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걔네랑 너는 사이즈가 다르다. 그들과 친구 관계가 아니고 너는 따까리일 뿐이다.'
평생 약자로 살아와 자연스레 체득한 서열을 상기시키는 길수의 발언 + 깡패들 사건에 연루된 것을 아버지가 알았다는 불안 + 대갚음해 주라고 폭력을 가르치는 어른... 이 상황에서 혼란스러워했지만 일단 현장을 피하고 휴지통을 차버리는 걸로 범석이가 나쁜 선택을 피했다고 생각했었어
그러나........

범석이의 행동을 제지한 수호

감정이 상해 있는 채로 말실수 한 범석
"(...) 생색내냐? 내가 니 알바비라도 줄까?"
이때 수호가 멱살 잡아서 벽에 밀치고 욕설 섞인 말을 하잖아 이때까지도 어찌어찌 잘 화해하면 되지 않을까 했었어
근데 문강고 일진들을 피해 도망가다가 이정찬 한태훈을 마주치고 걔네가 문강 애들 돈 뜯기 위해서 범석이를 이용하잖아 이정찬이 "범석이한테 시비 왜 걸었어." 한태훈이 "밟을거면 제대로 밟아야 돼, 범석아. 더 밟아." 라고 폭력을 부추기고 그에 힘입어 아까 못했던 일을 하게 되었을 때! 범석이가 돌아오기 힘들겠다 이제 영영 가버렸다고 처음으로 느끼게 됐음 수호에게 내심 바랐던 일을 이정찬 무리가 대신한 게 된 거잖아?


게다가 문강 애를 밟으면서 회상 씬 3개가 연달아 등장하는데 이 부분이 진짜 결정적이더라고... 나한테는 5화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이었음 전 학교에서 왕따를 당한 것, 언제부터였을지 모르는 가정폭력 그리고 방금 전 노래방에서의 다툼... 범석이한테는 단순한 다툼이 아니었다는 걸 명확하게 보여주니까 수호에게 화풀이 하는 범석이의 행동을 이해하기 편했던 것 같아
자기에게 나쁜 짓을 한 사람들에게 분노하는 건 당연한 일인데 왜 저 리스트에 수호가 껴있게 됐지 어쩌다 저렇게까지 분노를 투영하게 되었을까 범석이가 미워한 대상에 수호가 존재하게 되었고 그것의 의미는 자기를 억압하는 대상으로 수호를 함께 떠올리게 된 거라는 걸 연출이 보여준 장면이라서 충격적이었어(p)
그래서 어쩌면 수호에게 가장 큰 유감을 가지게 될 수도 있겠구나 나와 다르게 언제나 당당한 수호가 좋았고 어깨동무하고 친근하게 구는 행동도 좋았는데 오히려 이제는 그 감정이 더 큰 반작용으로 돌아가겠구나 강자에게 느껴 온 분노가 수호에게 번지겠구나 싶은 무서운 생각이 들기 시작한 장면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