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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신혜선은 미친 게 틀림없다, 누가 이 연기 끝판왕을 말릴 수 있겠나('레이디 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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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1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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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현 칼럼 뜸ㅋㅋㅋ 제목이 배우지만 내용은 리뷰 칼럼이니까 아직 안 본 사람들은 줄거리 스포 조심!!

https://v.daum.net/v/20260216152724494

 

[엔터미디어=정덕현의 네모난 세상] "진짜와 구별할 수 없는데 가짜라고 볼 수 있나요?" 넷플릭스 시리즈 <레이디 두아>에서 사라킴(신혜선)이 하는 이 말은 이 미스터리 스릴러가 담고 있는 놀라운 세계를 압축해준다. 흔히 명품과 짝퉁이라고 말하는 진짜와 가짜의 세계. 드라마는 그곳에 갑자기 나타난 사라킴이라는 인물의 정체를 추적한다. 어찌 보면 진짜 명품처럼 보이지만, 파고 들어가면 갈수록 가짜 짝퉁이라는 게 밝혀지고, 그럼에도 그 가짜가 너무나 진짜처럼 보이는 매혹적인 세계. 그것이 바로 <레이디 두아>의 세계다.

드라마는 명품거리 한복판 하수구에서 발견된 얼굴이 뭉개진 채 얼어죽은 시신에서 시작한다. 근처에서 발견된 명품백과 발목의 문신으로 시신은 명품 브랜드 '부두아'의 아시아 지사장 사라킴이라 추정되고, 형사 박무경(이준혁)은 사건을 수사하며 사라킴과 관련 있던 사람들을 하나하나 만나 증언을 듣는다.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성공을 거둔 명품 브랜드 지사장으로 알려졌지만, 그 증언들을 들으면 들을수록 사라킴의 정체는 모호해진다. 그는 진짜일까 가짜일까. 그는 왜 하수구에서 얼어죽은 시신으로 발견된 걸까. 그 시신은 사라킴이 맞는 걸까, 그게 아니라면 시신이 도대체 누구이며 누가 그런 참혹한 살인을 저지른 걸까....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사라킴이라는 인물은 마치 리플리처럼 모든 정체를 숨긴 채 거대한 사기극을 벌인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놀라운 건 그가 어떻게 세상을 속였는가 하는 점이다. 그는 녹스대표 정여진(박보경)을 속여 150억을 투자하게 만들었고, 백화점 명품백 매장에서 일하던 직원 우효은(정다빈)을 포섭했으며, 까다롭기 그지없는 삼월백화점 대표 최채우(배종옥)의 마음을 사 브랜드를 그 백화점에 입점시켰다. 그 과정에서 호스트 강지훤(김재원)을 매혹시켜 최채우의 내연남이 되게 했고, 대부업체 대표 홍성신(정진영)의 마음을 사로잡아 계약결혼을 하기도 했다.

어찌 보면 사라킴의 놀라운 가짜 차력쇼다. 그래서 이런 일들이 어떻게 가능한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드라마의 얼개로 보면 개연성이 없어 보이는 부분인데, 바로 이 지점이 어떻게 봉합될 수 있는가가 이 드라마의 메시지이자 묘미다. 가짜를 진짜로 바꾸는 마법에 가까운 사라킴의 사기 행각이 가능할 수 있었던 건, 그가 만난 인물들이 저마다 가진 욕망과 갈증들이 그 빈구석들을 채웠기 때문이다. 사라킴은 저들의 갈증을 정확히 조준한다. 그래서 저들은 어느 순간 사라킴이 가짜라는 걸 알면서도 그에게 동조한다. 그걸 깨는 순간 자신의 욕망도 깨지고 갈증도 커지기 때문이다.

이것은 사람들이 왜 명품에 빠지고, 그걸 가질 수 없어 짝퉁을 사서 명품인 척 하는가의 심리와 맞닿아 있다. 사라킴의 말처럼 부자는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다. 태어나는 것이지. 그래서 가난하게 태어난 자가 제아무리 노력해도 진짜 부자(부의 의미만이 아니라 태도나 취향 등등을 포함한)가 될 수는 없다. 그래서 부자인 척을 한다. 명품을, 아니 명품이 아닌 짝퉁이라도 사서 명품인 척하려는 심리가 거기 있다.

사라킴은 바로 그런 세계가 만들어낸 괴물이다. 명품 백화점에서 일하며 거기 진열된 명품 백을 보고 나도 저 백에 걸맞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꿈꾸지만, 그런 꿈을 꿀수록 사라킴의 현실은 더 밑바닥으로 내려간다. 고객이 훔쳐 간 명품백 가격 5천만 원을 변상해야 하고, 직원 특가로 산 명품백을 리셀해 돈을 벌기 위해 사채에 손을 댔다가 룸싸롱에서 일해야 하는 처지가 된다. 현실에 그런 꿈을 이뤄주는 판타지 따위는 없다. 그래서 결심한다. 현실을 바꿀 수 없다면 자신을 바꾸겠다고.

원가 20만 원 정도 되는 짝퉁이 명품백으로 둔갑해 5천만 원, 심지어 1억이 넘게 팔리는 과정은, 저 시궁창처럼 살았던 인물이 사라킴이라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로 나타나 화려한 사기 혹은 사업을 펼쳐나가는 과정과 맞물려 있다. 그 과정에서 진짜와 구별할 수 없는 가짜가 만들어진다. 그건 허상이지만 그 가짜를 진짜로 만든 건 사라킴 혼자 한 일이 아니다. 그 가짜가 진짜이기를 바라는 많은 이들의 욕망이 공조한다.

그래서 이 개연성 없어 보이는 사라킴의 사기행각은 사기도 사건도 아닌 사업이 된다. 돈을 투자하고 백화점에 입점시키고 심지어 몸을 파는 일까지 사라킴을 위해 했던 이들은 자신이 피해자임을 주장하지 않는다. 그것은 또한 그 가짜를 욕망하고 공조했던 자신 또한 부정하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마치 비싸게 주고 산 명품이 짝퉁이라는 걸 알게 된 후에도 그걸 애써 부정하는 것처럼. "피해자가 없는 사건을 사건이라 말할 수 있냐"는 사라킴의 질문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다.

한없이 무기력했던 인물에서 폭주기관차 같은 욕망을 드러내고 가짜 연기를 완벽한 진짜로 해내는 사라킴은 그래서 끊임없어 변화한다. 진짜 성공한 사업가처럼 보이다가도 밑바닥의 처절함이 드러나고 때론 사기꾼의 위악스러움을 보이기도 한다. 신혜선은 그래서 이 가짜를 진짜처럼 연기하는 인물의 천변만화하는 모습과 감정들을 설득시키는 미친 연기를 선보인다. 극중에 정여진이 사라킴에 대해 "아름다운 가짜였어요"라고 말한 그 대목이 신혜선의 연기를 대변한다. 사기로 점철된 인물이지만 연민과 공감을 불러일으키게 만드는 설득력 있는 연기가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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