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훈 감독이 연출하고 김남길, 박보검, 이현욱 배우가 출연하는 <몽유도원도>의 첫 스틸이 공개되자 화제였다. 눈이 내리는 겨울, 갓을 쓰고 흰 도포를 입은 김남길, 박보검 두 배우의 모습이 담긴 스틸이었다.
누군가는 이 사진을 보고 <택시운전사>(2017) 이후 오랜만에 장훈 감독이 내놓는 신작이란 사실을 떠올릴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김남길 배우의 사극으로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충무로의 제작자들은 2025년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신설한 ‘중예산 한국영화 제작 지원 사업’에 발탁된 작품이란 점을 반드시 떠올린다.
<몽유도원도>는 2025년 2월 말 영진위에 지원서를 접수하고, 함께 접수된 119편의 작품과 함께 예비심사를 받아 20편으로 추리는 과정을 거친 뒤, 5월 중 피칭과 면접 과정을 거쳐 최종 선정됐기 때문이다.
<몽유도원도>는 영진위의 중예산 제작 지원작으로 최종 선발된 뒤에도 ‘산 넘어 산’을 헤쳐나갔을 것으로 짐작된다.
영진위의 중예산 한국영화 제작 지원 사업을 충실히 이행하려면, 발탁 이후 3개월 이내에 메인 투자배급사와 계약을 맺어 남은 투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야 한다(영진위는 2026년 같은 사업에서는 메인 투자배급사와의 계약 시한을 3개월에서 4개월로 늘렸다.-편집자). 그리고 약정일로부터 15개월 이내에 촬영을 마쳐야 한다는 점도 이 영화가 넘어야 할 ‘높은 산’이다.
<몽유도원도>가 무사히 메인 투자처로 대형 투자배급사 플러스엠과 손을 잡고 촬영까지 마쳤다는 소식이 들려오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영진위는 중예산 제작 지원에 선정된 영화가 극장에 걸려야 하는 시기까지 정해놓았다. 영진위와 최종 계약을 맺은 그 순간부터 2년 이내에 극장에서 개봉해야 한다.
영화를 만드는 과정이 영화보다 더 영화 같다는 말이 있다. 모든 영화가 순탄하게 만들어지지 않는다지만 영진위의 중예산 제작 지원 사업을 현실적으로 충실히 이행하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일례로 <몽유도원도>와 함께 중예산 제작 지원 다군(순제작비 60억원 이상 80억원 미만)에 선발된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은 영진위 지원 제도 신청을 자진 취하하고 넷플릭스로 선회했고, 변영주 감독의 <당신의 과녁>도 3개월이란 짧은 기간 내에 메인 투자사를 확정하지 못해 자진 철회했다.
씨네리 기산데
아무쪼록 한영 잘되길
https://naver.me/G8f0VIM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