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기 하나는 끝장난다. 거를 타선이 없는 ‘연기 어벤져스’가 모였다. 7년이라는 시간을 건너온 영화 ‘끝장수사’는 그 시간의 공백을 배우들의 힘으로 채워낸다.
‘끝장수사’는 촌구석으로 좌천된 형사 재혁(배성우)이 인생 마지막 기회를 붙잡고 신입 형사 중호(정가람)와 함께 서울로 향해 살인사건의 진범을 쫓는 범죄 수사극이다. 설정은 익숙하지만 그 익숙함을 밀어붙이는 방식이 의외로 탄탄하다.
영화의 시작은 애니메이션이다. 한때 잘 나가던 광역수사대 에이스였던 재혁이 어떻게 좌천됐는지를 간결하게 정리한다. 군더더기 없이 배경을 설명하며 관객을 단숨에 끌어당긴다. 초반 진입 장벽이 거의 없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시간’이다. ‘끝장수사’는 ‘출장수사’에서 이름을 바꿔 7년 만에 세상에 나온 작품이다. 웬만하면 촌스럽거나 낡은 기운이 묻어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의외로 그 세월의 흔적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배우들의 현재 모습과 이질감이 거의 없고, 이야기 역시 지나치게 낡지 않았다. 오히려 묘하게 ‘레트로한 맛’이 장르적 재미로 작동한다.
이야기는 단순하다. 사회면 기사에서 한 번쯤 봤을 법한 사건이다. 박철환 감독은 국내외 실화 사건을 바탕으로 현실감을 끌어올렸다. 덕분에 복잡하게 꼬지 않고도 끝까지 끌고 가는 힘이 있다.
이 영화의 핵심은 단연 배우들이다.
배성우는 중심을 단단히 잡는다. 재혁이라는 인물을 과장 없이, 설득력 있게 끌고 간다. 왜 이 영화의 주인공인지 납득이 간다. 주연으로서의 책임감을 200% 수행한다.
정가람은 인플루언서 출신 신입 형사라는 캐릭터를 ‘요즘스럽게’ 풀어낸다. 어딘가 어설픈 듯한 연기 톤이 오히려 캐릭터의 생동감을 살린다. 신입 특유의 뚝딱거림이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이솜은 직진형 검사 미주로 등장해 극에 입체감을 더한다. 단순한 조력자가 아닌, 이야기의 균형을 잡아주는 축이다. 정가람과의 케미도 의외의 재미 포인트다.
조한철은 현실감을 끌어올리는 핵심이다. 실제 현직 형사처럼 보일 정도로 생활감 있는 연기를 펼친다. 특히 늘어질 수 있는 전개에 긴장을 부여하며 영화의 호흡을 조율한다.
윤경호는 또 한 번 변신한다. 살인사건의 핵심 용의자로 등장해 극 후반의 흐름을 쥐고 흔든다. 익숙한 얼굴이지만, 완전히 다른 결의 에너지를 보여준다. 탄탄한 내공이 영화의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게 만든다.
박철환 감독의 연출도 안정적이다. 복잡하게 꾸미기보다, 이야기를 직선으로 밀어붙인다. 군더더기 없는 전개와 배우들의 장점을 살리는 연출이 돋보인다. 장르영화로서의 기본기를 충실히 갖춘 작품이다.
물론 한계도 있다. 7년이라는 시간은 완전히 지워지지 않는다. 소재 자체의 익숙함, 어딘가 올드한 결은 분명 존재한다. 완전히 새롭다고 보긴 어렵다.
그럼에도 ‘끝장수사’는 분명한 강점을 가진 영화다. 배우들의 연기, 코믹과 스릴을 오가는 리듬,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전개까지. 가볍게 즐기기엔 충분한 선택이 될 작품이다. 박철환 감독 연출. 4월 2일 개봉. 러닝타임 9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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