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이기도 하고 상영 시간이 극악(오후 3시/밤 10시 15분 딱 2회차밖에 없음;)이라 10시 15분거 예매해서 보고 왔는데 영화 시작 시간인데 사람이 나빼고 아무도 없어서 좀 당황했다가 오히려 걍 더 편하게 보고 옴.
사실 장항준 감독 영화를 전에 한 번도 본 적 없어서 이 감독의 스타일이 어떤지 전혀 모르는 상태로 갔는데 생각보다 괜찮았음. 물론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과정에서 중간중간 약간 끊기는? 듯한 느낌을 몇 번 받아서 그 부분은 좀 아쉬웠지만 전체적인 디렉팅이나 배우들의 연기는 진짜 좋았던거 같음. 특히 그 말 많았던 호랑이 CG도 솔직히 말하면 난 그렇게까지 밤티나는것도 잘 못느껴서... 걍 호랑이구나.. 이러고 봄ㅋㅋㅋ 그리고 특히 놀랐던게 주연배우 박지훈 배우의 연기가 진짜 좋았음. 난 평소에 텔레비전도 전혀 안 보고 한국 드라마는 20년 가까이 아예 안 보고 살아서 솔직히 박지훈 배우의 연기에 대해선 크게 기대가 없었는데 엄홍도 역의 유해진 배우나 유지태 배우한테 전혀 안 밀릴 정도라 놀랐음... 단종을 실제로 보았다면 진짜 이런 느낌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이제까지 매체를 통해 보았던 유약하고 힘없는 어린 소년왕이라는 단편적인 이미지를 벗어나 강제로 왕위를 빼앗기고 연고 하나 없는 먼 곳으로 유배당한 어린 왕이 느꼈을 절망과 슬픔, 분노, 그럼에도 백성을 아끼고 사랑하는 군주로서의 단종을 잘 보여준 것 같아서 굉장히 인상적이었음.
소중한 사람들과 모든 걸 잃고 쫓겨나듯이 유배지로 내려온 단종이 마을 사람들과 함께 지내면서 점점 표정이 생기고 웃음이 돌아오고 눈에 총기가 반짝이는 걸 보면서 역사의 결말을 알면서도 이대로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 하고 바라게 될 정도로.. 뭔가 따뜻하면서도 슬프고 그런 복합적인 마음이 들더라.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 영화가 엄청 잘 만든 영화라고 하기엔 부족할지 몰라도 참 좋은 영화라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