나요? 연기가 아니라도 말이죠. 
와, 좋은 질문인데요? 이건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그런 연출자를 만나면 연기할 때 어떤 변화가 있나요? 
해야 할 몫이 분명해요. 그래서 그걸 어떤 방식으로 ‘이즈’하게 만들지 고민하게 되죠. 편집본을 본 교환 씨도 그 점에 대해 제가 고민을 많이 한 게 느껴진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또 작품이라고 하는 건 관객까지 만나야 완성이라서 저도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개봉해서 관객을 만나 또 어떤 접점을 이룰지 기대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배우의 연기에 때로는 환호하고, 때로는 실망하는 게 항상 느껴지나요? 안보이는 데서 말할 텐데요.(웃음)  
다 들리고 느껴져요.(웃음) 요즘 갈수록 느끼는데, 연기만을 오려내는 건 정말 불가능한 것 같아요. 특히 카메라 연기는 감독님 예술이고 편집실의 예술이고. 또 음악이 있고 없고에 따라 다르고, 편집점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너무 달라서 연기의 세계라고 할 수 없는 것 같거든요. 어떤 면에서는 진짜 막 생성하는 괴물 같은 세계예요. 이 작품은 특히 큰 세계관이 있어 더욱 그래요. 작품을 보는데 구교환은 ‘영화사에 남을 매력적인 빌런이 아닐까?’ 감탄했어요. 또 ‘전지현의 힘’도 새삼 느꼈죠. 지현 씨는 모든 인물을 만나는데, 각각의 인물과의 ‘케미’가 전부 다 생성되는 거예요. 그럼에도 이게 연기만의 힘이라고는 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작품에서 배우의 연기만을 따로 오려낼 수 없다고 믿게 된 뒤에는, 저도 좀 자유로워진 것 같아요.


모두가 한 팀이 되었네요. 함께 개봉을 기다리는 중인가요? 
이제 파티 타임! 하지만 감독님이 신나면 망한다고 늘 말씀하시기 때문에 삼가고 있어요.(웃음) 떨어진 낙엽도 조심하려고 합니다. 정화수 떠놓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정화수를 떠놓고 무엇을 빌고 있어요?
우선은 칸 영화제에서 정말 인상 깊은 작품이 되면 좋겠어요. 기립박수가 의례라곤 하지만, 주고받는 박수 속에서 모두가 진짜 감흥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아주 오피셜한 일, 진짜로 일어나는 일 사이의 간극이 다 메워져버리는 그런 시간이 되면 더할 나위 없고요. 그럴 때 진짜 축제나 파티가 되지 않을까요?


그 축제의 시간에 관객들도 같이 샴페인 들고 뛰어들면 되나요? 
그렇게 된다면 너무나 행복할 겁니다. 



연상호 

배우 김신록이 <지옥> 전에 매체 연기를 시작한 계기가 된 작품 <방법>의 원작자라는 건 잘 모르죠. 처음에는 어떻게 만나게 되었나요? 
단편영화 <씨 유 투모로우>에서 김신록 씨를 처음 봤어요. 그 후 <방법> 때 김용완 감독이 신록 씨를 추천했죠. 너무 잘하는 거예요. 그래서 <지옥> ‘박정자’ 역할에 신록 배우를 캐스팅했어요.  <방법>, <지옥> 시즌 1, 2와 <군체>까지 네 작품째네요. 


감독이 본 김신록은 어떤 배우인가요? 
뭘 해도 되게 잘하는 배우. 제 뜻하고는 다르게 연기하더라도 두는 배우가 몇 명 있어요. 박정민, 구교환도 그렇고, 김신록 배우도 그렇습니다. 


자유롭게 두면 또 새로운 연기가 나오나요? 
배우가 생각한 것과 너무 다른 연기를 보여줄 때가 있어요. 저는 배우가 맞다고 생각해요. ‘괜찮나?’ 잠깐 고민하지만 그럼에도 배우의 생각을 많이 따르는 편입니다. <군체> 때도 그런 순간이 있었어요. 감정 신이었는데, 그 감정의 수위가 어느 정도냐. 수치로 얘기할 수 없잖아요. 그때 김신록 배우가 단계별로 보여주겠다고 하는 거예요. 테이크를 가면서 센 감정부터 조금씩 줄여 나가더라고요.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감정에는 수치가 없지만, 그 수치를 연기로 보여주었군요.(웃음) 
‘이야, 사람이 저게 되는구나!’ 보면 알잖아요. 정말 좋은 의미로 기계같이.(웃음) ‛감정이든 몸이든 잘 훈련된 사람은 자신의 표현을 저렇게까지 조절할 수 있구나’ 감탄했습니다. 어느 순간에 김신록 배우는 뭘 해도 잘하겠다는 걸 느낀 적이 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지옥> 인터뷰를 하는데 언어가 엄청 정제되어 있더라고요. 생각의 체계가 있는 사람은 정말 다릅니다. 뭔가 힘들이지 않고도 잘해요.


