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그냥 단종 쫓겨남 불쌍 나중에 이렇게 죽었대 불쌍 이거에만 관심 있는데 그 유배지에서 한 나라의 왕이었던 소년군주가 백성들과 함께 먹고 마시며 지내는 얘기를 쓰고 단종이 만약에 성군이었으면 어땠을까 그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걸 만한 가치가 있는 좋은 사람이었으면 어땠을까 이렇게 상상을 해서 얘기를 풀어나갔다는 거 자체가 되게 신기한 발상이고 좋아보임
나는 단종이 그렇게까지 성군이었을까 아버지와 할아버지만큼이었을까 그건 모르겠음 근데 어쨌든 어릴 때부터 왕으로 키워진 아이고 철저하게 교육받았고 적어도 평범하고 무난한 군주였을 거 같다 할아버지랑 아버지가 만든 나라를 망친 군주는 아니었을 거 같다는 확신이 있는데 장항준은 여기에 단종이 유배 시절 백성들의 삶을 눈 앞에서 지켜보면서 많은 걸 깨달았을 거 같다는 설정을 하나 더 넣은 거잖아 근데 그게 너무 맞말 같음 그냥 책으로 배워서 아는 거랑 바로 옆에서 24시간 체험하는 건 다른데 단 몇 달이라도 그들과 동고동락하면서 살았다 왕이 됐으면...정말 만약이고 if지만 조선 역사에 다시 없을 성군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근데 그런 생각을 지금까지는 아무도 안한 거잖아 대부분 지금 시대 살던 내가 어느 날 갑자기 조선에 떨어져서 문종 후반과 계유정난 이후의 암울했던 역사를 바꾼다 이런 건 있었어도 정말로 그 시대에 거기에서 유배 당해서 어쩔 수 없이 돌봐주는 사람과 소통하고 살았던 그 진짜 단종의 삶을 들여다볼 생각은 아무도 안한 거잖아 근데 그걸 했고 시나리오를 썼고 그걸로 작품을 정말로 만들었다는 게 너무 대단함 소재가 아깝다는 말 잘 못 풀었다는 말 아쉽다는 말 다 이해가지만 애초에 장항준과 그 작가님 아니었음 나오지도 못했을 얘기 같아서 나는 이 얘기를 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