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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이한영 [씨네21] '판사 이한영' 이재진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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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2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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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심판과 정의 구현보다는 돈이 주는 안락함과 권력의 성취를 더 좇았다. 고물상을 운영하는 가난한 부모가 줄 수 없는 것을 대형 로펌 해날의 사위가 되어 채워나갔다. 언젠가부터 판사의 자리는 목표가 아니라 도구가 되었고, 꿈이 아니라 보상이 되었다. 고고하고 높은 판사석에 앉아 현실에 어긋나는 주문을 외면서도 그는 사람들의 억울함을 몰랐다. 그의 이름은 이한영(지성). 그리고 불의의 사고와 함께 10년 전으로 회귀한 그는 이제야 판사석 아래를 활보하며 과거에 물었어야 했던 질문을 하고, 진짜 말했어야 했던 주문을 왼다. 뒤늦은 후회와 함께 오염된 자신을 스스로 정화해가는 판사 이야기는 합리적인 사법 체계를 기대하는 대중의 욕망을 충족하기에 충분하다. 이한영의 정의는 궁극적으로 어디를 가리킬까. 그 방향을 정확하게 가늠하기 위해 이재진 감독을 만났다.



- <판사 이한영>이 처음 공개된 지난 1월 초에는 살인사건 용의자가 된 최애를 구하는 변호사물 <아이돌아이>와 공익 변호사의 이야기를 담은 <프로보노>의 편성이 겹쳤다.
= 법정물은 늘 꾸준하게 사랑받는 소재지만 아무래도 2025년 사회정치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으면서 사법 시스템이나 헌법재판소, 판사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이 높아진 게 사실이다. 특정 장르가 인기가 많아도 이렇게 한번에 몰리기는 쉽지 않다. 지난해에도 <서초동> <에스콰이어: 변호사를 꿈꾸는 변호사들> 등이 있었다. 실제로 <판사 이한영>을 제안받고 제작사를 처음 만난 날이 2024년 12월3일이었다. 대한민국 비상계엄이 선포된 날. 드라마 안의 시간선도 2035년에서 2025년으로 회귀하는 것이라 우연히 맞아떨어졌다.



- 법정물 중에서도 변호사와 검사를 다룬 건 많지만 판사를 소재 삼은 건 비교적 적은 편이다. 이해날 작가의 웹소설 <판사 이한영>으로부터 시작했는데.
= 영상 작품으로서 판사물이 적은 이유가 있다. 판사석에 앉는 순간 인물이 수동적으로 변한다. 변호사와 검사 이야기를 경청하고 거기서부터 생각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특히 법정 세트장에서 나올 수 있는 앵글도 한계가 있다. 다이내믹이 없다. 그래서 고민 끝에 이한영을 검사 같은 판사로 좀더 세공했다. 사무실 밖으로 나가서 직접 수사하고 문제의 진의를 파헤쳐야만 하는 당위를 주면서 주인공을 움직이게 했다. 이런 경우가 현실에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다. 어떤 판사들은 기록과 수사 자료만 보지 않고 직접 현장에 가서 점검하기도 한다고 한다. 그런 역동성을 더 드러내고자 했다.



- 회귀·빙의·환생을 그리는 웹소설은 보통 전개 속도가 빠른 편이다. 그러나 타락한 이한영과 시청자가 라포르(관계)를 형성할 충분한 시간이 필요했던 걸까. 본격적인 회귀에 다다를 때까지 2화 분량을 쓴다. 기존 문법과는 다른 선택이다.
= 웹소설과 웹툰에서는 1화 만에 바로 회귀한다. 나도 빨리 가고 싶긴 했다. 하지만 초반 이한영은 적폐 판사라는 느낌이 강하다. 판사로서 자존감이 높고 권위의식도 강하다. 그랬던 그가 스스로 반성하고 뉘우치고 회개하면서 과거의 삶으로 돌아간다. 궁극적으로 이것이야말로 법 아닐까? 죄를 저지른 죄인이 처벌을 받고 사회적으로 교화되어 새 삶을 살아가는 과정 자체가 법의 본질이다. 이한영의 삶과 법의 윤리가 맞닿은 결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그의 초기 변화를 공들여 보여줘야만 했다. 그가 죄인인 이유도 반성할 수밖에 없던 이유도 모두 명확히 보여줘야만 했다. 그래서 한영은 초반에 계속 선글라스를 끼고 있다. 자기도 스스로가 부끄러운 거다.



