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은 잔잔하지만, 깊고 어두운 그 속을 가늠하기 힘든 저수지. 특유의 공간성을 공포로 극대화 시킨 영화 ‘살목지’가 4월 극장가의 포문을 연다.
로드뷰 촬영이라는 설정을 촬영 기법에 녹여내고, 한정된 공간의 공포를 인물간의 갈등 관계와 몇가지 장치만으로 효과적으로 살려낸 경제적인 연출이 눈길을 끈다. 특히 눈앞의 기현상에 대해 수동적이고 정형화된 연기 대신 캐릭터성을 살려낸 배우들의 생동감 있는 연기도 ‘살목지’의 몰입을 이끄는 한 축이다.
이미 ‘불도저에 탄 소녀’를 통해 자신의 스크린 장악력을 입증해 보인 김혜윤은 이번에도 믿보배의 저력을 발휘한다. 여기에 이종원, 김준한, 김영성, 오동민, 윤재찬, 장다아 캐스팅 구멍을 찾기 힘들다. 스크린 첫 데뷔인 이종원, 장다아는 기대 이상으로 제 몫을 해냈다.
물론 아쉬운 면도 있다. 러닝타임이 길지 않은 편이다 보니 주인공이나 주요인물들의 서사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여기에 주요 배경인 살목지의 괴담마저도 인물들간 대화 사이에서 발화돼 설득력이 떨어진다. 대신 시점을 활용해 공포를 조성하고, 현실과 죽은자 사이의 모호한 경계를 저수지라는 공간으로 충분히 표현해냈다. 공포영화라면 빠질 수 없는 점프 스케어도 효과적으로 사용됐다.
특히 SCREEN X나 4DX 등 특수관에서 관람한다면 ‘살목지’의 장르적 체험이 배가될 수밖에 없다. 살목지로 사방이 막히는 순간 관객도 그 공간 안에서 이야기에 흡입될 수밖에 없다. 물귀신처럼 관객의 발을 낚아채 공포로 깊이 밀어넣는 재밌는 공포 영화 한편이 탄생했다.
한편 영화 ‘살목지’는 오는 4월 8일 개봉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9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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