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왕과 사는 남자’와 ‘휴민트’는 서로의 색깔이 완전히 달라 겹치지 않는다는 평. 아울러 두 작품 합산 1000만은 충분히 기대해볼 만하다는 긍정적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혜은 더스크린 편집장은 “류 감독이 액션 마스터로서 녹슬지 않은 실력 발휘와 동시에 어두운 사회적 이슈를 외면하지 않고 상업영화에 다뤘다”며 “굵직한 하드보일드 장르물을 기다렸던 관객들이 초반 200만∼300만 흥행을 빠르게 이끌고 손익분기점(400만 명)을 넘기는 것도 충분히 기대된다”고 밝혔다.
따뜻한 휴머니즘을 내세운 ‘왕과 사는 남자’도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흥행의 기미가 보인다는 반응이다. 윤성은 평론가는 “설 가족영화는 무엇보다 정서적인 측면에 몰입이 되어야 한다”며 “어쩌면 ‘왕과 사는 남자’가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장항준 감독의 최고 흥행작이 될 수 있을 것도 같다”고 기대를 더했다.
두 번째 대목은 7∼8월 여름 성수기다. 이 시기는 나홍진 감독의 첫 SF 영화 ‘호프’가 수문장처럼 지킨다. ‘호프’는 손익분기점 자체가 1000만을 상회한다. 투자배급사인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는 이 작품에 한국 영화 역대 최고 제작비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약 700억 원 정도로 추산되는데, 이는 기존의 최고 제작비로 꼽히는 ‘외계+인’(감독 최동훈) 1편과 2편을 합한 것과 같다.
이 때문에 ‘호프’는 한국 시장이 아닌 글로벌 시장을 기본 바탕에 두고 따져야 한다. 정지욱 평론가는 “여름 개봉을 앞두고 5월 칸국제영화제에서 전 세계에 영화를 알리는 것이 필수적으로 보인다”며 “손익분기점이 사실상 2000만 명이라 국내에서 1000만, 해외에서 1000만을 모으는 것을 목표로 완전한 글로벌 상업영화로 포지셔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 전지현이 11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오는 작품, 그리고 1000만 영화 ‘부산행’으로 좀비물의 새 역사를 쓴 연상호 감독이 또 한 번 한국형 좀비물의 진화를 예고한 ‘군체’도 상반기(쇼박스 배급·6월 유력)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제작비는 17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구교환, 지창욱, 김신록, 신현빈 등 초호화 캐스팅까지 더해져 손익분기점을 넘는 흥행을 기대해볼 만하다.
‘군체’까지 좋은 성적을 얻는다면, 올해 쇼박스는 연초 멜로 영화 ‘만약에 우리’, 설 연휴 ‘왕과 사는 남자’에 이어 여름 시장까지 3연타를 치는 셈이다. 조수빈 홍보팀장은 “업계를 불문한 자본 논리로, 수익을 많이 거둘수록 재투자의 여력이 생긴다. 영화는 취향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이라, 당장 어떤 작품에 투자를 하겠다 말할 수는 없지만 훨씬 더 선택지는 넓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쇼박스는 작년 스튜디오지니와 협약해서 중소규모 영화에 투자하기로 했기에, 영화 산업 자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CJ ENM은 1400만 관객을 동원한 메가히트작 ‘국제시장’의 속편 ‘국제시장2’(감독 윤제균)와 ‘타짜’ 시리즈 네 번째 작품 ‘타짜 : 벨제붑의 노래’(감독 최국희)를 올해 안에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안미현 홍보팀장은 “전작들에 기대어 무조건 성공이 보장된 지식재산(IP)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긴장감을 가지고 잘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사전 판매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다고도 했다. 안 팀장은 “작년 ‘어쩔수가없다’는 해외 사전 판매가 굉장히 잘되어 좋았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1000만 영화 ‘서울의 봄’ ‘내부자들’을 내놓은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는 올가을 또 다른 1000만 기대작 ‘암살자(들)’로 찾아온다. 제작에 이어 직접 배급하기로 결정지었다. 김원국 대표는 “대한민국 근현대사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인 8·15 저격 사건을 소재로 허진호 감독이 섬세하게 연출할 것”이라며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 캐스팅에 ‘남산의 부장들’ ‘서울의 봄’을 제작했던 하이브의 노하우까지 집약된 영화”라며 높은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꼭 1000만 영화가 아니더라도 한국 영화 시장의 회복은 가능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배우 이정은, 공효진, 박소담, 이연 주연으로 탄탄한 캐스팅을 자랑하는 모녀 복수극 ‘경주기행’(감독 김미조)을 내놓을 예정인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이신영 홍보팀장은 “극장 입장에서는 한두 편의 1000만 영화보다 300만∼600만 중급 영화가 여러 편 성공하는 것이 훨씬 좋다”며 “흥행작은 보통 두 달 정도 극장에서 안정적으로 관객을 모으게 되기 때문에 꾸준히 나타나면 전체적인 시장을 떠받들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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