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흥미로운 지점은 감염자들의 생존 방식이다. 감염자들은 단순히 달려들고 공격하는 존재에 머물지 않는다. 인간의 행동을 학습하고 진화하며 서로 연결된 채 움직인다. 때로는 원초적인 형태로 퇴행하기도 한다. 혼자가 아니라 하나처럼 움직인다는 점은 ‘군체’만의 차별화된 지점이자 연상호 감독이 좀비 세계관을 또 다른 방향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감염자들의 움직임 역시 ‘군체’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완성한다. 빠르게 학습하고 진화하는 존재인 만큼 움직임과 공격 방식도 끊임없이 변화해 더 다양한 장면들을 만들어내며 영화의 재미를 배가한다. 인간과 가장 비슷하게 행동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낯선 움직임을 보여준다는 점도 장르적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요소로 작동한다.
극한 상황 속 인간 군상의 민낯까지 함께 들춰내며 연상호 감독 특유의 시선을 놓치지 않는 점도 좋다. 곳곳에 배치된 날카로운 대사와 블랙코미디적 장면들도 영화의 흐름을 단조롭지 않게 만든다.
전지현은 생존자들의 중심축이 되는 권세정으로 분해 극을 안정적으로 끌고 간다. 구교환은 속내를 쉽게 읽을 수 없는 서영철을 불안한 에너지로 그려내고, 지창욱 역시 극한 상황 속 변화를 겪는 최현석을 설득력 있게 완성한다. 신현빈·김신록·고수 역시 각자의 자리에서 제 몫을 해낸다. 러닝타임 122분, 오는 2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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