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은아가 그 감정에 붙인 이름은 이상하리만큼 정확하다. 자폭은 바깥을 향하지 않는다. 안쪽으로 무너진다. 견딜 수 없이 조여오는 답답함과 설명되지 않는 무게를 한순간에 터뜨려버리고 싶은 마음. 삶을 끝내고 싶은 것이 아니다. 잠시라도 멈추고 싶은 것이다. 몸 안에 가득 찬 이 감각이 전부 흩어져 사라졌으면 하는 간절함. 그래서 그 말은 파괴의 언어이기 전에 구조 신호에 가깝다.
어린 시절 오래 방치된 사람에게 세상은 하나의 불안한 기후처럼 남는다.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인지 끝내 확신하지 못한 채 자란 사람. 내가 여기 있어도 되는지 매번 스스로에게 허락을 구해야 했던 사람. 그런 이들에게 불안은 사건이 아니다. 날씨에 가깝다. 너무 오래 곁에 머물러 이제는 존재 자체조차 의식하지 못하는 공기 같은 것. 그러다 어느 날, 그 눌린 무게가 한꺼번에 몸 위로 쏟아질 때 비로소 그런 말이 터져 나온다. "자폭하고 싶다." 그것은 분노가 아니라 오래 참아온 마음의 비명이다.
www.ilemonde.com/news/articleView.html?idxno=22345
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