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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 [정덕현의 네모난 세상] 박진영과 김민주, 이 청춘들은 어떻게 서로에게 빛이 될까('샤이닝')

무명의 더쿠 | 16:45 | 조회 수 337

‘샤이닝’, 불안과 방황 속에서도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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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미디어=정덕현의 네모난 세상] "지금 할 수 있는 걸 해 나가다 보면 뭔가 하고 있지 않을까?" 모든 게 불확실하고 뭘 해야 할지도 알 수 없어 불안해하는 은아(김민주)와 달리, 태서(박진영)는 그런 고민 자체를 할 겨를이 없다. 당장 돈을 벌어 동생 희서(성유빈)와 할아버지 할머니를 부양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마음이 급하다. 의대를 가려는 것도 대단한 꿈이나 뜻이 있어서가 아니다. 그런 목표로 해야 공부를 잘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교통사고로 태서의 부모님은 한 날 돌아가셨고 동생 희서도 다리를 다쳐 평생 절게 됐다. 태서의 마음이 급한 이유다.


그런 태서의 모습과 말이 은아에게는 자신의 불안함을 없애주는 힘이 된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단단해 보이는 태서라는 존재 자체가 위로다. 그래서 태서와 함께 있으면 불안도 방황도 멈춰진다. 은아가 그렇게 흔들리게 된 건 우울증이 심한 아빠의 보호자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아빠는 나아졌지만 은아는 여전히 불안하다. 그래서 자신의 흔들림을 굳건히 잡아주는 태서라는 존재가 그에게는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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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태서의 단단함은 그렇게 보이는 것뿐이다. 사실 어린 나이에 가족 부양까지 생각하게 된 아이는 그래서 늘 '긴장하며' 살아가고 있다. 허투루 시간을 쓰지 않고 여름방학 내내 텅빈 학교 도서관을 찾아와 공부를 하는 건 그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누구의 틈입도 허용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작은 마음의 틈으로 은아가 들어온다. 한없이 재잘대고 장난을 치기도 하는 은아는 그 치열할 수밖에 없는 삶에 잠시라도 긴장을 풀어주는 존재가 된다.


JTBC 금요드라마 <샤이닝>은 태서와 은아의 청춘 로맨스를 그리고 있지만, 대단히 드라마틱한 사건들을 펼쳐놓고 있지는 않다. 이를테면 태서의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시고 동생이 다리를 다친 사건도 드라마에서는 직접적으로 보여지지 않는다. 우울증에 자살시도까지 했다는 은아의 아버지의 이야기도 직접 사건으로 보여지지 않고 그저 그런 일이 있었다는 진술로 담담하게 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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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드라마가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건 태서와 은아 두 사람이 공유하는 시간과 세계다. 아무도 없는 학교 도서관에서 함께 공부하며 시간을 보내고, 버스와 자전거를 타고 다니던 등하굣길과, 함께 처음으로 한강을 멀리서 봤던 동작역, 함께 타고 다녔던 버스와 기차, 입시를 마치고 함께 갔던 바다와 한강, 그리고 두 사람만의 밀어를 나눴던 은아의 방,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태서와 강릉에서 대학 다니는 은아의 원거리 데이트와, '함께 하는 느낌'을 공유했던 플레이리스트, 사진들... 그런 두 사람만의 세계가 펼쳐진다.


이들 앞에 놓여 있는 삶의 현실은 결코 밝아 보이지는 않는다. 부모를 하루아침에 모두 잃은 청춘과, 우울증을 겪었던 아빠와 어딘가로 떠나 만날 수 없는 엄마 밑에서 자라 불안과 불확실이 가득한 청춘이 아닌가. 하지만 이 두 사람은 그 잿빛 현실 속에서도 반짝반짝 빛을 낸다. 그건 다름 아닌 두 사람이 함께하는 시간과 세계들 때문이다. 그들만이 공유하고 있는 시간과 세계 속에서 이들은 서로에게 빛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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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사건이 펼쳐지는 건 아니지만, 가녀리게 흔들리면서도 그렇기 때문에 서로에게 더더욱 간절한 두 청춘의 예쁘고 빛나는 사랑은 더더욱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태서의 말대로 그들은 서로에게 '퍼실리테이트(facilitate)' 같은 존재다. 무언가를 '가능하게 하는' 존재들. 그런데 이건 태서와 은아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누군가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닐까. 혼자서는 불안하고 막막한 삶이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가능성이 되어주고 빛이 되어줌으로써 반짝거리게 해주는 것. 그것이 우리 같은 가녀린 존재들이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아닐까.


<공항 가는 길>로 주목받았던 이숙연 작가는 역시 길과 공간에 담기는 감정들을 섬세하게 포착해낼 줄 아는 작가다. <샤이닝>에서도 태서와 은아가 만나는 공간과 함께 다니는 길들이 그저 물리적 공간만이 아닌 두 사람의 감정들이 오고 가는 특별한 공간으로 그려진다. 여름방학의 텅 빈 도서관은 그 무더움과 축축함 속에 두 사람의 풋풋한 마음들이 오고 가고, 함께 자전거를 타고 다니던 시골길은 청춘의 밝은 빛들이 예쁘게도 쏟아진다. 손끝이 닿는 것만으로도 설레게 만들었던 버스와 기차나, 특별할 것도 없는 동작역과 한강도 인물들의 감정이 얹어지면서 특별한 공간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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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만 공개됐지만 이 풋풋한 청춘들이 앞으로 어떤 만남과 엇갈림을 통해 서로에게 계속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어줄지 벌써 궁금해진다. 박진영의 안으로 꾹꾹 감정을 눌러놓는 연기와 김민주의 밖으로 통통 튀는 발랄한 연기의 합도 좋고, 이들을 둘러싼 인물들로 성유빈, 강신일, 변중희, 박정자, 김태훈, 김지현 같은 배우들이 보여주는 빈틈 없는 연기도 작품을 계속 보고 싶게 만든다. 잔잔한 이야기지만, 서서히 감정을 쌓아 올려, 보는 이들을 완전히 그 시간과 세계 속에 몰입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gmail.com


https://v.daum.net/v/20260312151055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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