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실적이지만 마냥 무겁지만은 않다. 적절한 선을 지키며 안방극장의 설렘을 유발하는 '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이다.
최근 첫 방송된 JTBC 새 토일드라마 '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극본 이이진·연출 이재훈)은 사랑을 결심한 여자가 소개팅에 나가 다른 매력을 가진 두 남자를 만나고 끌리고 또 흔들리면서 결국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아 나가는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 '김과장' '오늘의 탐정' '런 온' '신성한, 이혼' 등의 작품으로 사랑받아온 이재훈 감독이 동명의 인기 웹툰을 브라운관에 옮겨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덕분일까, 이재훈 감독의 능력이 빛을 발한 덕분일까. 요즘 드라마답지 않게 가볍고 경쾌하다. 분명 '미혼' '소개팅' 등 어느 작품보다 현실과 맞닿아있는 요소를 다루고 있음에도 유쾌하기만 하다.
이 감독은 전작인 '김과장' '신성한, 이혼' 등에서도 무거울 이야기를 무겁지만은 않게 다뤄 호평받은 바 있다. '김과장' 때는 기업 내 암투와 갑질을 사이다 서사로 풀어내며 안방극장에 통쾌감을 안겼고, '신성한, 이혼'에서는 자칫 예민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이혼이라는 소재를 담백하게 담아내며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그렇다고 메시지마저 가벼이 하진 않았다. 유쾌할 땐 유쾌하더라도, 주제를 강조해야할 땐 이쪽에 초점을 맞추며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통통 튀지만 가볍진 않게 민감한 소재를 제대로 요리해냈다. 분명 '미혼' '소개팅'과 같은 키워드는 자칫 선을 넘으면 대중에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요소. 과거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범죄도 심심치 않게 일어났었던 만큼, 부정적인 시선이 더해질 수도 있었다. 하나 이 감독은 이 같은 주제를 요즘 사람들이 흔히들 갖고 있는 일상적인 고민들로 치부하고 현실에서 빈번히 일어날 수 있는 일화들로 녹여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고, 이의영(한지민)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사건들에만 집중할 수 있게끔 했다.
여기에 힘을 보태는 건 한지민의 러블리한 매력. 로맨틱 코미디 장인답게 여전히 사랑스러운 표정과 말투로 드라마에 한층 산뜻함을 더한다. 오해로 짝사랑남에게 외면받았을 땐 주눅 든 모습으로 연민을 자아내거나 소개팅 상대가 마음에 안 들어 투정을 부릴 때면 귀여움으로 남심을 저격하며 이의영이라는 인물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상대역이 매력적이지 않다면 로맨스라는 장르 자체가 성사될 수 없었을 터. '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의 두 남자 주인공 중 제대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건 신지수 역의 이기택이다. 자극적이지만 위험한, 귀여우면서도 맹렬한 연하남 매력을 제대로 뿜어내며 여성 시청자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한다.
반면 송태섭 역 박성훈의 활약은 아직까진 아쉽다. 연기가 아닌 캐릭터로서의 아쉬움인데, 적극적인 연락을 지양하거나 상대방의 마음을 헷갈리게 하는 등 다소 답답한 면모로 비호감 점수를 적립한다. 극 초반 신지수와 같은 임팩트가 없다면 시청자들의 평가를 뒤엎긴 힘들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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