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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씨네21] 모션그래픽 스튜디오 언디자인드 뮤지엄 조경훈 대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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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19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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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봇대 위에 늘어선 전깃줄이 거미줄처럼 보였다. 배우와 대사보다 찰나의 발견으로 프레임을 채우는 게 좋았다. 조경훈 언디자인드 뮤지엄 대표의 바람은 그런 것이었다. “래퍼가 가사로 메시지를 전하듯, 영상으로 내 생각을 말하고 싶었다.” 경기대학교에서 연출을 전공하는 동안에도 시나리오를 짓는 것보다 함축적인 이미지를 비트에 맞춰 편집하는 것을 즐긴 그의 취향을 한 교수가 알아봤다. ‘모션그래픽’이라는 분야를, ‘타이틀시퀀스’라는 영역을 접한 건 그때부터다. 영화 타이틀 디자인 개념을 확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솔 배스의 인터뷰를 찾아보며 꿈의 밑그림을 그렸다.


모션그래픽을 배울 수 있다는 소문에 서울예술대학교에 진학했지만, 주로 독학으로 기술을 체득했다는 조경훈 대표는 졸업 후 VFX 스튜디오에서 경험을 쌓았다. 영화에 쓰이는 다양한 그래픽 작업을 도맡으며 타이틀시퀀스 만들 날만을 기다렸다. 한국영화에 타이틀시퀀스가 흔치 않던 시절이었다. 작품에 애정을 갖고 아이디어를 건네도 번번이 차가운 반응이 돌아왔다. <국가대표>로 고대하던 첫 타이틀을 완성했어도 포트폴리오를 채우기 쉽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조경훈 대표의 마음을 읽어준 사람이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의 이전형 대표다.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에 입사한 지 얼마 안된 어느 날, 서로의 꿈을 터놓으며 밤을 지샌 적이 있다. 대표님에게 대학 시절 과제를 보여드리며 내가 무얼 하고 싶은지 말씀드렸다. 그다음부터 대표님이 감독들과의 미팅이 있을 때마다 내가 타이틀 제작을 제안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이전형 대표님은 내 꿈을 이뤄준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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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 도약하고자 언디자인드 뮤지엄을 차렸을 때는 두렵기도 했다. “부모님도 회사를 계속 다니라고 하셨다.” 그래도 연락처를 아는 감독들에게 소식을 알리자 격려를 받을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감기> <아수라> 타이틀시퀀스를 계기로 인연을 맺은 김성수 감독이 가장 큰 응원을 보내줬다고. “협업할 때마다 칭찬을 많이 해준” 그와의 추억에 더불어 <옥자> GV를 보러간 조경훈 대표를 “오프닝 타이틀시퀀스 만든 분”이라 소개하며 관객들에게 인사시켜준 봉준호 감독도 감사히 기억하고 있다. <베를린> 타이틀시퀀스를 하나하나 캡처해 분석한 블로그 게시물에도 힘을 얻었다. “모두가 내 의도를 이해할 필요는 없다.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아보니까. 이 또한 이전형 대표님에게 배운 것이다.”


이제 그는 언디자인드 뮤지엄 동료들에게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똑똑한 클라이언트, 좋은 작품, 그리고 흥행. 세 박자가 잘 맞아들어갈 때 일하는 보람을 느낀다. 지금도 그런 떨림을 주는 영화나 드라마를 마주할 때면 아이디어가 샘솟는다. 가끔은 직원들이 지치지 않느냐고 물어보는데, 아직은 지친다는 게 뭔지 잘 모르겠다. (웃음) 여전히 작품으로부터 받은 영감을 재료 삼아 무언가를 만들고, 그게 통과되고, TV와 스크린에 걸리는 걸 보는 게 낙이다. 내가 내 일을 사랑하지 않으면, 남이 내 일을 사랑해주지 않는다. ‘건너뛰기’ 버튼에 흔들리지 않고, 계속 타이틀시퀀스를 사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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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션그래픽 아티스트, 이런 장면도 만듭니다!


언디자인드 뮤지엄이 전시하는 것은 타이틀시퀀스가 다가 아니다. 영화와 드라마에 필요한 모션그래픽 컷들을 하나하나 세공하는 것도 조경훈 대표가 오랫동안 해온 일이다. 그는 <스토커>의 편지 신, <설국열차>의 학교 신에서 펼쳐지는 몽타주시퀀스에 맞아떨어지는 이미지를 다듬었을 뿐 아니라 <더 문>의 우주 센터에 즐비한 모니터 속 화면들까지 메웠다. 작품에 현실감을 더하는 CCTV나 SNS 화면들도 모션그래픽 아티스트의 몫이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시리즈 <레이디 두아>에서 인물이 온라인상에서 보인 행적을 설명하는 컷들로 시청자의 몰입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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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시퀀스, 이렇게 만들어집니다!


STEP 1. 의뢰를 받는다
= 촬영 전이나 편집이 진행된 상태에서 요청받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포스트프로덕션에 돌입하는 시점에 타이틀시퀀스 제작을 의뢰받는다. 영화는 프로듀서나 제작실장, 드라마는 조감독이 타이틀시퀀스를 위한 소통을 주도하는 편이다. 조경훈 대표가 꿈꾸는 이상향은 프리프로덕션 때부터 논의를 시작해 본편과 자연스럽게 영향을 주고받는 타이틀시퀀스를 구상하는 것. <파이트 클럽> 오프닝에서 배우들의 얼굴과 총구가 어우러지는 트랜지션이 돋보였던 것처럼 말이다.


STEP 2. 작품을 해석한다
= 상황에 따라 대본, 시나리오, 편집본 등을 미리 보고 작품의 중심 코드를 파악한다. 인물, 소품, 배경 등 여러 방면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 조경훈 대표는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주제보다 심부에 흐르는 정서를 파악해 이미지화하는 걸 선호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은 외모 지상주의를 다룬다고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조경훈 대표는 ‘한 여자의 꿈’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했다. 타이틀시퀀스에 작은 아이의 움직임을 추가한 것도 그래서다.


STEP 3. 시안을 구성한다
= 3, 4개의 컨셉을 토대로 시안을 마련한다. 이를 제작사에 프레젠테이션한 뒤 피드백을 받는다. 하나의 시안이 낙점되기도 하고, 1안과 2안을 섞는 제안을 받기도 하고, 새로운 레퍼런스를 전달받기도 하는 등 이때쯤 구체적인 방향성이 정해진다.


STEP 4. 스토리보드를 그린다
= 확정된 시안에 따라 스토리보드를 만든다. 이를 영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최소 2명, 최대 5명 정도의 인원이 투입된다. VFX 스튜디오에는 컴프 합성팀, 3D팀, 리깅팀, 라이팅팀 등이 세분화돼 있지만, 언디자인드 뮤지엄의 경우 전체적인 룩을 잡는 건 한 사람이 담당하고 시각디자인, 회화 등을 전공한 디자이너들이 각자의 강점에 따라 효율적으로 업무를 배분한다.


STEP 5. 컨펌을 주고받으며 제작한다
= 포토숍, 일러스트, 애프터이펙트, 프리미어, 시네마포디, 마야 등의 툴을 사용해 영상을 제작한다. 수정의 수정을 거쳐 최종의 최종까지 작업한다. 언디자인드 뮤지엄은 지금도 기대작들의 타이틀시퀀스를 하나둘 준비 중이다.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 <천천히 강렬하게> <재혼 황후>, 영화 <와일드 씽>에서 언디자인드 뮤지엄만의 한끗을 확인하시길!



https://naver.me/xeF2gr0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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