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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클라이맥스 [퍼스널리티] '클라이맥스' 하지원, 달게 삼킨 맹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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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01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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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로움과 지독한 욕망 동시에 품은 입체적 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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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뇌리에 각인된 배우 하지원의 얼굴은 언제나 '눈부신 주역'이었다. 신드롬을 일으켰던 '다모'부터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 '황진이' '시크릿 가든' '기황후', 영화 '가위' '폰' '해운대'에 이르기까지. 그는 약 30년 동안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활약한 '호러·액션·멜로 퀸'이자 우리가 기꺼이 응원하고 사랑해 마지않는 주인공이었다. 불과 4년 전 안방극장을 찾았던 '커튼콜'에서도 그는 사람의 온기를 믿는, 든든하고 따뜻한 방패 같은 존재였다.


그토록 오랫동안 대중의 신뢰와 호감을 한 몸에 받아온 배우가, 자신의 가장 큰 무기인 선한 아우라를 제 손으로 산산조각 냈다. 출세작 '진실게임' 이후 단 한 번도 악인의 얼굴을 한 적 없던 하지원이 ENA '클라이맥스'를 통해 꺼내 든 카드는 그야말로 맹독을 품은 비수다.


'클라이맥스'에서 하지원이 연기하는 추상아는 한때 정상에 섰으나 내리막길을 걷는 톱스타다. 사실 '내리막길을 걷는 여배우'라는 설정은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최정상의 자리를 지켜왔고 이제 40대 후반이라는 배우로서 쉽지 않은 변곡점을 통과하고 있는 본인에게도 결코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은 아니다. 자칫 저 자신을 마주하고 투영해야 하는 껄끄러운 배역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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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바로 이 지점에서 드라마는 한층 더 흥미로워진다. 극 초반, 대중이 하지원이라는 배우에게 품고 있는 익숙한 기대감과 이 서늘한 현실의 간극을 교묘하게 역이용하기 때문이다. 1회에서 추상아는 논란에 휩싸여 위축되고 위력에 짓눌려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유약한 인물로 그려진다. 그리고 회를 거듭할수록 이는 저릿하게 배반된다.



(중략.....)



추상아의 진짜 무서움은 그가 대중의 시선과 여론을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 본능적으로 아는 영악한 배우라는 데 있다. 궁지에 몰린 순간에도 그는 극단적 선택을 위장해 여론의 판도를 뒤집고, 초췌함을 꾸며낸 채 기자회견장에 올라 거짓 눈물을 쏟아낸다.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목숨조차 철저히 계산된 쇼로 이용하는 그의 모습은 섬뜩하기 그지없다.


특히 자신을 감시하던 남편 방태섭(주지훈)의 정보원 황정원(나나)과의 관계성은 추상아라는 인물이 지닌 악랄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정원이 자신을 향해 내비친 찰나의 연민과 걱정을 알아챈 추상아는, 이를 놓치지 않고 정원의 가장 나약한 틈을 파고든다. 옛 연인에 대한 그리움으로 포장한 입맞춤이나 "진짜 네 삶을 찾으라"는 애틋한 조언조차 타인을 옭아매기 위해 철저히 계산된 대본의 일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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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자신을 향한 숨통이 조여오자 자해쇼를 벌여 정원의 깊은 트라우마를 고의로 자극하고, 과거 박재상을 이용했듯 정원마저 자신의 위기 탈출을 위한 도구로 전락시킨다. 타인의 선의와 끔찍한 상처까지 완벽하게 통제하며 인생 전체를 무대 삼아 끔찍한 연기를 펼치는 추상아의 교묘함은 그 어떤 물리적 폭력보다 짙은 소름을 유발한다.


가련한 약자의 가면으로 철저히 자신의 본성을 감춘 채,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를 교묘하게 넘나들며 자신의 목숨마저 위기 탈출의 도구로 써버리는 이 징그러운 생존 본능은 하지원 특유의 단단한 에너지와 만나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연속적인 시련 앞에 걷잡을 수 없이 동요하고 혼란스러워하는 처절함, 억눌렸던 울분을 터뜨리며 폭발시키는 격정, 타인을 옭아맬 때 더없이 은밀하고 짙어지는 매혹, 상대를 기만하며 슬쩍 흘리는 비릿한 미소, 찰나에 온도를 바꾸는 맹독 같은 눈빛까지. 하지원은 겉은 위태롭지만 속은 지독한 욕망으로 들끓는 이 인물에 '우아한 악'의 아우라를 덧입힌다.


여배우로서 40대 후반이라는 나이는 분명 쉽지 않은 변곡점이다. 누군가는 쌓아온 명성에 기대어 안전한 길을 택하겠지만, 하지원은 동성애부터 자칫 실제 배우인 자신에게 캐릭터의 비참한 치부와 참혹한 상황이 겹쳐 보일 수 있는 부담을 감수하며 여배우로서 꺼릴 법한 리스크를 기꺼이 끌어안았다. 그동안 대중이 사랑했던 티 없이 맑거나 꿋꿋한 캔디의 얼굴은 이제 흔적조차 없다. 대신 그 자리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 자리를 지키려는 처절하고도 매혹적인 야심가가 서 있다.


수십 년간 쌓아 올린 견고한 자신의 이미지를 스스로 부수며 이토록 불온하고 매력적인 악의 초상을 완성해 낸 하지원. '클라이맥스'는 제목 그대로 배우 하지원의 연기 인생이 새롭게 도달한 강렬하고도 아찔한 새로운 정점이 될지도 모르겠다.



https://naver.me/5UVZGvn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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