어떤 테이크를 선택할지도 고민되겠네요. 어떻게 결정하나요?  
전 남의 의견을 잘 들어요. 의논을 하죠. 여러 명의 의견을 받을 수 있잖아요. 영화는 공동 작업, 대중예술이니까요. 그 점을 명확하게 이해해요. 


‘다작’의 비결도 거기에 있나요? 
요즘에는 좀 다작하고 있죠. 맞습니다. 공동 작업이니까 가능한 부분이 있어요. <방법>처럼 제가 대본을 쓰고 감독님이 있는 작품도 있고. 또 병행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하지는 않아요. 영화는 제작 기간이 길다 보니 감독이 약간 빠져줘야 되는 시간도 분명 존재하거든요. 그럴 때 다른 일을 하는 거예요.


그런 유연함 속에서도 지키고 있는 건 뭔가요?  
처음 보는 눈으로 늘 영화를 대해야 한다. 그게 참 힘든데, 특히 후반에 가면 그게 위험한 태도가 되거든요. 나는 이 영화를 대본부터 썼고 너무 잘 알지만, 사실 이 영화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한테 보여줘야 해요. 그래서 편집본을 자주 보는 편이에요. 수백 번, 아침에 물 마시는 것처럼 봐요. 그러면 처음 시선이 돌아올 때가 있어요..


이번 <군체>는 다시 좀비가 등장합니다. 어디서 출발했나요? 
‘집단 지성’에 관한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정보 교류가 엄청나게 빨라지고, 전쟁이 SNS로 라이브되는 시대가 되었죠. 그 과정에서 어떤 개개인의 무력감 같은 게 느껴지더라고요. ‘작품으로 무언가 얘기해볼 수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군체’가 나왔고, 그것을 장르적으로 풀기 위해 좀비를 넣었어요. 


이번 좀비는 여느 좀비와는 다른 면이 있어 보입니다. 진화된 좀비죠.
성장이라고 하는 건 경험의 합이죠. 집단 지성을 통해 그 경험이 모이다 보면 의외의 성장이 생기는데 조금 기괴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요. 예를 들면 AI가 생성해내는 이미지는 너무 리얼한데, 손가락이 여섯 개라든지 사람이라면 별로 실수하지 않을 만한 걸 실수해요. ‘기괴하고 이상한데?’ 그 점을 생각하면서 좀비가 진화하는데, 다른 방식의 업그레이드를 생각했죠. 그 과정도 순탄치만은 않아요. 


공개된 콘텐츠를 참고하면 고개를 젖히면서 ‘악!’ 이런 형태로 업데이트된다고.(웃음) 일종의 재부팅인가요? 
맞습니다. ‘육화된 생물체가 업데이트할 때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몸으로 표현하고 싶어서 안무팀한테도 부탁한 결과입니다. 오히려 CG를 안 쓰는 게 재미있겠다 싶었어요. 대본을 쓰면서도 고민했는데. 이상한, 기괴한 그림이 만들어졌어요.


전작 <얼굴>은 워낙 저예산으로 화제를 모았고, 이번 <군체>는 상당한 제작비가 소요됐는데요. 원하는 걸 모두 해보았나요?  
예산이 얼마든, 항상 저예산인 것 같아요.(웃음) 차라리 <얼굴>이 편한 면이 있어요. <얼굴>과 <군체>는 목적성이 다르잖아요. 작품이 가지고 있는 숙명 같아요.   


영화와 시리즈를 오가고 있습니다.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나요? 
굉장히 힘들게 고릅니다. 시리즈는 좀 더 펼쳐놔도 되거든요. 이렇게도 써보고 저렇게도 써보고. 이렇게 쓰다가 ‘아, 이거 안 되겠는데?’ 하면 시리즈로 돌리기도 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어요. <군체>는 처음부터 영화를 생각했어요.  


한국적인 소재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한 작품도 많습니다. <방법> <선산>도 그렇고요. 미신을 믿는 편인가요? 
전혀요. 그 흔한 사주도, 궁합도 안 보고요. 별자리도 MBTI도, 아무것도 안 믿습니다. 아예 그 ‘슈퍼내추럴’에 대한 믿음이 없어요. 그런데 그런 게 너무 재밌어요. 


그러면 뭘 믿나요? 사람?
믿을 수 있는 걸 믿죠. 사람이라고 한다면, 사람의 역할에 대한 부분을 믿어요. 배우라고 한다면, 연기적인 부분을 믿고요. 


