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의 존재감도 강렬하다. 전지현은 ‘암살’ 이후 약 10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에서 극 전체를 안정적으로 끌고 간다. 감정을 과하게 폭발시키지 않으면서도 끝까지 중심축 역할을 해낸다.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누군가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영화의 온도를 높인다.
지창욱의 열연도 돋보인다. 그는 점점 극한 상황으로 몰려가는 인간의 감정선을 몸으로 밀어붙인다. 건물을 질주하고, 부딪히고, 버티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물리적인 에너지가 상당하다. 시간이 지나며 감정의 균열이 드러나는 순간들에서는 배우 특유의 날것 같은 힘이 살아난다.
무엇보다 구교환은 서영철이라는 인물을 통해 영화 전체의 공기를 뒤흔든다. 능청스럽게 웃다가도 순식간에 서늘해지는 얼굴, 감염자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순간의 묘한 침착함이 기이한 긴장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