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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미쓰홍 비자금 조사 위해 위장취업 지시, 괴롭힘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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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0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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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감독원 윤재범 국장과 홍금보 감독관은 한민증권의 비자금을 추적하던 중 가장 중요한 증거인 비자금 장부 입수에 실패한 후 비자금 조사 역시 흐지부지 되고 만다. 그러던 중 윤재범 국장은 한민증권의 고졸여사원 채용공고를 본 후 홍금보로 하여금 한민증권에 위장취업하여 비자금 장부를 확보할 것을 요구한다. 홍금보는 단칼에 거부하지만 윤재범 국장의 집요함과 조사 실패를 만회하려는 의지로 결국 35살의 홍금보는 20살 홍장미로 위장하여 취업에 성공한다. 드라마 '언더커버 미쓰홍'에서 한민증권에 대한 비자금 조사를 위한 위장취업 잠입수사 스토리인데, 노동법적 이슈를 짚어본다.

먼저, 윤 국장의 거듭된 위장취업 종용은 직장 내 괴롭힘이 될 수 있다. 직장 내 괴롭힘은 (1)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2)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3)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이다.

윤 국장이 홍금보와의 관계에서 직장에서의 우위에 있는 것은 분명하고, 민간기업에 위장취업을 하라고 하는 것과 이를 관철하기 위하여 집요하게 따라다니면서 조른 것은 업무상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그 방법 역시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또한 이미 상당한 커리어를 쌓은 35세의 여성에서 15살이나 어리게 보이게 고졸 사원으로 변신하고 새로운 환경에 놓이게 되는 것(입사시험과 면접도 봐야 한다)은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어쨌든 홍금보는 스타일을 확 바꾸고 동생 홍장미로 취업지원을 하고 합격 후 언더커버로 활동함으로써 윤 국장의 지시에 동의하고 따르게 되어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과거에 벌어진 일은 언제든지 문제가 될 수 있다.

한편, 윤 국장은 언더커버 프로젝트는 윤국장과 홍금보 둘 만 아는 극비 프로젝트라고 하는데, 만약 위장취업 지시가 조직 차원에서 이루어진 의사결정이었다면, 부당전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물론, 응시와 합격을 해야 하므로 위장취업이 조직의 지시만으로 이루어지기 어려운 것이지만 가정을 해본다). 인사발령은 기본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재량의 영역에 있지만, 그것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면 무효가 될 수 있는데, 이는 인사명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 등을 종합하여 판단된다(대법원 1997. 12. 12. 선고 97다36316 판결).

홍금보의 사례를 보면, 과거 비자금 조사 실패 사례를 고려할 때 비자금 장부를 입수하여 비리 혐의를 밝힐 목적은 정당해 보이고, 잠입수사보다 더 효율적인 방법을 상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다만 위장취업은 대상 기업을 기망하는 것이자, 조사방법으로서 적법한 수단이라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업무상 필요성은 아주 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앞서 본 것처럼 홍금보는 15살이나 어리게 보이도록 외모에 변화가 필요하고, 위장한 신분이 탄로날 위험성, 기숙사 등 전혀 새로운 환경에서 생활을 해야 하는 불편 등 생활상 불이익이 상당하다. 따라서 만약 홍금보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위장취업 지시가 내려졌다면 부당전보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부당전보와 직장 내 괴롭힘이 모두 성립할 수 있을까. 전보명령과 같은 회사 차원의 인사명령 또한 법상 요건에 해당하므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을 적지 않게 본다. 회사 차원의 결정이므로,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는 당연히 인정되고, 업무상 필요성이 없거나 생활상 불이익이 커 부당한 전보에 해당하니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었으며, 인사명령에 의하여 정신적 고통 또한 입었다는 것이다. 요건을 형식적으로 입하면 매우 쉽게 직장 내 괴롭힘으로 포섭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직장 내 괴롭힘은 직장 내 갑질 문화 등 직장 내 괴롭힘이 커다란 사회문제가 됨에 따라 입법화된 것으로 직장 내 구성원 개인들 사이에서의 신체적·정신적·언어적 폭력행위를 규율하기 위한 제도이다. 반면에 근로기준법 제23조는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 징계, 전보 등 인사조치를 금지하고 있고, 이는 사용자 차원의 권한행사 또는 근로계약에 영향을 주는 조치에 대한 규율이다.

따라서 사용자로서의 인사권 행사는 별도로 이를 규율하는 제도가 있으므로 사인간의 문제를 규율하는 직장 내 괴롭힘의 영역으로도 중첩적으로 다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규제의 중복으로 과잉이 될 수 있고, 이를 다루는 기관간(1차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은 노동청, 부당전보는 노동위원회) 권한과 책임에도 혼선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근로계약 관계에 있어 가장 고강도의 조치는 해고인데, 해고를 부당해고구제절차나 해고무효확인 소송 등 절차 외에 직장 내 괴롭힘의 영역에서 중복하여 다루는 것은 너무 어색할 것이다.

판례 또한 해고의 경우, 기본적으로 해고가 불법행위가 되기는 어렵지만, 해고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를 만들거나 내세워 징계라는 수단을 동원하여 해고한 경우나, 해고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소정의 해고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징계해고에 나아간 경우 등 징계권의 남용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있어서는 예외적으로 법행위를 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대법원 1993. 10. 12. 선고 92다43586 판결).

이를 고려하면 인사명령의 경우에도 단순히 요건을 형식적으로 대입하여 쉽게 직장 내 괴롭힘의 영역에서 다룰 것이 아니라, 설령 법적으로 부당전보라고 볼 만한 사정이 있더라도 제도의 취지를 고려하여 회사 또는 조직 차원의 조치인지 (보복감정 등으로 인한) 개인간의 조치로 포섭할 수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고, 개인간의 조치로 볼 수 있는 경우 업무상 적정 범위, 신체적·정신적 고통 등을 따져보되, 이 과정에서 해고가 불법행위가 될 수 있는 경우에 관한 위 대법원 판례를 고려하여 엄격한 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

홍금보의 위장취업에서도 조직 차원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졌다면, 달리 개인적인 이유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므로 사인간의 문제로 보기 어려워 부당전보에 해당할 수는 있어도 직장 내 괴롭힘의 영역에서 다루기는 어려울 것이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5/0005247209?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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