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황동만의 결핍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장면이 집으로 돌아와 폭식하는 신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언제까지 그 꿈 붙잡고 살 거냐"는 말을 들을 당시에도 황동만은 크게 분노하지 않는다. 그저 아무렇지 않은 척 묵묵히 버티지만 그의 감정 워치에는 '허기'라는 단어가 떠 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온 황동만은 냉장고 문을 열고 정신없이 음식을 꺼내 먹는다. 특별한 대사도 없는 장면이지만 구교환은 거칠게 음식을 먹는 행동만으로 황동만이 얼마나 공허한 사람인지, 또 얼마나 깊은 결핍에 시달리고 있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단순한 배고픔이라기보다 마음속 허기를 채우려는 몸부림에 가깝다.
특히 영화 제작 지원에서 떨어진 사실을 알게 된 뒤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은 구교환의 섬세한 표현력이 극대화되는 순간이다. 황동만은 헤드셋으로 음악을 들으며 몸을 흔들고 억지로 웃어 보인다. 얼핏 보면 퇴근길 음악에 취한 평범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표정은 전혀 그렇지 않다. 울고 싶지만 정말 울어버리면 완전히 무너질 것 같아 애써 웃어보려는 사람에 가깝다. 입꼬리는 올라가 있지만 눈빛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흔들린다. 구교환은 그 미세한 표정 변화를 통해 황동만이 어떻게든 버티고자 하는 마음을 처절하게 그려낸다.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향하는 장면 역시 깊은 여운을 남긴다. 특별한 대사도, 얼굴을 집요하게 따라가는 클로즈업도 없다. 그저 황동만은 터벅터벅 걸어간다. 그러다 "잘나서 나를 증명할 수 없을 땐 망가져 나를 증명한다"고 외치며 갑자기 몸부림치듯 달리기 시작한다. 결국 중심을 잃고 넘어져 바닥을 구르지만 그 모습마저 처절하다. 어떻게든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싶고 무가치함에서 벗어나고 싶은 한 인간의 발버둥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결혼식 장면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늘 무시만 당하던 황동만은 톱배우 장미란(한선화 분)이 사촌 동생 결혼식의 축가를 부르러 오며 처음으로 자신의 체면을 세운다. 하지만 구교환은 이를 단순한 통쾌함으로 그려내지 않는다. 울 것 같기도, 우는 것 같기도 한 미묘한 표정과 낯선 상황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눈빛, 굳어버린 자세까지. 기쁨과 슬픔, 어색함과 안도가 한꺼번에 스쳐 지나가는 황동만의 복잡한 감정을 표정만으로 완성해 낸다.
이정도면 다 좋다는거 아니냐고ㅋㅋㅋㅋㅋ
https://news.tf.co.kr/read/entertain/2323259.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