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극 중 홍위가 활을 잡고 호랑이를 사냥하는 장면이 더 남다르게 느껴지셨겠어요.
이 장면은 활의 역사를 아는 입장에선 어마어마하게 큰 임팩트가 있는 장면이에요. 이 사람이 왕의 자질을 가졌다는 걸 아주 극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이거든요. 그것도 박지훈 배우가 굉장히 멋있는 자세로 완성해 냈죠. 임금의 활쏘기는 ‘잘 맞히는’ 폼이 아니라 ‘잘 쏘는’ 폼이어야 합니다. 잘 맞히려 하는 건 하수죠. 좋은 폼으로 잘 쐈는데 잘 맞았다면, 그건 결과일 뿐이에요. 임금은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합니다. 떠난 것은 어쩔 수 없으니 떠나기 전까지 잘 지켜내는 것, 하고자 하는 일의 절차를 잘 따랐는지가 중요하고, 그 이후는 운명일 뿐이죠. 그래서 그 전에, 좋은 폼을 가져야 합니다. 좋은 결과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건 옳지만, 맞히는 것에 급급하지 않고 지킬 줄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죠. 한명회는 이홍위가 호랑이를 잡고 변화하게 된 이후 신경이 날카로워집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거예요. 안 그래도 단종을 복귀시키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활을 멋지게 잘 쐈다면, 심지어 호랑이를 맞혔다면, 그건 임금의 자격을 너무 극명하게 드러내는 사건이기 때문에 단종을 복위 시키려는 사람들에게는 어마어마한 명분이 됩니다.
폐위된 왕이 산의 왕이라는 호랑이를 잡는다???? 이건 하늘이 내린 제왕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