지난 주말 배우 박정민 씨가 <얼굴>로 연기상을 수상했죠. 김신록 씨도 <지옥>으로 수상했고요. 함께한 배우가 인정 받는 걸 볼 때는 어떤가요?
많은 사람이 보고 인정해줬다는 거니까 너무 기쁘죠. 김신록 배우가 <지옥>이라는 작품으로 사람들한테 각인됐을 때도, 구교환이라는 배우가 <반도> 때 어마어마한 궁금증과 사랑을 받게 된 과정도 너무 좋았어요. 아마 감독들은 대부분 그럴 겁니다. 같이한 배우가 잘되면 그것만큼 기쁜 게 없죠. 꼭 제 작품이 아니라 다른 작품으로 잘 되어도 기뻐요.


<군체>에서는 김신록 씨한테 지창욱 씨에게 업혀서 연기해야 하는 인물을 부여했습니다. 좀비물은 그냥도 힘든데 말이죠. 왜 지창욱과 김신록이었나요?
그냥 평범한 인물이라고 하면 안 했을 거야.(웃음) 대본을 처음 썼을 때는 형제였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형과 동생이 아닌 누나와 동생이 좋을 것 같았죠. 배우가 안정적으로 중심을 잡아줘야 했어요. 잘못하면 되게 심심해지는 역할이라고 해야 될까? 제 입장에서는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배우한테 줘야 했어요. 


현장에서 봤을 때 생각대로였나요?
그럼요. 편집본에서 봤을 때 ‘역시’라는 생각을 했어요. 배우는 서로가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있거든요. 두 캐릭터가 영화에서도 되게 돋보이는 캐릭터가 된 것 같아요.


예술가 대 예술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감독과 배우가 아닌, 다른 협업도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실제로 ‘김신록 배우랑 뭐 한번 해볼까?’라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얼굴>이라는 작업을 가지고 ‘이걸 영화로 만들어야지’라는 생각을 하기 전에 ‘연극으로 만들어볼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다 연극에 대한 이해가 잘 없기도 해서 영화로 만들었죠. 그런 식의 작업도 좋을 것 같아요. 그런 구상을 하고 싶은 배우들이 있어요. 


김신록 씨는 어떤 예술가라고 생각하나요?
아카데믹한 예술가죠. 그래서 항상 안정감이 있고, 깊이가 있고. 어떤 예술가가 자기 예술에 대해 얘기할 때 사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잖아요. 근데 완전 100% 이해되는 거야. 그것에 대해서. ‘예술이라고 하는 어떤 무형의 무언가를 그렇게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군체>의 주연 배우 다섯이 한창 주목받는 요즘입니다. 그 외에 굉장히 좋은 배우들이 참여했고요.
많죠. 김형묵 배우, 이현균 배우. 현균 배우는 이다음 <실낙원>이라는 영화에도 나와요. 또 우리 황재열! 정말 연기 잘해요. 제가 ‘조금 있으면 이제 보기 힘들 거 같다’ 얘기를 할 정도로요. 저와 여섯 작품 한 김재록 배우도 계시고요. 다 너무 고마워요. 


<군체>로 제법 긴 홍보 활동 중인데, 이런 활동은 어떤가요? 
이 정도는 얼마든지죠. <군체> 끝나면 넷플릭스 시리즈 <가스인간>이라는 작품 홍보할 겁니다. 다음 영화도 또 있고, <실낙원>은 올해 나와야 되고. 저는 이제 홍보가 아니라 생활이라고 생각해요. 열심히 합니다. 재미로 사는 사람이 아니거든.(웃음) 


작품 결과는 초연하게 받아들이는 편인가요?
아니죠. 모두의 노력이 이렇게 모이는데, 거기에 걸맞은 성과가 나오는 게 제일 좋죠. 제가 <부산행>을 했을 때 아파트 사는 꼬마 애들이 좀비를 따라 하면서 ‘우어억!’ 이렇게 다니더라고요. 이번에 <군체> 하고 나서도 사람들이 ‘악!’ 이렇게 패러디하는 걸 보면 좋을 것 같아요. 그걸 보면 진짜 최고죠.


하하, 곧 칸 영화제 레드카펫 사진으로 만나겠군요. 짐은 다 챙겼나요?
집에 있는 양복 입고 갈 건데?(웃음) ‘구두화’는 하나 샀습니다. 구두 플러스 운동화. 평소 운동화밖에 신지 않으니까 가끔 구두를 신으면 너무 힘들어요.


https://www.allurekorea.com/2026/05/22/artist-vs-artist/?utm_source=naver&utm_medium=partnership

https://x.com/showboxmovie/status/2057703001033454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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