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스퀘어 모자무싸 '모자무싸' 구교환·박해준의 초라하지만 숭고한 단칸방 [드라마 쪼개보기]
196 5
2026.05.08 12:17
196 5
ZuzfWm

얇은 커튼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각자의 몫으로 남겨진 짙은 그늘을 씹어 삼키는 두 사람. 사회의 잣대로 보자면 이들의 삶은 참담한 밑바닥이다. 하지만 이 누추한 방 안에서는 무정한 세상 아래 기댈 곳 없는 인간이 기필코 다른 인간을 살려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가장 숭고한 형태의 사랑이 자리하고 있다.

형 진만의 시간은 멈춰 있다. 뜻하는 대로 유능하게 흘러가던 그의 인생은 역설적이게도 가장 순수하게 토해낸 시(詩) 한 편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부터 속절없이 꼬여버렸다. 글만으로는 가족의 밥을 먹일 수 없었고, 확신했던 교수 임용마저 좌절되며 그는 철저한 무능을 맛봤다. 그 대가로 자신도 모르게 입양 간 딸 영실에 대한 죄책감은 그의 숨통을 조이는 돌덩이가 됐다. 이제 전직 시인인 그는 세상과 단절된 용접공이 돼 썰렁한 식탁 위 소주 한 병에 의지해 스스로를 천천히 죽여가는 중이다.



동생 동만의 시간은 너무나 소란스럽다. 20년째 데뷔조차 하지 못한 영화감독 지망생인 그는, 잘난 영화 동아리 8인회 멤버들 사이에서 가장 초라한 존재다. 그래서 그는 쉴 새 없이 떠든다. 남들이 자신을 형편없이 여긴다는 자격지심을 가리기 위해, 가만히 있으면 당장이라도 투명 인간처럼 사라져 버릴 것 같은 공포를 이겨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혀를 놀린다.

그러나 쉼 없이 장광설을 늘어놓는 동만의 껍데기 속에는, 기계조차 판독하지 못한 '7%의 간절함'이 숨어 있다. 분노와 좌절로 둔갑해 있지만, 사실 그것은 "제발 나 좀 살려달라"는 처절한 구조 신호다. 극단적 시도를 밥 먹듯 하는 형을 곁에서 지켜내야만 했던 동만 역시 속으로는 누군가 자기를 붙잡아주길 미치도록 바라고 있었다.

자신도 가라앉고 있는 주제에, 동만은 형이 혼자 죽어가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형의 집에 굳이 얹혀사는 것도, 소주로 끼니를 때우는 형에게 꾸역꾸역 찌개를 끓여주고 김치볶음밥을 들이밀며 "밥이랑 같이 먹어"라고 잔소리하는 것도 모두 위태로운 형을 살리기 위함이다.


이 장면을 보며 이영광 시인의 '사랑의 발명'을 반추한다. "나라도 곁에 없으면 당장 일어나 산으로 떠날 것처럼 두 손에 심장을 꺼내 쥔 사람처럼 취해 말했지"라는 시구는 삶의 벼랑 끝에 선 진만과, 그 곁에서 날마다 가슴을 쓸어내리는 동만의 처지를 떠올리게 한다. 당장이라도 구덩이를 파고 누워 곡기를 끊을 것 같은 형을 보며 동만은 두려움에 매일 가슴을 졸였을 것이다. 소주만 찾는 형의 밥상에 따뜻한 찌개를 올리고 기필코 그 곁에 머무는 방식으로 생의 끈을 단단히 쥐여주면서 말이다. 


보잘것없는 단칸방에 갇힌 두 실패자의 삶이라고 누군가는 손가락질할지 모른다. 그러나 살아보다가 더는 못 살 것 같은 아득한 절벽 끝에서, 기어이 서로의 손을 움켜쥐고 '그래도 살자'며 끌어안는 이 형제의 애틋함이야말로 세상 그 어떤 구원의 서사보다 찬란하게 빛난다. 바닥에 납작 엎드린 이들의 형제애는,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높은 곳에 닿아 있다.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465/0000017158


