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스코어 측면에서 올해 NEW보다 눈에 띄는 곳은 쇼박스다.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33% 감소한 627억 원에 그치고, 영업손실을 117억 원으로 적자 전환하며 자존심을 구긴 쇼박스는 연초부터 선보인 영화들이 흥행을 이어가며 반등에 성공한 모양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쇼박스가 배급해 지난 8일 개봉한 영화 ‘살목지’가 개봉 7일만인 전날 누적 관객 80만 명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앞서 지난해 12월 31일 쇼박스가 선보인 김도영 감독의 ‘만약의 우리’가 260만 관객을 동원해 손익분기점(110만 명)을 가뿐히 넘겼다. 조선 임금 단종의 마지막 4개월을 그린 장항준 감독의 ‘왕과 사는 남자’는 개봉 67일째인 지난 11일 누적 1642만 명을 기록해 국내 박스오피스 역대 2위에 올랐다. 약 4개월 만에 삼연타석 홈런을 때려낸 셈이다.
업계에선 과감한 기획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쇼박스에 따르면 ‘살목지’의 메인투자 및 제작 계약은 지난해 3월에 이뤄졌다. 지난해 쇼박스는 제작비가 63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 늘었지만, 주요 개봉작 ‘소주전쟁’ 관객 수가 손익분기점(180만)을 크게 하회한 28만명에 그치며 재무 경고등이 켜졌던 상태였다.
시장 상황과 재무적 리스크 등 자칫 위축될 수 있는 상황에서도 공격적인 베팅을 이어간 것이다. 역대급 흥행작인 ‘왕과 사는 남자’ 역시 불황이 이어지던 2024년 9월에 제작·투자 계약을 맺었다. 같은 시기에 계약해 내달 개봉을 앞 연상호 감독의 ‘군체’는 최근 ‘제79회 칸 국제 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되는 성과를 냈다.
영화계에선 쇼박스 같은 ‘극장 없는 배급사’의 선전이 투자를 촉진하고 영화 제작편수를 확대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콘텐츠 선구안과 배급 경쟁력으로 관객을 모았다는 점에서 투자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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