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홍 [리뷰] tvN <언더커버 미쓰홍>여의도 증권가 비리 잡은 '미쓰홍'의 숨은 주역들

1997년 IMF 사태 전후의 여의도 증권가를 배경으로 한 16부작 코믹 오피스 드라마 <언더커버 미쓰홍>이 우상향 인기 곡선을 그리며 막을 내렸다. 지난 8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언더커버 미쓰홍>은 한민증권의 거액 비자금 조성 의혹을 파헤치려 신분을 위장한 증권감독원 조사관 홍금보(박신혜 분)의 활약상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첫 회 시청률 3.5%로 시작한 '언더커버 미쓰홍'은 2회부터 5%대에 진입했으며, 11회 10%대를 돌파한 후 최종회 12.4%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넷플릭스와 티빙 인기 순위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할 만큼 TV와 OTT를 아우르는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10부작 중심의 짧은 호흡 드라마 시리즈가 정착한 요즘 추세와는 다른 결을 택했지만, 탄탄한 기획과 각본·연출이 결합되면서 <언더커버 미쓰홍>은 말 그대로 '용두용미'로 마무리됐다.
특히 누구 하나 버릴 것 없는 캐릭터들의 향연은 <언더커버 미쓰홍> 성공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극의 초중반까지만 해도 감초 역할 정도로 인식됐던 강노라(최지수 분), 방진목 과장(김도현 분), 차중일 부장(임철수 분)의 서사는 <언더커버 미쓰홍>에 굵직한 울림을 더했다.
강노라, 철부지 회장 딸인 줄 알았는데…

<언더커버 미쓰홍>이 방영되는 동안 주인공 홍금보와 함께 시청자들의 애정을 한 몸에 받은 캐릭터는 강노라였다. 비자금 의혹의 중심인물인 한민증권 강필범 회장(이덕화 분)의 딸 노라는 후계자 서열 1위로 거론되지만, 증권과 경영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전혀 없는 철부지 부잣집 막내딸이다.
이런 인물 설정과 극 초반 전개만 놓고 보면 강노라는 흔한 드라마 속 조연 가운데 한 명에 불과해 보인다. 하지만 비자금 조사에 돌입한 홍금보와 여성 기숙사 301호 식구들과의 생활, 갑작스러운 증권사 이사 등극, 여의도 해적단 합류 등 일련의 사건을 거치면서 강노라는 성장형 캐릭터의 모범 사례를 만들어냈다.
특히 15~16회에서 여사원복을 입고 기자회견장 단상에 올라 아버지의 뜻을 거스르며 여의도 해적단에 자신의 지분을 행사하는 장면은, 노라가 단순히 온실 속 화초가 아니라 스스로 꽃피우고 열매 맺는 든든한 나무로 성장했다는 걸 보여준 대목이었다. 이전까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배우 최지수의 가능성도 알렸다.
'예삐' 방진목 과장, 그의 용기 있는 선택

<언더커버 미쓰홍>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한민증권 주요 직원 중 한 사람으로 등장했던 방진목 과장이다. 방진목은 극 중 비자금 조성에 연루돼 있었지만, 비밀 장부를 작성해 일련의 사건을 세상 밖으로 알린 내부 제보자 '예삐'였다.
IMF 사태 이후 구조조정으로 대규모 해고가 단행됐을 때 스스로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회사를 떠난 방진목은, 이후 강 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힘없는 평범한 직장인이었지만 양심만큼은 버릴 수 없었기에 그는 큰 용기를 냈다.
특히 법정에서 "동료들의 용기와 노력을 실패로 남겨두고 싶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하는 방 과장의 한마디는 <언더커버 미쓰홍> 속 정의감에 불타오른 여의도 해적단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행동에 확실한 힘을 실어줬다.
"자리가 사람을 만들었다" 차중일 부장

어느 시청자는 "한 대 때리고 싶었다"고 말했을 만큼 차중일 부장은 한민증권 직원들 가운데 밉상이면서도 묘하게 눈길이 가는 매력을 지닌 캐릭터였다. 여직원들을 하대하는 불손한 태도, 회사 내 생존에만 신경 쓰는 전형적인 오피스 드라마 속 인물이었지만 배우 임철수와 결합되면서 확실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지금 시대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1990년대 직장에서는 흔히 볼 수 있었던 불합리한 풍경들이 차 부장을 통해 극대화됐다. '강약약강'으로 대표되는 그의 행동은 홍금보와의 '앙숙 케미'로 이어지며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극의 분위기를 유쾌하게 풀어냈다.
그리고 유일하게 비자금 문제에서 자유로웠던 그는 결국 증권사 대표 자리에 올랐고, 이전과는 전혀 다른 인물로 탈바꿈했다. 화면 속 "자리가 사람을 만들었다"는 문구의 등장은 차 부장, 아니 차 대표에게 꼭 어울리는 표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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