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사남에 대한 개인적인 후기
나 엄씨라서 어릴 때부터 단종이랑 엄흥도 얘기 매일같이 들어왔었고
박지훈 연기 관련해서 다들 호평이고 핫게에도 자주 가서 기대를 했는데
배우들 열연이 정말 좋긴 했지만 영화 짜임새가 떨어지는 느낌을 많이 받음.
특히 초중반에 유해진이 자기 잇속이 우선인 욕심 많은 사람인 게 두드러지면서
아, 이런 사람이 후반부에 의로운 선택을 한다는 걸 부각하기 위해서 이런 인물로 설정했구나 생각했는데
그런 유해진의 단종에 대한 심정적인 변화? 둘의 관계성이나 그런 걸 보여주기보다
마을 사람들과 단종의 관계가 깊어진 걸 너무 단편적이고 물 흘러가듯이 보여줘서
후반부에 유해진이 그런 선택을 하는 게 좀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달까.
(그 타산적인 사람이 왜 이렇게까지? 싶음...)
(물론 마지막에 물튀기면서 노는 장면으로 상쇄되긴했지만...
오히려 서사 상으로는 아들이랑 단종 관계가 더 끈끈할 것 같고...)
이미 결말은 정해져있으니 그렇게 당연하게 흘러가버린 느낌?
그리고 전개가 이어지기보다 뭔가 뚝뚝 끊어지는 느낌을 많이 받음.
이미 한국 사람이면 다 알고 있는 역사 읊는 걸로 시작하지 말고
차라리 엄흥도라는 인물에게 완전히 초점을 맞춰서
(처음부터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랭이 엄흥도 시점에서 시작)
그의 시선에서 단종은 어떤 의미인 인물이었고
한명회가 얼마나 무시무시한 인물이었는지 보여주는 게 더 참신하진 않았을까 싶음.
유대를 쌓은 단종을 제 손으로 죽이는 부분이 더 안타깝게 느껴졌을 것 같고.
그리고 엄흥도가 부각되는 게 그 무시무시한 세조의 치하에도 단종의 시신을 수습하고
그 후에 종적을 감췄다는 부분인데
계유정난 부분을 좀 덜어내고 그 부분을 좀 더 부각하면 좋지 않았을까 싶음....
물론 유지태 한명회는 그 존재감이며 해석이 좋았고 (특히 관아에서 짝눈으로 쳐다보는 씬...)
박지훈이 왕이라고 빗대는 호랑이를 해치운 뒤에 눈빛이 바뀌는 서사라던가 그런 점은 무척 좋았음...
근데 클로즈업씬 왜 이렇게 많은지
좀 앵글이며 장면을 다양하게 활용한 연출이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싶음.......
아, 그리고 활줄로 목 조르는 씬은 어릴 때 맹꽁이 서당에서
"잇속을 따지는 머슴이 활줄을 단종의 목에 졸라 죽였다"라는 얘기를 봐서 알고 있었는데
저런 역사적 사실을 그들의 손에 죽고 싶지 않다, 라는 이유로
엄흥도가 자결을 도운 걸로 풀어낸 건 참신해서 좋았어.
★★★
한줄 평 : 배우들의 열연을 받쳐주지 못하는 연출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