- 지방법원에서 서울로 떠난 5부에서부터 시청률이 반등했다. 4화에서 5.8%를 기록한 이후 5화에서 10%, 6화에서는 11%에 다다랐다.
= 이한영이 진짜 악의 본질과 싸우기 시작하는 데서부터 관심을 가져주신 것 같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이젠 해날 로펌과 강신진(박희순)과 본격적으로 붙으면서 큰 게임이 시작된다. 드라마는 크게 세 챕터로 나뉜다. 회귀 전의 삶, 회귀 이후 충남에서 활동하던 때, 그리고 마지막 빅게임. 우리 주인공은 게임 공략집을 미리 보고 온 사람이다. 다만 마지막 진짜 빌런을 공략하는 방법은 보지 못했다. 그래서 안정적이면서도 여전히 아슬아슬하다. 그 균형이 진짜 재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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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악마판사>로 판사 역할을 거쳤던 배우 지성에게 또다시 판사복을 입혔다. 유사한 필모그래피가 있는 그에게 이한영을 제안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 캐스팅이 막 완료됐을 때 지성 배우가 미국에 있었다. 뉴욕까지 날아가 사흘 동안 매일 만나며 계속해서 작품 이야기를 나눴다. 주인공이 10년 전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지성 배우의 동안이 무척 좋은 무기였고, 무엇보다 그는 이한영의 회귀 전과 후를 다르게 묘사할 수 있는 배우였다. 목소리 변화부터 묘하게 다른 제스처까지. 20대의 나와 30대의 나도 같은 듯 다르지 않나. 그는 이미 많은 인격을 한꺼번에 소화한 경험도 있다. (웃음)



- 초반에는 에피소드처럼 개별 사건을 해결해가다가 6화에 이르러 싱크홀 사건이 전면에 나온다. 에피소드를 단순 악과의 싸움이 아닌, 사회문제로 넓힌 이유는.
= 한영에게 사회적 과업을 주겠다는 거창한 의도는 아니었다. 원작에서는 본래 우면산 산사태 사건이었다. 다만 시기적으로 오래된 일이라 리뉴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최근 2~3년간 수면 위로 떠오른 싱크홀 사건을 다루었다. 실제 내가 사는 동네에서 벌어진 적도 있었다. 사회적 재난을 다루다 보면 자연스럽게 정경유착과 세력 문제가 노골적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사법 체계는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이 질문을 현실에서도 더 자주, 제대로 다뤄야만 하기에 그런 부분에 포커스를 두었다.



- 거대 악 강신진은 이한영에게 조금씩 빨려들어서는 어떤 면에선 두둔까지 한다. 세상에 이렇게 인간적인 빌런이. (웃음)
= 원작의 강신진보다 더 인간적인 서사를 더한 건 사실이다. 강신진과 이한영은 서로 대척점에 서 있지만 닮은 부분도 많다. 이 작품에서 강신진은 이한영에게 필연적으로 져야만 한다. 그렇다면 강신진이 이한영을 이길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한영은 알고, 강신진은 모르는 것은 무엇일까. 강신진은 2035년 회귀 전 이한영이 강화된 버전에 가깝다. 고단한 어린 시절을 보낸 이가 권력을 잡았을 때 독선적으로 흘러간 게 강신진이라면 결국에 환생하고 성찰하는 게 이한영인 것이다. 만약 자신을 되돌아보지 못했다면 이한영도 강신진과 다를 게 없었을 것이다. 두 사람은 닮았지만 이 작은 선택이 큰 차이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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