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랑은 오해다"라는 경록(문상민 분)의 독백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배신으로 부모님의 사랑이 산산조각 나는 것을 목도한 경록은 표정을 잃은 채 별다른 목표나 지향점 없이 살아가는 청춘이다. 그는 백화점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록 음악을 좋아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요한(변요한 분)과 친구가 된다.


그러던 중 경록은 '공룡'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여직원 미정(고아성 분)과 마주치고 그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정직원인 미정은 취업 성적 1등으로 입사했지만, 그리 아름답다고 말할 수 없는 외모와 잔뜩 위축돼 있는 성격 때문에 지하로 밀려나 허드렛일을 전전하는 인물이다. "박복한 아이"라는 소개에도 불구하고, 경록은 미정에게 가는 관심을 접을 수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선물 배달을 해야 하는 미정을 도와주려 따라나섰던 경록은 연주장에서 문틈 사이로 들려오는 피아노 선율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감상하는 미정의 모습에 반한다.
요한은 행여 미정이 상처받을까 봐 미정을 향한 경록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 노력하지만, 그럴수록 경록의 마음은 확고해진다. 결국 요한은 혼자 끙끙 앓는 경록을 위해 미정을 '켄터키 호프'로 데리고 온다. 그 뒤로 경록과 미정은 친구가 되고, 조심스럽게 설레는 감정을 주고받는다. 백화점 사람들은 외톨이인 미정의 옆을 경록이 지키자, 의구심 가득한 눈길을 보낸다.


배우들의 새로운 얼굴을 볼 수 있어 좋은 영화다. 고아성은 미정이라는 인물이 지니고 있는 고아한 영혼의 예쁨을 잘 표현했다. 초반의 헝클어진 모습은 여배우로서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수 있으나, 갈수록 캐릭터의 매력이 잘 보이는 연기로 마음을 사로잡는다.
문상민은 '발견'이라 할만한 면모를 보여준다. 잘생긴 외모도 외모지만, 자신과 어울리는 배역을 120% 소화해 관객에게 가닿을 수 있는 순수한 청춘의 표상을 완성했다.
변요한 역시 그만이 할 수 있는 의뭉스럽고 외로운 내면을 가진 인물을 훌륭하게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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