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매사에 농이고 장난이다? 혹 그렇게 믿고 싶은 건 아니고?
나같은 사내에게 관심이 간다는 게 자존심이 상할테지...
어디서 굴러왔는지 근본도 모를 닳고 닳은 사내.
내가 농이고 장난이어야 연준도령에 대한 마음을 오래오래 간직할 수 있겠지.
한 사내만을 지고지순 연모하는 낭자의 모습도 썩 마음에 들테고...
헌데 그거 아시오? 낭자는 절대 지고지순하지도 순종적이지도 않아.
임자있는 사내에게 여지를 두는 낭자에게 깨끗하고 하얀 순정이 가당키나 한가?
그러니 낭자에겐 역시 나처럼 닳고 닳은 사내가 어울려.
가세요. 가서 그냥 죽어버려요.
단 하루도 사내 없인 살 수가 없소?
묻지 않습니까? 단 하루도 사내 없인 못 살겠소?
해서 그새를 못 참고 또 혼인을 하려는 게요?
예... 바로 보셨습니다.
전 단 하루도 사내 없이는 살 수가 없습니다.
사내 없이는 몸도 마음도 외로워서 견딜 수가 없지요.
왜? 그것이 잘못되었소?
그리 사내가 좋으면 내 차례도 한 번쯤 왔었어야지.
그저 누구든 사내가 필요한거라면 내게도 한 번쯤 오지 그랬소.
다른 사내는 다 되어도 도련님은 안되지요.
진심이라곤 한 톨도 없는 위인과는 아무것도 나눌 수 없습니다.
잘 살았어야지 보란 듯이 떵떵거리면서 살았어야지.
아니 그것보다 왜 나를 찾지 않았소?
내가 심양에 있다는 걸 알면서 왜 내게 오지 않고 이런 고초를...
내가 왜 나리를 찾습니까? 난 나리께 도움을 청할 이유가 없어요.
우린 아무 사이도 아닙니다.
혹 저 오랑캐에게 돈을 내고 오늘 밤 나를 사셨소?
나리도 별 수 없으십니다. 허면 뭘 해드릴까요?
술을 따라 드릴까요? 노래하고 춤이라도 출까요?
아... 다른 걸 원하십니까?
내게 은혜를 베풀어도 난 갚을 수가 없어요.
그러니 아무것도 해주지 마세요. 부담스럽단 말입니다.
싫어. 이번엔 당신 뜻대로 해줄 수 없어. 내 뜻대로 내 마음대로 해야겠소.
거의 입에 칼 물고 대화 나누는 수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