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음 하나 바꿨을 뿐인데 삶의 온도가 달라졌다. 짜증을 부르던 소리는 어느새 기분을 끌어올리는 신호가 되었다. 왜일까. 나는 보검복지부에 가입할 만큼의 열성 팬은 아니다. 지난해 방영한 드라마와 음악 방송, 그리고 지난주 금요일 종영한 예능 <보검 매직컬>을 보며 '참 예쁜 청년'이라는 생각을 했을 뿐이다. 그런데 왜 나는 그의 목소리만 들으면 미소가 지어질까. 이유는 단순했다.
무해함이었다. 박보검의 목소리에는 한마디 말에도 편안함이 느껴진다. 기분이 부드러워진다. 무엇보다 나를 건드리지 않는 안전한 존재라는 믿음이 있다. 생각해보니 나는 점점 나를 건드리지 않는 사람을 더 좋아하게 된 것 같다. 그래서 그의 목소리에 파블로프의 개처럼 미소가 지어지고, 눈이 반달이 되는 게 아닐까. 진짜 보검 매직이다.
저장한 이름을 바꾼다는 것은 마음을 정리하는 다른 방식이기도 했다. 나는 그렇게 이름을 바꾸며 관계의 온도를 조절해왔다. 나는 사람을 저장해온 게 아니라, 감정을 저장해왔다. 그러고 보니, 지금 우리 남편도 박보검 못지않게 무해한 사람인데 '남편'이라는 이름은 너무 무심하지 않나. 남편 이름도 바꾸고 싶어졌다. 알림 하나에 웃고, 하루의 온도가 달라진다. 나는 당근 알림음을 바꾸며 기분을 바꿨다. 박보검의 무해한 목소리 하나로, 하루의 온도가 달라지는 경험을 하고 있다. 사람의 이름을 다시 부르는 일은, 어쩌면 마음을 다시 들여다보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다만 아직, 박보검만큼 무해한 이름을 찾지 못했을 뿐.
엘베에서, 안방에서 박보검이 나를 '애타게' 찾을 때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47/0002511675?sid=103
이런 기사 잼있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