목록 스크랩 (0)
댓글 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동국제약X더쿠💖] 야구 직관 필수템🔥 마데카 X KBO 콜라보 에디션 신제품 2종 <쿨링패치 롱+썸머향패치> 체험단 모집 (#직관생존템 #직꾸템) 160 05.06 34,236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144,888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372,421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118,581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663,464
공지 잡담 발가락으로 앓든 사소한 뭘로 앓든ㅋㅋ 앓으라고 있는 방인데 좀 놔둬 6 25.09.11 503,202
공지 잡담 카테 달고 눈치 보지말고 달려 그걸로 눈치주거나 마플 생겨도 화제성 챙겨주는구나 하고 달려 8 25.05.17 1,129,805
공지 잡담 카테 달고 나 오늘 뭐 먹었다 뭐했다 이런 글도 난 쓰는뎅... 12 25.05.17 1,199,119
공지 스퀘어 차기작 2개 이상인 배우들 정리 (5/8 ver.) 147 25.02.04 1,791,030
공지 알림/결과 ────── ⋆⋅ 2026 드라마 라인업 ⋅⋆ ────── 𝘂𝗽𝗱𝗮𝘁𝗲! 123 24.02.08 4,603,958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라마 시청 가능 플랫폼 현황 (1971~2014년 / 2023.03.25 update) 16 22.12.07 5,554,493
공지 알림/결과 ︎︎🪄◝✨ (੭ ᐕ)੭*⁾⁾ 뎡 배 카 테 진 입 문 (~˘▾˘)ノ =͟͟͞🎟 175 22.03.12 7,052,762
공지 알림/결과 블루레이&디비디 Q&A 총정리 (21.04.26.) 9 21.04.26 5,700,549
공지 알림/결과 OTT 플랫폼 한드 목록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티빙) -2022.05.09 238 20.10.01 5,794,722
공지 알림/결과 만능 남여주 나이별 정리 306 19.02.22 5,930,407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영배방(국내 드라마 / 영화/ 배우 및 연예계 토크방 : 드영배) 62 15.04.06 6,105,145
모든 공지 확인하기()
15663339 onair 오늘 드레스 다양하고 다 예쁜데?? 18:12 11
15663338 onair ㅁㅊ 하윤경 존예야 18:12 11
15663337 onair 신은수 드레스 넘 찰떡 18:11 18
15663336 onair 신은수 넘 좋아 18:11 13
15663335 onair 여배들 매번 저런 높은 굽 신고 어떻게 걷는건지 신기함 18:11 23
15663334 onair 오늘 다들 헤메코 괜찮은데? 18:11 27
15663333 onair 아니 오늘 다들 존예인데 18:11 21
15663332 onair 지금 나오는 여배 그 워터멜론 청아임??? 1 18:11 60
15663331 잡담 은밀한감사 호텔 발가락 꼼지락씬이랑 키스신 흰셔츠입은거 인아본체 의견이랰ㅋㅋ 2 18:11 15
15663330 잡담 백상 랜덤으로 나오지? 18:11 26
15663329 onair 밝은 드레스 입으니까 넘 이뿌다 18:10 25
15663328 잡담 군체팀 와글와글 보는데 전지현 구교환 연상호 이셋 개그클럽같음 18:10 23
15663327 onair 속도 진짜 개빠른 것 같아ㅋㅋㅋㅋㅋ 1 18:10 84
15663326 onair 신은수 존예 18:10 17
15663325 잡담 대군부인 세상이 다시 내게 등을 돌릴 때 난 너를 안고 너와 눈을 맞출 게 정해진 결말이라도 you 모든 걸 잃는다 해도 you I want nothing else 3 18:10 42
15663324 onair 여자mc분 지금 너무ㅋㅋㅋ 너무 미쓰홍 얘기하고 싶어하셔ㅋㅋㅋㅋ 2 18:10 153
15663323 잡담 대군부인 베리즈 본방사수 이벤트 1 18:10 44
15663322 onair 아 이게 여배들은 드레스라서 걸어올때 치맛자락이 애매해지는구나 ㅠㅠㅋㅋ 18:10 62
15663321 onair 노라아가씨 오늘 이쁘다 18:10 9
15663320 onair 아직까진 헤메코 다들 이쁘다 18:10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